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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26. 2018

03. 정리하면 일상이 새로워진다.

<모두 제자리>



“봄날 아침
내 그림자도
활기가 넘친다”
- 고바야시 이사의 하이쿠(俳句 : 일본의 전통 시 형식)


정리를 하면 주변이 깨끗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습관을 들여 계속 실천하게 된다. 침대 정리가 귀찮게 느껴진다면 아마도 침대에 맞는 시트부터 찾은 후 찢어지지 않거나 얼룩이 묻지 않은 베갯잇도 찾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자. 깨끗하게 잘 접혀 있고 향기 좋은 침구가 제자리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행복할까!


정리란 단순히 일상에서 하는 청소가 아니다. 선택한 물건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정말로 중요한 것,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 그리고 필요 없는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일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접시를 선택할 때는 주로 어떤 요리를 하는지 생각해본다. 스낵 그릇? 스파게티 접시? 샐러드 그릇? 이런 식으로 자신을 조금씩 알아간다. 내가 가장 많이 입는 옷은 어떤 옷인가? 또한 생활 방식에서 몇 가지 고쳐야 할 점을 알 수도 있다.

지금까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제대로 생각하면 조금 신경 쓰이는 점이 있을 것이다. ‘찻잔과 찻주전자는 손님들에게 내놓을 때 내가 원하는 대로 제대로 갖춰져 있을까? 갑자기 손님이 찾아왔을 때라도 차와 함께 내놓을 디저트가 늘 준비되어 있나?’

정리는 실제로 자신만의 생활 방식을 실천할 수 있게 도와준다. 즉, 자신만의 생활 방식이 무엇인지 인식할 수 있게 돕는다. 그렇게 되면 보여주기 위한 ‘허세’(예를 들어 손님들이 왔을 때 창피를 당하지 않으려고 집 안을 정리하는 것)와 온전한 자기만족을 구분하게 된다.


 


집 안 정리는 생명을 보호하는 일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사고가 났을 때, 위급한 상황이 되었을 때 집 안이 어질러져 있다면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물건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으면 통제가 안 된다. 구급약 상자, 입원하거나 죽은 가족의 신분증, 정전되었을 때 사용할 초와 성냥….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물건 중 1/3, 2/3, 심지어 90%가 불필요한 것들이다. 꼭 필요한 물건은 정말로 얼마 안 된다. 그러니까 그냥 필요할 것 같아서, 아니면 단순히 버리기 아깝다는 이유로 필요하지도 않은데 그냥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10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고 앞으로 10년, 20년, 30년 후에도 사용할 것 같지 않은 물건을 계속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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