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중독>
결심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면 ‘나는 안 돼. 나는 해낼 수 없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야.’라는 무기력감에 빠지게 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결심중독자들은 심리적으로 자기 삶의 통제력을 잃게 되고, 그것은 우울증, 자포자기, 무기력증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만족감과 자존감이 낮다.
유전에 의한 것이든 환경에 의한 것이든 부모가 결심중독에 빠져 있을 경우에는 자식들도 그런 중독 행동을 답습하게 마련이다. 한동안 ‘성격이 운명이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러다 ‘습관이 운명이다.’라는 말이 뒤따랐다.
부모는 아이들의 모델이자 거울이다. 부모가 무언가를 결심하고 도전하는 모습에 아이들은 잔뜩 기대한다.
“이번 주부터는 아빠가 주말에는 꼭 같이 놀아줄게.”
“아빠가? 아빠는 바쁘잖아?”
“아냐, 그래도 일주일에 토요일하고 일요일에는 같이 축구도 하고 교회도 같이 가려고 해.”
“우와, 좋겠다. 아빠 짱!”
그렇게 몇 주를 보낸다. 그러면서 하는 말.
“미안해! 아빠가 주말에도 할 일이 생겨서 말야!”
“으앙! 그럴 줄 알았어. 아빠는 뻥쟁이야!”
“대신 아빠가 네가 좋아하는 신판 터닝메카드 세 개 사줄게.”
그렇게 둘째 아들 규연이는 얼렁뚱땅 넘어가지만, 큰 아들 규민이의 눈빛은 실망으로 가득하다.
“아빠는 박사도 아니고, 약속도 안 지키고, 그냥 거짓말쟁이일 뿐이야!”
아이들은 아빠의 행동을 이해하는 척하면서 아빠의 무기력증을 무의식중에 닮아간다. 본인은 운동도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운동을 하라 하고, 본인은 한 줄의 책도 읽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요구하고, 본인은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삶을 살지도 못하면서 아이들에게는 즐겁게 살라 한다. 아빠는 매일 술 마시고 다니면서 술은 몸에 안 좋다고 하고, 아빠는 담배를 피우면서 아이들에게는 금지하면 어떤 아이들이 그 뜻을 따르겠는가?
아이들은 부모를 미워하며 닮아가고, 사랑하며 닮아간다.
부모의 의지는 아이들에게 부지불식간에 전염된다. 결심도 전염된다. 여기서는 나쁜 의미로서의 전염이 아니라, 전달 또는 대물림된다는 의미다. 사람의 의지(意志)란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 또는 선택이나 행위의 결정에 대한 내적이고 개인적인 역량을 말한다. 부모의 의지가 강할수록, 결심이 강할수록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전달력은 더욱더 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