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책수다>
# 더굿북의 <삼삼한 책수다> 이번 주 연재는 <표현의 기술>입니다.
“내 생각과 감정을 나다운 시각과 색깔로 써야 한다. 내 목소리를 내야 한다. 낡고 상투적인 생각과 표현에서 멀어져야 한다.”
<삼삼한 책수다>의 오수진입니다. 이번 책수다의 주제는 ‘세상에 나를 표현하는 기술’인데요. 그중에서도 글쓰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글쓰기에 관한 많은 책이 있지만, 책수다가 선정한 책은 유시민, 정훈이의 <표현의 기술>입니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한 분은 글로, 다른 한 분은 만화로 생각을 표현했네요.
글은 생각의 표현이지요. 유시민에게 글쓰기는 무엇일까요? 그에게 글쓰기는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고 합니다. 글을 써서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는데요. 글을 써서 공감하는 사람을 만들고, 그들과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 글을 쓰는 이유라고 밝힙니다. 정치인이었던 그에게 이런 글쓰기는 당연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글은 생각을 표현하지만, 목적은 모두 다릅니다.
저자 유시민은 <동물농장>을 쓴 조지 오웰의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를 인용해 글 쓰는 이유를 네 가지로 나눴습니다. 첫째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에서, 둘째는 의미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학적 열정에서, 셋째는 역사에 무언가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마지막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글을 씁니다. 자신은 정치적 목적으로 글을 쓴다고 했습니다. 이제 정치인이 아니니 정치적 목적이라 하더라도 글로 사람들과 공감하고, 신념을 공유하며,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그에게는 정치일 것입니다.
정치적 글쓰기를 하는 경우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자주 마주해야겠지요. 물론 정치적 목적이 아닌 경우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유시민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둘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논거를 갖추고 다르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사람이지요. 다른 하나는 논거가 없거나, 부족하거나, 맞지 않는 논거로 반대하는 경우입니다. 전자는 존중해주고, 내 생각을 다시 정리하며 토론해야 합니다.
하지만 후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저는 무엇보다 악플과 같은 후자에 대응하는 방법이 궁금했는데, 유시민의 해법은 간단했습니다. “완벽하고 치열한 무플로 대응한다. 싸울 가치가 없고, 달랠 수 없으며, 눈길을 줄 이유조차 없다.” 악플로 상처받는 분들에 좋은 처방이 될 듯합니다. 그리고 글의 가치에 관한 논란으로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사례로 들었는데요. 쓰레기 같은 글이라고 생각하든, 가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하든, 글이나 말은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니 평가하는 자신도 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가물가물한 제 기억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오·탈자가 너무 많아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책에 ‘한 권으로 해결하는 좋은 글쓰기’와 같은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잘 표현하기 위해 어떤 자세와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는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본문 내내 때로는 자세하게, 때로는 직접 표현하지 않았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의 기술’을 설명합니다.
“내 안에 든 것을 내놓는 과정이 ‘표현’이니, 내게 없는 것을 쓸 수는 없다. 훌륭한 든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 잘 표현하려면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잘 표현한 책을 읽어라. 무엇보다 글은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독자의 관점에서 쓰고 읽어라. 그리고 기왕이면 독창적인 것을 써라.”
날마다 조금씩 덜 어리석어지기 위해 글을 쓴다는 사람, 유시민의 <표현의 기술>은 그 자체로 유시민다운 시각과 색깔을 가진 글쓰기를 보여줍니다. 유시민은 표현합니다. “노력하고, 분투하고, 즐기면서, 각자 자기답게 살아가기를, 그런 삶을 누릴 기회가 여러분 모두에게 찾아들기를 그리고 살아가면서 하는 생각과 느끼는 감정을 글로 자유롭게 표현하며 살아가기를.”
글쓰기에 관한 <삼삼한 책수다>, 오수진이었습니다.
오수진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중문학 복수전공)를 졸업한 후, 현재 KBS에서 기상 캐스터로 근무하고 있다. 더굿북의 북 큐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서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