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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r 20. 2018

01. 저마다 ‘행복방식’은 모두 다르다.

<오늘, 행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갑니다>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고 난 다음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마지막 말(Steve Jobs’ Last Word)’이라는 글이 SNS를 타고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과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적이 있다. 나중에 일부 언론에서 스티브 잡스는 그런 말을 남긴 적이 없고 내용 중 일부는 대만의 어느 수필집에 실린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잡스의 가족과 가까운 이들 몇몇을 제외한 일반 사람들 입장에서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할 길은 없다.
  
스티브 잡스가 남겼음직한 또는 실제로 남겼을지도 모를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마지막 말’의 일부를 발췌하면 이렇다.




사람들이 보기에 내 인생은 성공의 전형이다.
하지만 일터를 벗어나면 내 삶에 즐거움은 거의 없다.
부는 결국 내 삶에서 하나의 익숙해진 '사실'에 지나지 않는다.

-중략-

이제야 나는 깨달았다, 우리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부를 쌓았다면
그 다음 우리는 부와 관계없는 그 어떤 다른 것을 추구했어야 한다는 것을...

-중략-

내 인생을 바쳐 얻은 부를 이제 나는 가져갈 수 없다.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사랑으로 엮어진 기억들뿐이다.

-중략-

우리의 현재 삶이 어느 순간에 있든,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인생이란 연극의 막이 내려오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가족 간의 사랑을 소중히 하라.
배우자를 사랑하라.
친구들을 사랑하라.
너 스스로를 잘 대접하라.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라.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사람들의 후회는 죽음 직전에만 있지 않다. 삶의 길목 곳곳에서 자신의 삶을 후회한다. 전공 선택을 후회하기도 하고 직업 선택을 후회하기도 하고 배우자 선택을 후회하기도 한다. 성공을 향해서만 몰두하던 사람이 뒤늦게야 가족을 살피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고, 수십 년 동안 직장생활에서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묵묵히 해온 사람이 일찍이 독립해 자신만의 일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오로지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삶만 살아오던 사람이 갑작스레 찾아온 정신적 공허 속에서 삶의 균형을 잃어버린 것을 후회하고, 세상과의 타협을 거부하며 고집스럽게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며 살아온 사람이 가까운 이들에 대한 의도치 않았던 고통 전가에 자신의 삶의 방식을 후회하기도 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후회를 전혀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그러나 후회를 줄일 수만 있다면 그것은 줄여야 한다.
  
모든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다. 그러나 저마다의 행복방식, 즉 행복론은 모두 다르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좋아하는 음악,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듯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자신만의 행복론 역시 서로 다르다.


삶을 한참 살아본 후, ‘아!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방식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었구나. 이제부터 나는 이렇게 살아야겠다’ 하고 뒤늦게 내리게 된 자신의 삶의 방식에 대한 결정을, 지금보다 훨씬 젊을 때 내릴 수 있었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한정된 삶에서 후회는 줄이고 행복의 시간은 훨씬 길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깊이 생각해서 결정한 자신만의 행복방식이고 시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그것이 자신에게 최선이라고 생각된다면, 다른 사람들의 다른 행복방식 또는 그런 행복방식의 결과에 대해 부러워하거나 질적으로 다른 자신의 행복을 그것들과 단순 비교하는 불합리한 행동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6가지 행복론을 제시한다. 성공 행복론, 무소유 행복론, 도덕 행복론, 이성 행복론, 종교 행복론 그리고 감성 행복론이다. 이 6가지는 행복론을 단지 수평적으로 나눈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동서고금을 통해 주장되어온 여러 행복론을 주요 가치별로 6개의 범주로 구분해 묶은 것이다. 그리고 각각 행복론의 이름이 의미하는 것은 그 가치에 비중을 많이 둔다는 것이지 그 가치만 추구한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도 없다.
  
따라서 독자들은 6가지 행복론을 비교하면서 그중 하나를 자신의 행복론으로 선택할 수도 있고, 퓨전 음식처럼 서로 섞어 자신만의 하이브리드 행복론을 정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동서의 여러 현자들에 의해 주장되어온 행복론들을 수평적으로 살펴보면서 어떤 행복론이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과 함께 따져보고 자신의 행복론을 스스로 정하는 실천을 하는 것이다.
  
자기 주도적 행복론의 선택은 이를수록 좋다. 10대, 20대 때부터 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일찍부터 삶의 의미나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궁극의 가치를 생각하면서 자신의 삶에 진지해질 수 있고, 또 현자들의 다양한 행복론을 종합적으로 접해봄으로써 자신에게 보다 적절한 행복론을 선택해 일찍부터 시간과 노력을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행복론에 근거한 행복 로드맵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제때 제대로 흔들리지 않고 선택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공은 물론 직업, 배우자 선택까지.
  
물론 10대 정도는 아직 자기 가치관이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은 때다. 따라서 초·중·고생의 경우에는 부모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이 6가지 행복론의 의미를 종합적으로 알아보고 자신을 위한 행복 로드맵을 만들어보기를 권한다. 그런 과정에서 사고하는 습관도 갖게 되고 자기 가치관도 뚜렷해지고 일찍부터 시간과 노력을 허투루 쓰지 않는 습관도 기르게 된다. 당연히 자녀와 부모 사이의 갈등도 줄어들고 소통은 원활해진다. 수명이 길어졌다. 이제 특별한 병이 없으면 90세까지 사는 세상이다. 50대, 60대 역시 자기 주도적 행복 로드맵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삶과 경험을 6가지 행복론에 비추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행복론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행복 로드맵을 만들면 된다.
  
행복론 선택과 행복 로드맵이 완성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업들이 장기 계획을 매년 갱신하면서 보완(Rollover)해 나가듯이 신년 행사처럼 정기적으로 자신의 행복론과 행복 로드맵을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가야 한다. 자신의 가치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고 환경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때 역시 6가지 행복론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복론을 전체적으로 비교 검토하면서 자신의 행복론과 행복 로드맵을 수정하고 보완해나간다. 그렇게 하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수정·보완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때가 온다. 이쯤 되면 이제 그 사람은 자신의 행복관이나 삶의 가치관이 분명해져 매우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는 중일 것이다. 당연히 행복론 선택과 행복 로드맵 작성을 하지 않았던 때에 비해 삶의 행복도도 훨씬 높아져 있을 것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J. P. 사르트르(1905-1980)는 ‘인생은 B와 D 사이에 있는 C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곧 ‘출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 있는 ‘선택(Choice)’에 다름 아니라는 이야기다. 즉 사람의 삶 자체가 바로 ‘선택’의 연속이라는 이야기다. 행복 역시 ‘선택’이다. 선택을 하지 않는 것보다 계획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리고 그 선택이 이른 시기부터의 종합적인 비교 검토와 지속적인 보완으로 완성된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에 비해 행복 실현의 확률은 훨씬 더 높아진다.
  
지금까지의 행복론은 주로 ‘성공하라, 그러면 행복할 것이다’ 또는 ‘마음을 비우라, 그러면 행복할 것이다’ 정도였다. 그리고 주장하는 이의 태도도 독자들에게 자신의 행복관을 강요 내지 설득하려는 식이었다. 얼굴 생김새가 다르고 지문이 다르고 홍채(虹彩)가 다르듯, 사람들의 행복론 역시 천편일률적일 수 없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자기 선택적 행복론과 자기 주도적 행복 로드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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