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Mar 20. 2018

03.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교양인을 위한 고전 리더십>



변화의 시점에 직면했을 때 준비를 위해 맨 먼저 할 일은 자신을 아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상황, 실력, 장점, 자신이 가야 할 곳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 이때 명심할 점은 지레짐작으로 자신의 한계를 긋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오판해도 안 된다.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어줍은 자기계발서에 현혹되지 말자. 그러므로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자세히 파악한 후 갈 곳을 정하는 것은 변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자신의 역량을 냉정히 따져보지 않고 방향을 잡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준비를 위해 두 번째로 할 일은 본받을 만한 사람을 고르는 것이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트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 피겨 스케이팅 1인자였던 미셀 콴을 롤 모델로 삼고 그녀를 닮기 위해 노력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를 쓴 혼다 겐은 어릴 때부터 돈 버는 법과 성공한 사업가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대학시절 여러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꼭 만나보고 싶어서 그들에게 한번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썼다. 그리고 만날 기회가 되면 그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어릴 때 선생님은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어떤 책이 도움이 되었습니까?” 
•“누구를 만나셨습니까?” 
•“인생의 목표는 무엇이었습니까?” 
  
혼다 겐은 그들을 만나 얻은 정보 그대로 실천하며 그들처럼 살기 위해 노력했다. 준비를 위해 세 번째 할 일은 실력 쌓기다. 사실 이 세 번째가 가장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면밀히 검토해 목표를 정하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력을 쌓아야 한다. 실력을 쌓지 않으면서 운이 나쁘다, 나는 왜 되는 일이 없을까, 재능이 없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말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는 의지로 3가지 차원에서 실력을 쌓아야 한다. 지식, 기술, 태도다. 
  
지식은 머리로 하는 차원이다. 자신이 목표하는 분야에서 이론적 지식을 쌓아야 한다. 학교에서 연구한다면 지극히 당연하지만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라도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해당 분야에서는 항상 새로운 지식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지식은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으면서도 쌓을 수 있다. 
  
기술은 신체 차원이다. 예술이나 체육 분야의 최고가 되고 싶다면 역량을 키우기 위해 연습해야 한다. 외과의사라면 수술을 위한 손놀림 기술을 연습해야 한다. 치과의사도 마찬가지다. 요리사, 악기연주자, 가수, 자동차 정비공 등 기술을 향상시켜야 하는 분야는 수없이 많다. 축구선수 이영표나 야구선수 이승엽이 연습벌레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다. 유명 요리사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한두 번 들어보았을 것이다. 기술 향상을 위해서는 타고난 재능보다 ‘신중히 계획된 연습’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심층연습은 지루한 반복 과정이다. 농구선수가 자유투를 연습한다고 상상해보자. 이 농구선수의 목표는 던진 공이 링 안을 정확히 통과하는 것이다. 이 선수는 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공을 던질 것이다. 공을 던지면 얼마나 벗어났는지 알 수 있다. 링에서 벗어난 차이를 줄이는 것이 그의 목표가 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정확히 골인시킬 수 있다. 정확히 골인시켰을 때 그 동작과 감각을 인지해 그대로 반복한다면 선수의 근육이 그 동작을 외우게 되고 공을 던질 때마다 골인시킬 수 있는 단계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골인시키는 동작을 근육이 기억할 수 있는지 여부다. 근육은 기억하지 못한다. 뇌가 기억한다. 근육이나 우리 몸은 뇌의 명령대로 움직일 뿐이다. 이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뇌 과학’으로 잠시 관심을 돌려보자.
  
심층연습을 반복적으로 했을 때 기술을 어떻게 연마할 수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대니얼 코일(Daniel Coyle)은 뇌 속의 미엘린(Myelin)이라는 물질에 관심을 가졌다. 대니얼 코일은 여러 뇌 신경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검토하며 미엘린의 놀라운 능력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모든 동작·사고·감정은 신경섬유 회로인 뉴런사슬을 통해 정확한 타이밍에 맞추어 이동하는 미세한 전기신호다. 미엘린은 그 신경섬유를 감싸고 있는 절연물질로서 신호의 강도·속도·정확도를 높여준다. 즉, 미엘린은 절연용 검정 테이프처럼 신경섬유 주위를 감싼 고밀도 지방질로 전기자극이 새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특정 회로에 신호가 많이 발사될수록 미엘린은 해당 회로를 더 완벽히 최적화하며 결과적으로 우리의 동작과 사고의 강도·속도·정확도는 더 향상된다.
  
농구선수가 공을 링 안에 넣기 위해 던지는 동작은 뉴런사슬을 따라 신호가 전달되어 팔이 움직여야만 가능하다. 이때 신호가 정확히 전달되도록 뉴런사슬을 감싼 물질이 미엘린이다. 미엘린이 뉴런사슬을 더 두껍게 감쌀수록 더 정확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미엘린을 두껍게 만들어 신호를 더 정확히 전달하려면 반복연습밖에 없다. 즉, 농구선수가 골인시키는 동작을 반복해서 연습할수록 미엘린은 두꺼워지고 더 정확한 신호를 보내게 되어 오차 없이 골인시킬 수 있는 것이다.
  
자! 이제 분명해졌다. 당신이 하는 일에 몸으로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면 미엘린을 두껍게 만드는 연습을 해야 한다. 전문가와 보통사람의 다른 점은 더 높은 성과를 위해 신중히 계획된 연습을 얼마나 오랫동안 했는가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신중히 계획된 연습 단계는 다음과 같다. 실천해볼 만하다. 
  
<1단계>
성과를 높일 목적으로 설계한다. 
특별히 개선할 필요가 있는 특정 부분을 예리하게 찾아내 그 부분만 집중 훈련하는 것이다. 단지 과거에 해오던 일을 반복하면 전에 이미 도달한 수준을 유지할 뿐이다. 위대한 성과자들은 자신의 활동 전 과정에서 특정 부분만 떼어내 그 연습에만 집중한다. 그 부분의 실력이 향상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2단계>
무수히 반복해서 연습한다. 연습의 목적은 성장이다. 단순히 반복적인 연습은 효과적이지 않다. 신중히 계획된 연습은 성장영역에서 필요한 적절한 연습을 선택하고 반복하는 것이다. 최고의 성과자들은 한계 설정이 무의미할 정도로 같은 연습을 반복한다. 
  
<3단계>
끊임없이 결과의 피드백을 받는다. 어떤 기술이든 연습할 수는 있지만 그 효과를 확인하지 못하면 성과를 향상시킬 수 없다. 즉, 제대로 연습되었는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교사나 코치 멘토의 피드백이 필요한 이유다.
  
잘 못하는 부분을 찾아내 수없이 반복하는 ‘신중히 계획된 연습’은 재미없고 고통스럽다 보니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다. 제프 콜빈은 신중히 계획된 연습이 힘들고 지루하다는 사실은 확실히 희소식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그런 연습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중히 계획된 연습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당신은 그만큼 차별화된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태도는 정신력, 마음가짐이다. 정신력이 실력이 될지 의심할지 모르지만 강한 정신력은 신중히 계획된 연습을 위해 중요하다. 꾸준히 지식을 쌓는 데도 정신력이 중요하다. 정신력은 근육과 같다. 근육은 운동으로 강화할 수 있다. 꾸준히 운동한다면 전보다 더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수 있다. 힘들이지 않고 더 높은 산을 오를 수도 있다. 정신력도 근육처럼 고갈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근육처럼 힘을 키울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01. 저마다 ‘행복방식’은 모두 다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