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행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갑니다>
기업 경영기법 중 BSC(Balanced Score Card, 균형성과표)라는 것이 있다. BSC는 기업의 비전과 전략을 조직의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로 재구성해 조직 전체가 목표달성을 위한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전략경영시스템이다. 1992년 미국의 D. 노튼과 R. 캐플런에 의해 개발되었다. 균형성과표BSC에서의 ‘균형’은 기존의 단기적·재무적·후행적·내부적으로만 기업 성과를 측정 및 관리하던 것을, BSC의 등장으로 장기적·비재무적·선행적·외부적으로까지 확대해 ‘균형적으로’ 측정 및 관리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
BSC는 기업전략을 시간적으로 4단계로 구분해 관리한다. 시간 순서상 뒤로부터 나열하면 ① 재무, ② 고객, ③ 내부 프로세스, ④ 학습&성장 순이다. 기업은 궁극적으로 이익을 추구한다. 따라서 기업의 모든 활동의 최종 목적은 이익이나 매출 증가와 같은 ‘재무’적 목표다. ‘재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먼저 ‘고객’ 만족도를 올려야 한다. 그리고 ‘고객’ 만족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높은 품질과 낮은 가격의 상품 또는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바꾸어야 하고, 이런 ‘내부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서는 앞서 직원들에 대한 ‘학습&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뒤집어서 말하면 직원들에 대한 ‘학습&성장’이 이뤄지면 ‘내부 프로세스’ 개선이 가능해지고, ‘내부 프로세스’ 개선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곧 ‘고객’ 만족도 향상으로 연결되고,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면 자연적으로 매출과 이익이 증가해 기업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목적인 ‘재무’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BSC의 시간 차원의 4단계는 아리스토텔레스의 4요인 관점과 흡사하다. 즉 기업의 최종 목표인 ‘재무적 목표’는 ‘목적인’, ‘고객 만족’은 ‘형상인’ 그리고 ‘내부 프로세스 개선’과 ‘직원들의 학습&성장’ 둘은 ‘동력인’에 해당한다. 그리고 아직 아무런 시도도 이루어지지 않은 ‘현재의 조직 상황’은 재료로서 ‘질료인’에 해당한다.
모든 사람은 행복을 원한다. 그 행복은 각자 자신의 행복가치를 실현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진다. 그리고 행복가치는 주로 자신이 하는 일, 바로 직업(실버세대는 취미)을 통해 이루어진다. 뒤집어 말하면, 자신의 행복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직업(또는 취미)이 무엇인가를 알아내, 그 직업(또는 취미)에 충실하게 되면 그것은 곧 자신의 행복가치 실현으로 연결되고 그 상태가 바로 행복이다.
‘동력인-학습 실행’은 바로 ‘형상인-직업 선택’에서 선택한 직업(또는 취미)을 자신의 직업(또는 취미)으로 만들기 위한 자기 학습과 노력의 과정이다. 기업의 BSC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 개선’ 및 ‘직원들의 학습&성장’을 실행하는 것처럼 바로 자기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이다. ‘실내 장식용’으로 조각상을 만들기로 하고 조각상의 ‘설계도면’을 완성했다면, 그 다음은 이제 실제로 정으로 대리석을 쪼아 조각상을 만드는 실천 과정이다. 바로 동력이 들어가는 ‘동력인-학습 실행’ 과정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결과가 있기 위해서는 목적인·형상인·동력인·질료인 4가지 원인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현실에서 보통 그중 하나의 원인만을 생각한다. 즉 눈앞에 있는 조각상을 보면서 이 조각상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에 대해서만 주로 집중한다.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4요인 중 ‘동력인’에 해당된다. 일상에서 사람들이 4가지 요인을 모두 생각하지 않고, 흔히 습관적으로 ‘동력인’만을 유일한 ‘원인’으로 여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4가지 원인 중 ‘동력인’만이 ‘직접적으로’ 변화를 실행하는 원인, 즉 결과를 ‘직접적으로’ 초래하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목적인’은 의도로만 존재할 뿐이고, ‘형상인’은 도면으로만 존재할 뿐이고 그리고 ‘질료인’은 그냥 재료로 그렇게 놓여 있을 뿐이다. ‘목적인’, ‘형상인’ 또는 ‘질료인’이 아무리 대단하고 뛰어나다 할지라도 ‘동력인’이라는 과정이 생략되면 이 세 가지 원인들 모두 아무런 존재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된다. 그야말로 무용지물이다.
반대로, 앞 세 가지 원인들 중 일부가 다소 허술하더라도 ‘동력인’ 과정이 충실하면 어떤 형태로든 결과물은 나온다. 한 사람의 삶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목적인)와 ‘멋진 계획’(형상인) 그리고 ‘뛰어난 자질’(질료인)을 소유하고 있다 할지라도 ‘실천력’(동력인)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런 강점들은 쓸모가 없게 된다. 머리가 뛰어난 아이라 할지라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성적이 좋을 수 없고,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될 만한 멋진 스토리라 할지라도 구상만 하고 있을 뿐 원고지로 옮기지 않으면 그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아리스토텔레스가 모든 것들의 원인으로 4가지를 나열하고 있지만 그 원인들은 수평 관계라 할 수 없다. 즉 서로간에 비중 차이가 있다. 바로 4원인 중 ‘동력인’이 으뜸이다. 나머지 3원인은 모두 ‘동력인’의 협력자다. ‘동력인’은 ‘실행’인 반면에, 나머지 3원인은 ‘계획’이거나 ‘존재’일 뿐이기 때문이다. 행복은 무엇보다도 ‘실행’, 즉 ‘동력인-학습 실행’에 좌우된다는 이야기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느냐 그러지 못하느냐는 사실 이 ‘동력인’에서 가장 크게 결정된다. 인간은 누구나 가능하면 고통은 최소로 그리고 쾌락은 최대로 취하려는 이기주의/게으름의 본성을 지닌다. 그런데 이 본성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 바로 현실에서의 실천인 ‘동력인’이다. 목적인, 형상인은 ‘계획’이고 질료인은 ‘그냥 지금 놓여져 있는 상태’다. 계획을 세우는 데는 그다지 큰 고통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냥 지금 놓여 있는 상태’는 당연히 아무런 고통도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는 데는 대체로 망설임이 없다.
그러나 실천에 있어서는 누구나 주저한다. 바로 실천에는 고통과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행복을 느끼고 산다면 그들은 대체로 ‘동력인-학습 실행’을 기꺼이 해낸 이들이다. 그리고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면 그들은 대체로 ‘동력인-학습 실행’을 회피한 이들이다. 행복을 느끼고 사는 이들은 ‘질료인’, 즉 자신의 자질이 좀 부족하더라도 ‘동력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그것을 극복한다. 또한 그들은 ‘목적인’이나 ‘형상인’, 즉 자신의 행복가치나 직업관(또는 취미)이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동력인’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그것들을 보완해나간다. 이런 실천인 ‘동력인’에 방향성인 ‘목적인’과 구체적 목표인 ‘형상인’이 더해지면 두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가장 완벽에 가까운 행복 실현이 된다.
영어에 GIGO라는 말이 있다. 바로 ‘Garbage in, Garbage out’으로,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의미다. 결국 같은 의미이긴 하지만 긍정적인 말로 바꾸어볼 수 있다. 바로 ‘Gold in, Gold out’, ‘황금이 들어가면 황금이 나온다’는 말이다. ‘동력인-학습 실행’은 다름 아닌 자기 삶에 있어서의 투입요소(Input)를 바꾸는 것이다. 바로 쓰레기(Garbage)가 아닌 황금(Gold)으로 투입요소를 바꾸는 것이다. 내가 지금 빌 게이츠가 아니지만 빌 게이츠가 했던 도전을, 내가 지금 김수환 추기경은 아니지만 김수환 추기경이 했던 선한 행동을, 내가 지금 김연아 선수는 아니지만 김연아 선수가 했던 노력들을 새롭게 실천에 옮겨볼 수는 있다. 지금 당장 빌 게이츠, 김수환 추기경, 김연아 선수가 될 수는 없지만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그들의 과거 행동들을 흉내 낼 수는 있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난 뒤 또 한 명의 빌 게이츠, 또 한 명의 김수환 추기경 또는 또 한 명의 김연아 선수가 탄생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GIGO 법칙이다.
‘동력인-학습 실행’은 다름 아니다. GIGO 법칙에 따라 ‘투입요소’를 바꾸는 것이다. 즉 고통을 감수하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 태도 및 행동으로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형상인’인 직업(또는 취미)을 갖게 되고, 나아가 ‘목적인’인 행복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바로 자신의 삶을 행복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쓰레기를 계속해서 넣으면서 황금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허망한 일은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 그대로 살면서 자신의 삶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헛된 꿈은 없다. 행복 실현은 ‘동력인-학습 실행’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