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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03. 2018

08. 주식 말고 ‘펀드’, 종잣돈 말고 ‘적립식’

<가정경제 재구성>



5년 뒤, 10년 뒤 어떤 재무 목표가 있으신가요? ‘종잣돈’을 모아 불릴 생각하지 말고, 5년 이상 중·장기적인 목표를 정해 적은 금액이라도 매달 꾸준히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칫 예민할 수 있는 주제라서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주식을 해서 쓴맛을 본 사람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주식을 도박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주식을 비롯해 선물옵션, ELW(주식워런트증권)까지 동원하며 모 아니면 도 식으로 베팅하는 분들도 많죠. 생전 몰랐던 기업인데 호재 하나 믿고 덜컥 주식을 사는 것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을 도박과 같은 제로섬 게임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제로섬(Zero Sum)은 참가자의 이득(+)과 손실(–)의 총합이 제로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주식시장은 제로섬 게임이라 볼 수 없습니다. 속칭 판돈 나눠먹기의 도박과 다르게 주식시장은 참여자의 투자 활동(주식 매입)을 통해 기업에게 생산 활동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고, 이를 통한 기업의 이익이 주주에게는 배당으로, 국가에게는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함께 성장하게 됩니다.

험난한 IMF 시절을 겪어왔지만 결국 국민총소득(GNI)을 봐서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의 역사를 통해서도 주식은 경제 성장과 같이 우상향해왔습니다. 최근 3년간 미국의 성장률은 연평균 2% 초반이지만, 주가는 미국 다우지수를 기준으로 같은 기간 31%가 올랐고, S&P 500은 25% 상승했습니다. 다우지수는 미국 30개 대표 종목주가를 평균한 값이고, S&P지수는 500개 회사의 주가를 평균한 값입니다. 대부분 선진국은 경제성장률이 더딘 저성장이지만, 국경을 넘는 다국적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일부 기업의 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가별 경기 전망 역시 매년 다를 수는 있지만, 신흥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은 매년 꾸준히 3~8%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인도의 성장률은 연평균 6%가 넘습니다.

성장하는 기업과 나라에 투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립식펀드’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지만, 해외펀드는 수익금에 대해 15.4%의 세금을 부과합니다(한시적 비과세제도 2017년 말 종료). 다만, 연금저축이나 개인퇴직연금(IRP) 등 세액공제상품으로 해외펀드에 투자하면 낮은 펀드 수수료와 세율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두 상품은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은 없고,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 3.3~5.5% 정도의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유리합니다. 개인이 국내나 해외의 어떤 주식 종목을 사야 할지 결정하기도 어렵습니다. 탄탄한 재무 구조와 꾸준한 이익을 내는 회사, 그리고 이러한 국가를 선별하여 분산투자하는 적립식 펀드로 투자한다면 손실 확률은 크게 줄어듭니다.

적립식투자는 주가가 등락할 때마다 꾸준히 매수하여 평균 매입단가가 낮춰지게 되어 수익을 내는 구조입니다. 지난 5년간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에 투자했던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은 20~40% 정도입니다. 특히 주가의 등락이 컸던 중국의 경우 50%의 수익을 기록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있는 돈을 불리려는 종잣돈투자보다 매월 소득에서 꾸준히 분산투자하는 ‘적립식투자’가 안전합니다.

매월 버는 소득에서 저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단돈 5만 원이라도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청년에게는 좋은 짝을 만나면 사랑의 결실을 맺을 자금, 신혼가정에는 5년 뒤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잣돈, 자녀를 키우는 부부는 10년 뒤 자녀의 대학자금일 수 있습니다. 현재 소득이 많지 않은 외벌이 부부는 작게라도 희망을 키워갈 통장일 수도 있습니다. 자녀들이 부모님을 생각하며 키워갈 효도통장일 수도 있고, 은퇴하시는 중·노년 부부에게는 노후와 동행하는 펀드통장일 수도 있습니다.

가정 재무 설계를 하면서 각 가정에 몇 가지 원칙을 알려 드리고 있습니다. 삶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단/중/장기의 재무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이기면서 꾸준하게 복리투자하고, 목적을 분명히 해 기회비용을 잃지 않으며 자산을 지키자는 것입니다.

투자는 상품과 수익률만을 쫓는 ‘유행’이 아닙니다. 배의 항로를 정하고 무게 중심을 잡아 항해하듯 자산을 배분해야 충분히 재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탈법적인 투기가 아닌 이상 투자는 괜찮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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