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영향력, 인플루언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각각에 대한 분석 없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상대가 어떤 전술인지 생각도 않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 보고서, 2017년 9월)
디지털 콘텐츠의 주요 소비층은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로 나누어진다. 기존에는 인터넷 시대의 주축이었던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생, 대략 18~36세)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최근은 온리(Only) 모바일 시대가 되며 24시간 디지털 생활이 익숙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출생, 대략 13~21세)의 트래픽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보통 이 둘을 뭉뚱그려 디지털 세대라고 하지만 이 둘을 같은 카테고리로 생각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밀레니얼 세대는 미국의 스냅챗(Snapchat)을 쓰고, Z세대는 중국의 립싱크 동영상 앱인 뮤지컬리(Musical.ly)를 쓴다. 이러한 차이를 모르고는 과거 밀레니얼 세대에게 베이비부머 세대의 마케팅 방식을 했다가는 실패하기 쉽다. 디지털 시장을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세대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1. 셀럽과 인플루언서를 구분해야 한다.
두 세대 모두 텍스트보다 동영상 콘텐츠 소비에 친근하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가 어린 시절에 TV를 보고 자랐다면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을 통해 유튜브, 쥬니어네이버 앱을 보고 자랐다. 그래서 밀레니얼 세대는 방송 속 셀럽을 동경하고 그들의 패션, 언어, 모습 등에 영향을 받는다면, Z세대는 모바일 속 유튜브 혹은 인스타그램의 인플루언서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이들은 방송 셀럽보다 모바일 속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는 제품에 더 끌리어 구매한다.
경제 잡지 《포브스》는 이를 가르켜 “Z세대에게 유튜브 인플루언서는 그냥 스타가 아니다. 요리를 알려주고 운동을 가르치는 롤모델이다. Z세대는 이들에게 배우고 즐거움을 얻으며 탄탄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라고 하였다. 구글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10명 중 7명은 셀럽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더 좋아하며, 10명 중 6명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이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한 예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사업인 어린이 뮤지컬 시장 또한, 2016년에는 유튜브 기반의 캐릭터인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2017년에는 ‘핑크퐁’이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으며 2018년에도 ‘헤이지니’, ‘유라야 놀자’ 등의 유튜브 캐릭터 기반 뮤지컬이 어린이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2. 사회적 가치에 대한 소비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을 기준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Z세대는 앞선 세대보다 ‘자신의 소비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더욱 고민한다. 이들은 자신이 사용한 제품 사용기를 남기고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여,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한다.
이들은 스토리가 있고, 진정성(Authenticity)과 가치를 가진 브랜드를 선호한다. 그래서 백화점에서는 Z세대가 원하는 물건을 찾기 어렵다. 그 대신 인터넷에서는 이들을 타깃으로 한, 스토리를 가진 제품들이 말을 건다. 제품 구입으로 어떤 사회적 가치를 보탤 수 있을지, 어떤 소비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Z세대에게 어쩌면 백화점은 더 이상 쇼핑의 장소가 아닐 수 있다.
예를 들면 모델 사진에 포토샵 처리를 하지 않는 의류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이나 안경 한 개를 판매할 때마다 한 개를 개발 도상국에 지원하는 온라인 안경 판매 ‘와비파커’ 등이 Z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안경테 5개 주문이 들어오면 먼저 견본을 보내주고, 고객이 약 5일간 사용 후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보내면 다시 렌즈를 끼워 배송해준다. 중간 판매 단계를 없애고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가격도 기존가의 3분의 1 정도로 낮추었다. 판매된 수만큼의 안경을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 빈곤층을 대상으로 안경 제작 관련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경영 전문지 《패스트컴퍼니》에 따르면 Z세대는 과시용 브랜드보다,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기업의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구매를 통해 지지 의사를 표명한다. Z세대에게 사랑받는 기업들을 보면, 이들은 기존 방식의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는다. 소비자와 공감하고 소통하며 함께 고민한다. 기업이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Z세대는 열성 팬이 되고 브랜드 전도사(Evangelist)를 자처하게 된다.
3. Z세대일수록 브랜드보다 자신의 개성을 중시한다.
Z세대는 과거 세대에 비해 브랜드의 유명도를 따지지 않고, 자기 스타일이 아니면 구입하지 않는다. 브랜드를 따라가는 건 오히려 촌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1만 명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액센츄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68%는 옷을 살 때 브랜드의 명성을 따지지만, Z세대의 73%는 브랜드를 벗어나 본인에게 어울리는 옷을 선택한다고 한다. 그래서 Z세대는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등을 검색하며 남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을 찾는다.
더불어 이러한 성향은 브랜드 충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로 이용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밀레니얼 세대는 34%가 그렇다고 하였고, Z세대는 19%만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경향 때문에 Z세대는 보다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소비하고 쉽게 싫증을 느낀다. 밀레니얼 세대는 선호하는 2~3개 브랜드를 주로 이용하는 반면 Z세대는 제품마다 다른 브랜드를 이용하는 경향이 크다.
위 세 가지를 종합해보면, 마케터들은 미래 소비 주축이 되는 세대의 특징을 명확히 이해하고 마케팅을 해야 한다. 첫째, 브랜드는 디지털 인플루언서들과의 콜라보를 더 이상 서브로만 생각하지 않고, 적극 활용하여 Z세대와 교류해야 한다. 둘째, 제품의 사회적 가치와 메시지를 스토리텔링하여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경험과 가치를 동시에 제공해야 한다. 셋째, Z세대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여 인스타그램에 공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