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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06. 2018

01. 먹는 타이밍만 잘 맞춰도 살이 빠진다!

<지방 대사 켜는 스위치온 다이어트>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영광은 낮과 밤의 24시간 주기로 나타나는 일주기성 유전자들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한 미국의 세 교수에게 돌아갔다. 연구 내용은 ‘생체시계는 유전자와 이 유전자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면서 피드백을 조절하여 수면-각성 주기, 호르몬 주기, 신진대사 및 체온, 혈압 등의 주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체리듬이 깨지면 렙틴, 인슐린, 코르티솔, 성장호르몬, 멜라토닌 등의 호르몬 주기가 깨지면서 식욕과 신진대사에 영향을 끼치게 되고, 결국 비만과 당뇨병으로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이 연구에 학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생체시계 다이어트가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시간제한 다이어트(Time-Restricted Feeding, TRF)’라고 하는데, 음식의 종류에 관계없이 12시간 공복을 잘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하루에 음식 먹는 시간을 12시간이 아닌 8~10시간으로 제한하면 ‘살이 빠진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음식의 종류나 양을 제한하지 않고 섭취하는 시간만 10시간으로 제한했더니 섭취 에너지가 약 20% 감소하면서 체중과 체지방이 빠졌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다. 단, 여기서 중요한 건 무조건 12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밤 시간에 음식 섭취를 제한하고 낮 시간에 음식을 마음껏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야식으로 밤 11시에 마지막 식사를 했다면 다음 날 오전 11시에 첫번째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오후 6~8시에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음 날 오전 8시에 아침식사를 하라는 뜻이다.
  
음식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니 이 얼마나 매혹적인가! 하지만 마음껏 먹어도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결과만 있을 뿐, 체중이 드라마틱하게 빠지는 임상실험 결과는 아직 나와 있지 않다.


 
취침 시간과 저녁식사 시간을 앞당겨 지방 대사 스위치를 켠다.
  
“저는 저주받은 몸인가 봐요. 헬스클럽 가서 트레이너와 운동하고 박사님이 시키는 대로 음식 조절도 철저히 하는데, 왜 살이 안 빠질까요?”
  
내가 근무하는 대학병원 비만클리닉을 찾아온 최○○ 씨(49세, 여)는 보험설계사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많지만, 그래도 많이 걷고 움직이는 편이다. 체중감량을 결심하고 나서는 좋아하던 설탕커피와 밀가루 음식을 철저히 끊었고, 단백질 음식도 잘 챙겨 먹는 중이다. 그런데도 체지방은 쉽게 빠지지 않고 근육량만 줄고 있다. 첫 주에 쭉 빠졌던 부기도 다시 야금야금 늘어나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무겁고 항상 부어 있다고 했다.
  
나는 식사 시간을 물어봤다. 그러자 끼니를 꼬박꼬박 챙기긴 하지만 시간은 매일 불규칙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특히 저녁식사 시간이 늦었다. 고등학교 3학년인 딸이 늦게 들어오니 밤 11시에 식사를 할 수밖에 없단다. 일부러 밥을 안 먹고 반찬만 조금 먹지만 본인도 너무 늦게 먹는 게 조금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보통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드는데 잠이 바로 오지 않아 하루 5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고도 했다. 전날 저녁을 늦게 먹으니 아침식사는 단백질셰이크로 하는데 12시간 공복을 지키기 위해 오전 11시에 먹는다고 했다.
  
“지방을 쓰는 몸으로 만들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듯싶습니다.”
  
나는 저녁식사 시간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앞당겨서 일정히 유지하게 했다. 저녁식사를 7시 이전에 끝내고 이후 잠자리에 들때까지는 물 이외에 어떤 음식도 먹지 못하게 했다. 수면은 딸이 귀가하면 밥만 차려주고 그대로 침실로 들어가 밤 12시 이전에 청하도록 했다. 잠이 오지 않아도 침실을 어둡게 유지하고 그대로 누워서 쪽잠이라도 자게 했다. 그리고 반드시 아침 7시 이후에 일어나서 식사는 오전 9시 이후에 먹게 했다. 무너진 생체리듬을 회복하고자 7시간 수면과 14시간 공복 상태를 최대한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1주일 후 부종 지수가 뚝 떨어졌고 체지방 숫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 씨의 체중과 체지방 감량 변화


조금씩 빠져나가던 근육량도 다시 늘었다. 처음엔 밤늦게 배가 고파 잠이 잘 오지 않더니 3일이 지난 후부터 배고픔이 없어졌고 지난밤에는 간만에 푹 잘 잤다고 했다.
  
잠자리에 들기 4시간 전 금식과 12시간 이상의 공복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밤 시간, 특히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는 시간에 숙면을 취해 생체시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생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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