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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1. 2018

04. 거실에 두고 싶은 사다리 디자인

<행위 디자인 씽킹>



버그(bug)의 원인이 존재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더욱 심한 버그가 생겨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악순환에서 비롯된 버그이다.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내고 싶을 때나, 높은 곳에서 작업해야 할 때 등, 일상생활 속에서 접이식 사다리가 필요한 순간은 적지 않다. 그러나 ‘접이식 사다리를 일부러 꺼내는 것은 번거롭다’고 느끼거나, ‘꺼내야만 한다면 이 작업은 나중으로 미루자’는 등의 소극적인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는가? 제품이 필요한 상황이 있고, 이에 대비한 제품을 갖춰놓았어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만든 이의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번거롭다’는 느낌은 사용에 더욱 걸림돌이 되고, 이는 곧 악순환에서 비롯되는 버그로 이어진다.



디자인이 아름다운 사다리는 애착이 생겨 가까이 두게 되고, 보이는 곳에 놓여진 도구는 자주 편리하게 사용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고안된 것이 바로 ‘Lucano’이다. ‘접이식 사다리는 필요할 때만 꺼내서 사용하는 것으로 평소에는 접어서 창고 등에 넣어둔다’는 발상 대신에 거실에 두어도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을 채택했다. 디자인이 아름다운 제품에는 애착이 생길 뿐만 아니라, 보이는 곳에 있는 도구는 자주 사용하게 되는 경향을 보인다. ‘Lucano’는 ‘꺼낸다’는 행위가 사용자가 맨 처음 마주하게 되는 장벽임을 깨닫고, 이를 해소하여 히트를 기록한 제품이다. 또한, 점포나 쇼룸에 내어놓고 사용하는 디자인 상품으로서의 사다리라는 장르를 확립하여, 일반적인 사다리의 세 배에 해당하는 가격대로 설정했다.

사진출처: www.metaphys.jp


사람의 행위를 고려하지 않은 제품은 디자인이나 사용 편의성이 떨어지고 값싼 자재를 사용하므로, 대부분 저가의 양산형 제품으로 출시된다. 가격을 우선시하여 제품을 구매한 사용자는 깊이 고민하는 일이 드물어서, 사용하기에 불편하더라도 ‘뭐 이 정도면 됐지’라며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구매 동기는 ‘가격과 최소한의 기능’이지 ‘디자인과 매력적인 기능’이 아니다. 제조업체도 더 이상의 개발비용을 들여서는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획기적인 개발에 나서기를 꺼린다. 따라서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쓸 수 있다’는 식의 악순환이 생겨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네거티브한 측면’을 끊어낼 필요가 있다. 악순환을 멈추게 되면, 지금까지의 상황을 바꿔 놓을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게 된다. 새로운 상권과 사회적 가치가 창출되고 결과적으로 좋은 비즈니스 기회가 생겨나 인기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로 변모하게 된다.


사진출처: www.metaphys.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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