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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7. 2018

05. 꿈을 이루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엄마 말고 나로 살기>



영국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서 47세의 촌스럽고 뚱뚱한 수잔 보일이 무대에 등장했을 때, 심사위원들의 시큰둥한 표정과 관중들이 비웃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하지만 그녀는 곧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삽입곡인 ‘I Dreamed A Dream’을 열창하고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됐고, 평생의 꿈을 이룬 후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됐다.


29세에 단돈 6달러만 가지고 폴란드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40대 초반에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 70세 후반에 은퇴한 해리 리버먼은 뉴욕의 한 노인 클럽에서 체스를 낙으로 삼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81세가 되던 해에 매일 체스 상대가 돼 줬던 친구가 몸이 불편해 나오지 못해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중, 봉사활동을 나온 한 청년이 “왜 그렇게 놀고만 계십니까? 그림이라도 그려 보시죠?”라고 한 말에 붓을 잡기 시작했다.그렇게 그는 81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1세에 22번째 전시회를 열었고, 103세로 죽을 때는 ‘미국의 샤갈’이라고 칭송받았다. 101세에 전시회를 연 그는 계속 그림을 그리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연히 그려야죠. 저는 제 나이를 101세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101년을 살아온 만큼 누구보다 성숙하다고 할 수 있겠죠. 저는 예순, 일흔, 여든 혹은 아흔 살 먹은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인생의 말년은 아니라고 말입니다.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지 생각하지 말고 어떤 일을 더 할 수 있을지 생각하라고 말입니다.”

이처럼 늦은 나이에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을 ‘레이트 블루머(Late Bloomer)’라고 한다.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닫지 않고 열어 둔다면 누구나 언제든지 예쁜 꽃을 피울 수 있다. 무언가를 시도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이룰 수는 없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뭐라도 이루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그 나이에 무대에 오르는 것을 창피하게 여겼다면 오늘날의 수잔 보일은 없었을 것이고, 청년의 말에 버릇없는 놈이라며 콧방귀나 뀌었다면 80세가 넘은 신인 화가는 결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배는 정박해 있을 때가 가장 안전하지만 파도에 맞서 출항하지 않는다면 어떤 고기도 낚아 올릴 수 없다. 미국의 시인 존 그린리프 휘티어는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말 가운데 가장 슬픈 말은 ‘그렇게 될 수 있었는데’이다.”라고 말했다. 시작하지 않으면 이런 말을 남기며 인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다.

왜 우리는 늘 꿈 앞에서 나이 이야기를 할까? 어쩌면 그것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걱정과 근심을 나이 뒤로 숨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자존감이 낮은 사람인 경우가 많다. 실은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자존감이 낮아서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이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지만 무너진 자존감은 얼마든지 다시 세울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존감을 다시 살리려면 도전을 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성취감을 맛봐야 한다. 열 번의 도전을 해서 단 한 번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면 태어날 때 신이 준 자존감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으며, 실패의 경험을 하게 되더라도 의연히 다시 걸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제 꿈을 나이 뒤로 숨기지 말자. 우리는 우리 뒤에 있는 것을 볼 수가 없다. 나이 핑계를 대면서 차일피일 미루기에는 나의 꿈이라는 것이 너무나 아름답고 눈부시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루어야 하는 나이가 정해져 있지 않듯이, 무언가를 이루지 못할 나이 역시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는 꿈 많던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내 안의 청년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인생의 클라이맥스는 아직 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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