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
흔히 이성과 감정은 서로 견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성이 감정에 지배당하게 되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도리어 감정을 강화시키는 쪽으로만 생각하게 된다. 충동구매를 하게 되는 심리가 그렇다. 사고 싶다는 감정에 사로잡힌 후에 지금 그 물건을 사야 하는 합리적 이유를 생각해내는 것이다.
그런 충동성은 사람에 대한 감정에도 적용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사로잡히면 어떻게 해서든 그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내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에 사로잡히면 어떻게 해서든 그 사람을 싫어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적인 활발함이 가득 찬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감정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그래서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한다.
물론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가수나 배우, 디자이너처럼 예술적 감각을 발휘하는 이들 중에는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들이 많다. 감정의 힘을 자신의 능력으로 잘 발휘하는 것이다. 또 이런 사람들은 무언가를 해냈을 때의 흥분과 쾌감 그 자체가 일을 하는 강력한 동기가 되기도 한다. 사업가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 역시 쾌감 때문이다. 뭔가 새로운 일을 벌여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억눌러야 할 이유는 없다. 감정을 잘 느끼고 감정에 잘 사로잡힌다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면 큰 장점이다. 그리고 감정이라는 것은 원래 생각대로 조절할 수가 없다. ‘앞으로 감정에 사로잡히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한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감정은 어떻게 대하는 게 좋을까?
감정을 애써 조절하려 하지 말고, 대신 감정의 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감정에도 조금 주의를 기울여보자. 무리해서 뭔가를 소유하려고 할 때, 너무 빨리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때, 예측하기 힘든 투자를 할 때 흥분이라는 감정 이면에, 마음속 어딘가에는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감정도 존재한다. 그때 그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외면하거나 부정하지 말고 온전히 느끼자. 나도 어쩌지 못할 만큼 폭주하는 감정에 일종의 브레이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잠시 멈춰서 시간이 조금 지나면 거셌던 감정의 파고도 잠잠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때, 이전엔 보이지 않던 새로운 점들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