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
‘되면 하고, 아님 말고.’ 당신에게는 다른 사람이라면 위축될 만한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어려움을 돌파하는 힘이 있지만 그럼에도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집채만 한 바위를 망치로 깰 수 없고, 두께가 10센티미터나 되는 철판을 송곳으로 뚫을 수 없다. 그럴듯한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는 다음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기
② 우회로를 찾아 돌아가기
③ 제3의 방법을 찾아내기
첫 번째 기다리기는 세 가지 중에서 가장 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높은 방법이지만 당신은 어떻게 되든 직접 움직이고 정면으로 돌파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서 가만히 기다리는 걸 제일 답답해한다. 하지만 늪에 빠졌을 때는 허우적댈수록 더 빨리 가라앉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지금껏 문제의 늪에 빠졌을 때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 빠져나갈 구멍을 찾다가 상황을 악화시키지는 않았는가? 본인이 해결하겠다고 나서서 일을 더 그르치지는 않았는가?
인생에서는 차라리 가만히 있는 편이 최선일 때도 있다. 확실한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면 한 발 물러서서 억지로라도 신경을 끄고 다른 일에 집중해보자.
만약 풀리지 않는 문제를 앞에 두고 ‘분노’ 혹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사로잡혔다면 기다리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마음속이 화로 가득 차면 당장 상대방이나 상황을 어떻게든 바꿔버리고 싶은 충동이 당신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누가 곤란한 요구를 해와도 그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외면하고 싶어서, 상황을 빨리 모면하고 싶은 생각에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만다. 그렇게 또 후회할 일이 늘어난다.
당신에게 기다림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어느 때고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단지 기다리는 것으로 무엇이 바뀌는지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상황은 대부분 유동적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는 것만으로 상황은 처음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 “입사를 하자마자 저를 너무 괴롭히는 상사가 있었어요. 인사를 하면 무시하고, 안 하면 혼내고. 당장 그만두고 싶었는데 월세는 내야 하니까 일단 몇 달은 참아보기로 했죠. 근데 그 사이에 제 동기가 사고를 크게 쳐서 저는 아예 관심 밖으로 밀려났어요. 그러고 조용히 다니다 보니 상사가 저보다 먼저 회사를 그만두더라고요. 그때 제가 먼저 그만뒀으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싶어요.”
이때 참고 기다리는 대신 직접 만나서 오해를 풀겠다며 상사를 붙잡았다면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갈등만 더욱 깊어졌을 수도 있다. 대부분은 기다리다 보면 자연스레 나의 감정도 가라앉고 상대방의 마음도 정리된다.
예전에 나는 괴로운 일을 겪으면 잊지 않으려고 감정을 실어 일기장에 꾹꾹 눌러 써놓았다. 하지만 세월이 지난 후 우연히 일기장을 다시 펼쳐보았을 때, 볼펜 잉크가 바랜 만큼 내 마음속의 상처도 많이 흐려져 있었다. 아무리 괴로운 일도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 마련이고 감정의 강도는 조금씩 옅어진다.
두 번째 돌아가기 역시 항상 서두르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방법이다. 하지만 당신은 지름길을 앞에 두고 굳이 돌아서 가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돌아가는 길은 대체적으로 더 길고 지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뚜렷한 비전이 보이지 않아서, 이 길이 나에게 맞는지 확신이 없어서, 아직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니까 계속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다면? 더 빠른 길이라고 생각해서 계속 방향을 조정하지만 이는 결국 경로를 이탈한 셈이다. 가끔은 당신이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던 쪽이 사실 더 멀리 더 천천히 돌아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기다릴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을 때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멋지고 그럴듯하지 않더라도, 창의적이고 독특한 방법이 필요할 때다. 이는 생각의 범위가 넓고 자유분방한 사람만이 해낼 수 있다.
오스만 제국의 마호메트 2세가 콘스탄티노플 정복에 나섰을 때였다. 골든 혼이라는 만을 통해 침입하려는 시도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도시를 정복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때 그에게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바다로 골든 혼에 진입하는 대신, 반대편 언덕을 넘기로 결심했다. 병사들을 동원하여 언덕에 통나무를 깔아 길을 만들고, 배에 수백 가닥의 밧줄을 묶어서 그 위로 끌어당겼다. 통나무 위로 하룻밤 사이에 70척의 배가 산을 넘어 골든 혼 깊숙이 들어왔다. 바다만 지키고 있던 콘스탄티노플의 방어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온갖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마호메트 2세처럼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정면 돌파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다리는 건 참을 수 없고, 돌아갔다가는 실패할 게 분명할 때, 당신처럼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색다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