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로 살 것인가>
약속의 6가지 원칙
약속을 할 때 기본적으로 참고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1. 가능한 약속을 하라.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약속하라. 그러니까 로또에 당첨되겠다는 건 좋은 약속이 아니다. 30년 동안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내일부터 끊겠다고 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점차 줄여가겠다는 마음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 현명하다.
2. 새롭고 힘든 일을 약속하라.
당신이 하는 약속은 새롭고, 쉽지 않은 일이어야 한다. ‘치실을 매일 사용하겠다’는 전력을 다하는 약속이 아니다. 하지만 하루에 물을 몇 잔씩 마시겠다거나 연락이 끊긴 친구에게 전화하겠다는 건 좋은 약속이다. 당신이 계속 미뤄오던 일을 하라. 이 순간 당신 머리에 떠오르는 바로 그 일을 하라.
3. 한 번 더, 구체적으로 하라.
두루뭉술한 약속은 안 된다. 약속을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나 자주, 오래, 많이 할 것인가? 예를 들어 ‘동료에게 좀 더 잘해주겠다’라거나 ‘소비 습관을 꼼꼼히 살펴봐야겠다’ 같은 약속은, 의도는 좋지만 실질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약속을 할 때는 빠져나갈 구멍을 없애야 한다. ‘일요일이 오기 전에 친구에게 전화해 20분 이상 대화를 나눌 것이다’, ‘카드앱에 가계부를 쓰고, 매주 일요일 오후마다 15분씩 소비 패턴을 분석하겠다’처럼 구체적이어야 한다. 약속을 지키는지 아닌지 확실히 판단할 수 있게 말이다.
4. 강력한 언어를 사용하라.
‘희망한다’, ‘노력한다’, ‘~이면 좋겠다’라는 어중간한 동사는 쓰지 마라. ‘나는 딸과 유대감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다’와 ‘나는 일주일에 한 번 딸이 원하는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할 것이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5.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라.
당신은 일주일에 한 번만 디저트를 먹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토요일에 친구와 저녁 약속을 했다면, 그날 디저트를 먹을 걸 예상해서 다른 날은 참는다는 약속도 함께 해야 한다.
6. 역설의 즐거움을 이해하라.
지키기 싫은 약속일수록 당신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라. 쓴 약이 몸에 좋은 법이다.
약속을 어긴 대가
먼저 그동안 자기와의 약속에 얼마나 충실하지 못했는지 알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과 한 약속은 잘 지키면서 자신과의 약속은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이 자신의 행복에 얼마나 큰 죄를 짓는 행동인지 알아야 한다.
자신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그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담배를 끊기로 했는데 ‘한 개비만 더’ 하는 이유는 하나 더 피운다고 해서 지금 당장 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흡연이 즉시 죽음을 초래한다면, 당신은 담배를 피우지 않을 것이다. 야식을 먹어서 하룻밤 사이에 5킬로그램이 찐다면 절대 야식을 먹지 않을 것이다. 즉각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약속을 무시하는 것이다.
진실은 당신이 약속을 한 번씩 어길 때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죽이고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초래하는 결과를 이해해야만 자신의 꿈에 책임질 길이 생긴다. 자신에게 약속을 하고 실행 여부에 따른 벌칙까지 정하면, 그 약속을 지속적으로 의식하게 된다. 즉 자신의 내면과 외면의 일치, 말과 행동의 일치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약속을 지키든 아니면 약속을 어기고 대가를 치르든, 둘 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 약속을 지키는 건 당신에게 좋은 일이다. 혹시 어기더라도 그에 따른 벌칙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당신의 약속은 다시 균형을 이룬다. 그러면 스스로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고 변명할 필요도 없다. 여기에서 핵심은 자신에게 완벽한 벌칙을 설계하는 것이다.
실패에 대한 벌칙보다 성공에 따른 보상이 더 좋은 방식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상을 주는 방식보다 벌칙을 받게 하는 게 훨씬 낫다. 나도 보상 시스템을 사용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우리 인간은 보너스를 받지 못해도 사는 데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 최신형 아이폰을 바로 가지지 못했어도, 크루즈 여행을 가지 못했어도, 며칠이나 고민하던 예쁘고 비싼 옷을 사지 못했어도 한 해 한 해 또는 10년을 우리가 어찌어찌 괜찮게 살아온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미 익숙한 것, 중독돼 있는 것, 고대하는 무언가를 빼앗길 때는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 열광하는 야구팀의 경기 티켓, 밤에 텔레비전 앞에서 마시는 맥주 한 캔, 아니면 한 달 용돈을 빼앗긴다면 어떨까? 아마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못 할 일이 없을 것이다.
실패의 대가는 당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만큼 따끔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유머 감각이 있고, 내면의 겁쟁이와 버릇없는 아이에게 엄청난 짜증을 유발해야 한다. 그래서 약속을 지킬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나는 당신이 결과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게 만들려고 애쓰는 게 아니다. 당신이 하겠다고 말한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당신의 꿈을 위해서임을 기억하자.
이런 발상이 효과를 보기에는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하나만 물어보자. 이 방법이 실제로 그렇게 간단하다면, 우리가 그만큼 쉽게 변할 수 있다는 얘기 아닌가? 스스로 갇힌 감옥에서 빠져나오는 일이 그만큼 쉽다는 건 오히려 반가운 이야기 아닌가? 감옥 열쇠가 늘 우리 뒷주머니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