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눈치가 빠른 사람은 정말 사랑받을까?

<혼자가 편한 당신에게>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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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를 무릅쓰고 말하자면, 저는 ‘눈치 빠른’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눈치가 빠른 사람 중에는 스스로를 소위 ‘사랑받는 캐릭터’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눈치가 빠르니까 주변에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거야’ 하는 속셈이 보이거든요. 그런 사람들은 대개 ‘인기가 많았으면 좋겠어’, ‘사랑받고 싶어’라고 몹시 계산적으로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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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가 빠른 사람은 정말 사랑받을까?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남을 기쁘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대의 마음에 들기 위해 무리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런 사람이 임원 비서가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상사가 “이 자료를 빨리 처리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비서는 그날 저녁 데이트가 있어서 6시에 바로 퇴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처리해줘”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퇴근도 미루고 열심히 자료를 작성합니다. 그렇게 8시쯤 자료를 완성해서 상사에게 건네자, 상사는 “응? 벌써 다 했나? 임원회의는 내일 2시라서 그 전에만 주면 되는데!”라고 말합니다.

이 경우, 상사의 지시를 받았을 때 “이 자료, 언제 사용하실 건가요?”라고 한 마디만 물어봤으면 좋았을 텐데…… 눈치 빠른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그만 데이트 약속까지 취소하고 만 거죠.

이렇듯 지나치게 눈치 빠르게 행동하면, 상대가 정말 바라지 않는 일이나 자신에게 불편한 일이 생기게 됩니다. 눈치가 빠른 것도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턱대고 ‘눈치 빠른 사람이 사랑받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말고, 실제 상황에 맞게 행동하고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개개인의 기호 차이에도 ‘합의’가 필요하다.

수년 전 일본에서는 여성스러움의 정도를 의미하는 ‘여자력’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습니다. 회식을 할 때 자진해서 샐러드를 작은 접시에 나눠주는 행동을 ‘여자력이 높다’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었지요. 하지만 이것도 생각해볼 일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샐러드를 왜 멋대로 나눠주는 거지? 나는 샐러드는 별로 먹고 싶지 않은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중화요리집에서 테이블에 만두가 나오면, 사람 수대로 앞접시에 소스를 준비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간장은 많이, 식초는 조금, 고추기름은 몇 방울만 떨어뜨리고……. 하지만 저는 이런 행동을 싫어합니다. 어떤 사람은 고추기름부터 넣기도 하는데, 그러면 간장과 식초가 전혀 섞이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만두 간장을 만드는 원칙이 있습니다. 식초를 넣지 않기도 하고, 아무것도 찍지 않고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부 자신의 마음대로 넣어버리는 행동은 상대방과 만두에 대한 존중이 모자란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장피도 테이블에 나오자마자 바로 소스를 끼얹어 다 섞어버리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제가 좋아하는 채소를 골라 제 입맛에 맞게 소스를 부어 먹고 싶습니다. 소스를 잔뜩 넣어 재료 고유의 맛을 잃어버린 양장피는 먹고 싶지 않거든요. 꼬치구이도 꼬치에서 고기를 빼놓는 사람이 있는데, 자고로 꼬치구이란 옆에서부터 덥석 무는 맛에 먹는 음식 아니던가요. 절반은 우스갯소리지만, 저 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었으면 합니다.

“꼬치는 미리 빼서 드시나요?”
“양장피는 다 섞을까요?”

눈치 빠르게 행동하기 전에 이렇게 한마디 물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최근에는 샐러드를 먹을 때에도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 더는 게 일반적이고, “자, 다들 각자 알아서 덜어 드세요”라고 한마디 건네는 것이 ‘여자력이 높다’고 인식되는 듯합니다.

커플 사이에서도 지나친 배려는 오해의 원인이 됩니다. 미국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집에서 커피를 내리면서, 아내에게 매일 “우유 넣을 거야?” 하고 물어보는 장면입니다. 평소에는 블랙으로 마신다고 해도, 그날 기분에 따라 우유를 넣고 싶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매번 “우유 넣을 거야?”라고 묻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의 기분을 미리 알아채려고 애쓰지 마세요. 오히려 상대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그때그때 물어보세요. 그것이 연인이든 부부든 관계를 화목하게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살피는 것’에 얽힌 다양한 생각

저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데…….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배려해줬으면…….
눈치로 내 얘기를 알아들었겠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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