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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08. 2018

00.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연재 예고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마흔 번째 생일에 깨달은 것들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뭘까?

이 책의 집필에 착수한 2017년은 내게 정말 특별한 해였다. 상반기 6개월은 천천히 뭉근하게 끓어올랐다. 마흔 살이 됐고 처음 펴낸 책 《나는 4시간만 일한다(The 4-Hour Workweek)》가 출간 10주년을 맞았다. 몇몇 친구가 세상을 떠났고, TED 강연을 통해 대학시절 가까스로 자살 충동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 털어놓았다.

솔직히 나는 내가 마흔이 돼도 삶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 첫 번째 책은 스물일곱 번이나 출간을 거절당했고, 그간 살면서 잘 풀린 일들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잘될 거라고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일들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마흔 살 생일에 문득 깨달았다. 마흔 이후 삶에 대한 어떤 계획도 내게 없다는 것을.

자기 인생에 대해 천천히 돌아볼 때 누구나 그러하듯, 나 또한 갖가지 의문들이 수면 위로 보글거리기 시작했다.

내 삶의 목표는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가? 그저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아니었을까? 너무 무계획하게 사느라, 너무 계획에 집착하며 사느라 얼마나 많은 소중한 순간들을 놓쳐온 걸까? 나 자신에게 더 너그러워질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어떻게 하면 주변의 유혹과 소음들에 신경을 끄고 내가 열망하는 인생 프로젝트와 모험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검토하고 새롭게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마흔 번째 생일, 밤늦도록 많은 질문과 의문, 모든 것에 대한 의심이 떠올랐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반짝이는 영감이 찾아오기를 기대하면서 마음에 품었던 질문들을 모두 종이에 옮겨 적었다. 하지만 오히려 더 큰 불안감이 밀려들 뿐이었다. 점점 질문 목록이 나를 압도했다. 나는 잠겼던 생각에서 깨어나 호흡을 정리하기 위해 종이에서 눈을 뗐다. 그러고는 중요한 선택과 결정을 내릴 때마다 습관처럼 하던 행동을 시작했다. 다른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걸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무엇이든 ‘이걸’이 될 수 있다. 그날 아침 내게 ‘이걸’은 빼곡하게 적힌 질문 목록에 답하는 일이었다.

‘이걸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는 매우 유혹적이고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질문이다. 많은 순간 우리는 주어진 상황이 난관의 연속이어야 하고, 그래서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우리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갖는다. 성공은 늘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일어선 사람의 몫이라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지나치게 어려운 길, 어려운 답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놀랍고 우아한, 빛나는 해결책은 스트레스를 이긴 결과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피한 결과일 때가 많다. ‘이걸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는 종종 문제를 완전히 재구성함으로써 뜻밖의 새로운 답을 끌어내기도 한다.

그날 아침 이 질문을 통해 내가 찾은 답은 ‘질문 목록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였다. 정확히 말하면 나보다 더 이 목록들에 현명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그 답은 다음의 질문으로 진화했다.

‘나를 도와줄 멘토(mentor) 집단을 만들면 어떨까?’

100명 이상의 지혜로운 현자(賢者)들에게 내가 얻고 싶은 답을 구하면 어떨까? 그들이 어떻게든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도록 한다면?

과연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을까?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아는 게 하나 정도는 있었다. 이 ‘쉬운’ 방법이 실패하면, 소금 광산에서 끝없이 노동을 하는 방법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즉 고통을 바라면 언제든 원하는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것.

어차피 소금 광산으로 가는 게 인생이라면, 밑져야 본전이었다. 고통의 광산으로 가기 전에 시험 삼아 일주일쯤 가장 쉬운 길을 걸어보기로 결심했다.

일은 그렇게 시작됐다.

여기저기, 모든 인맥을 동원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평소에 꼭 인터뷰하고 싶었던 인물들에게 용기를 내 인생에 대한 통찰과 조언을 요청했다. 인맥을 통해, 용기를 통해 접촉한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은 어느덧 수백 명에 이르렀다. 정녕 달라이 라마(Dalai Lama)가 답장을 보내올까? 내 마음 속 흰 돌고래인 작가 닐 게이먼(Neil Gaiman)은? 인권운동가 아얀 히르시 알리(Ayaan Hirsi Ali)는?

섭외 요청 보내는 일을 모두 마친 후 나는 숨죽인 채 우주의 응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침묵. 어쩌다 들리는 거라곤 풀벌레들의 합창 소리뿐.

하루, 이틀, 사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 삶에서 이렇게 고요한 적이 있나 싶었다. 그러다가 미미한 흔들림이 발생했다. 조용히 호기심어린 목소리로 내 의도를 묻는 질문들이 몇 개 날아들었다. 예의바른 거절 답장이 몇 통 도착하고 난 후…. 갑자기 급류처럼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정확히 133명이었다. 그들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바쁜 사람들이었지만 내 요청을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흔쾌히 수락하며 이렇게 말했다. “어디 한 번 같이 찾아보자고요. 때마침 나도 당신과 똑같은 답을 찾고 있었어요!”

가장 쉬운 길을 찾는 데 성공했지만, 그 길에서 얻은 것을 정리하기 위해선 소금 광산으로 가야 했다. 나는 수천 통의 이메일과 트위터, 전화를 그들과 주고받았고, 러닝머신 위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백 번은 뛰었다. 한밤중에 글을 쓰다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뛰쳐나가 술도 엄청나게 퍼마셨다.

고대했던 달라이 라마의 답장은 받지 못했지만, 성과는 빛났다.

그게 가장 중요했다. 나는 133명의 현자에게서 내 삶의 지혜로운 답을 얻었고, 이 책을 마지막 장까지 읽은 여러분 또한 원하던 것을 얻게 될 것이다. 현자들의 삶을 바꿔놓은 한 권의 책에서부터 꿈을 이루는 데 필요했던 모든 방법과 지혜에 이르기까지, 여러분은 수없이 밑줄을 치고 자신의 노트에 현자들의 목소리를 옮겨놓게 될 것이다.

이 책 《인생의 안내자들》에는 분명 여러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목소리가 담겨 있을 것이다. 나아가 대가들의 삶은 매우 심플한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될 것이다. 그들은 가득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이라기보다는 가능한 한 어려움을 피하고 제거하는 삶에 집중했기에 현자가 될 수 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책 《인생의 안내자들》도 여러분과 함께 변해간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삶이 진전되다 보면,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와 닿지 않았던 것들이, 삶의 중요한 고비를 맞아 다시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깜짝 놀랄 만큼 여러분 마음에 새롭게 각인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 번, 네 번째 독서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생의 어떤 특정한 시간과 장소가 마련될 때 마침내 빛을 발하는 지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너무 작아 보이지 않았던 실낱같은 메시지 하나가 불쑥 나타나 눈앞에 놓인 큰 산을 오르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할 셰르파(sherpa)가 되어줄 수 있다. 반대로 처음엔 진리로 비쳤던 깨달음이 그 수명을 다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 단계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시절의 훌륭한 코치가 대학 코치에게 여러분을 인계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 담긴 지혜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획일적이지도 않다. 펼칠 때마다 새롭게 읽히는 《주역》이나 《도덕경》 같은 역할을 이 책이 조금이나마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인생의 빛나는 유쾌함과 가슴 찢어지는 아픔, 실패와 성공, 삶과 죽음 등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과 경험의 스펙트럼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쯤에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나는 왜 이 책을 썼을까?

이 책을 완성한 이유는 현자들의 삶에 밑줄을 치고, 무릎을 치며 감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의 통찰을 응원삼아 적극적으로 인생에 뛰어들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133명의 현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인생의 25퍼센트는 자신을 찾아내는 데 써라. 남은 75퍼센트는 자신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라.”

이 책을 쓰는 동안 내가 찾은 답은 다음과 얼추 비슷하다.

‘인생은 어차피 소금 광산으로 가는 길이다. 단 목적을 갖고 가는 사람과 목적 없이 가는 사람이 광산에서 얻을 수 있는 건 하늘과 땅차이다.’

이 책이 소금 광산을 향해 가는 여러분에게 강력하고 지혜로운 목적이 되어주기를, 그리하여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을 캐내어 인생을 가득 채우기를.

이걸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미소를 지으며 펜을 들어라.
경이로운 안내자들이 여러분에게 다가오고 있다.




-팀 페리스-

저자 l 팀 페리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기업가정신’을 강의하며 성공적인 작가와 투자자의 길을 걸어온 팀 페리스는 글로벌 CEO, 석학, 언론들에게서 ‘이 시대 가장 혁신적인 아이콘’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페이스북, 알리바바, 우버 등 세계 최고 혁신기업의 초기 투자자이자 컨설턴트로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고, 집필한 책은 모두 아마존과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패스트 컴퍼니〉〈포브스〉〈포춘〉이 선정한 ‘최고의 젊은 혁신가들’ 중 한 명인 그는 4년 연속 팟캐스트 방송 청취율 1위를 달리는〈팀 페리스 쇼〉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물들을 심층 인터뷰해 삶과 성공의 영감을 제공하는 이 방송은 현재 애플 팟캐스트 비즈니스 분야 최초로 2억 회가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다. 〈팀 페리스 쇼〉를 바탕으로 집필한 《타이탄의 도구들》은 20개국 이상에서 출간되어 밀리언셀러에 올랐고, 그 후속작인 이 책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를 통해 다시 한 번 전 세계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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