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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08. 2018

02. 중국이 싫다고 불평하지 말고 중국어 공부를 해라

<1년 만에 중국어 통역사가 된 비법>



내가 유학할 당시 중국은 서비스 정신이 약한 편이었다. 고객이 왕이 아니라, 종업원이 왕인 경우도 자주 봤다. 공무원도 일 처리가 더디다.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는데 체감상 한국의 2배는 걸렸다. 비자갱신을 하려면 보통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렸다. 업무가 많아서라고 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무원의 속도가 느렸다. 친절 마인드도 부족하다. 미소로 서비스하는 직원도 별로 보지 못했다. 물론 사회가 발전하면서 친절 의식도 개선되고 서비스 속도도 점차 빨라질 것이다.
  
중국인이 불친절한 것은 한국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중국 고모가 업무를 처리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고모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여기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객관적으로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 측면에만 시선을 맞추고 불평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 반대로 왜 사람들이 친절 마인드가 부족한지, 서비스 속도가 느린지 문화적 이유를 연구하면 많은 깨달음이 생긴다. 대부분 유학생은 6개월부터 4년 이상 공부하러 중국에 온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의미 없는 비판과 불평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어 실력을 높이고, 문화를 아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게 바람직하다.
  
중국어를 오래 공부한 사람 중 중국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중국어만 기본적으로 접하고 문화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한 나라의 문화를 열린 마음으로 접해야 학습 능률이 몇 배로 올라간다. 중국인과 대화를 할 때도 기본적으로 문화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경제와 정치의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막상 취업 후 중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면 늦는다. 평소 없던 관심이 일할 때 갑자기 생기기 힘들다. 꾸준한 관심이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문화에 대해 알지 못하면 어학 지식은 겉돌 수밖에 없다. 중국어는 중국 문화를 담는 용기이기 때문이다.기왕 하는 공부, 열린 마음을 갖고 배우자.
  
나도 처음에는 중국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우선 문화에 대한 호감을 기르려고 했다. 좋아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바로 음악이었다. 매주 ‘음악의 별’이란 레코드 가게에 들러서 CD를 구매했다. 중국인 알바생과 수다도 떨고 음악도 추천해달라고 했다. 음악을 알게 되니 중국 친구와 공통 화제가 생겼다. 내가 먼저 중국 가수에 대한 호감을 밝히면 대화는 화기애애해졌다. 음악을 계기로 그들이 나온 예능 프로그램도 찾아봤다. 예능을 보며 최신 중국어에 대한 감각이 생겼다.
  
드라마나 시트콤도 찾아봤다. 나는 <애정공우(爱情公寓)>라는 시트콤을 좋아한다. 미국의 <프렌즈> 같은 느낌이 난다. 1~4시즌까지 나온 상태고 한 시즌 당 대략 24편이 있다. 자주 보면 개그 패턴이 조금 비슷해 보이지만 현대 감각이 물씬 나는 중국어를 원한다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역사를 다루는 프로그램도 좋아했다. 특히 <백가강단(百家讲坛)>을 챙겨봤다. CCTV에서 방영하는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이종톈(易中天) 교수의 품삼국은 삼국지의 실제 역사와 소설 모습을 비교하며 심도 있는 분석을 한다. 그 외 한나라, 진시황 등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았다. 역사를 책으로만 보면 따분했지만, 영상으로 공부하니 훨씬 친근하게 다가왔다.
  
인터뷰 형식의 프로그램도 자주 봤다. <루위의 인터뷰(鲁豫有约)> 그 중 하나다. 유명인이나 화제의 인물과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루위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재주가 있다. 지적이고 편안한 말투로 속 깊은 얘기를 끄집어낸다. 성룡, 이연걸 등 많은 사회 인사들이 프로그램을 거쳐 갔다. 사람과 대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루위의 질문을 통해 중국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이슈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중국을 쥐락펴락하는 대기업 회장을 취재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이런 영상들을 보며 중국 사회 양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중국어가 능숙하지 않다고 해도 중국 사회를 공부할 수 있다. 한국에서 출간된 책을 통해 중국 전반에 대한 공부를 하면 된다. 나의 경우 《한손에 잡히는 중국》, 《헨리 키신저의 중국 이야기》, 《베이징 특파원 중국 문화를 말하다》, 《중국을 읽다》 등 여러 권의 중국 관련 서적을 읽었다. 중국에 대해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언어를 배우면 중국어 수준도 더 깊어진다.
  
중국 문화를 접해보자. 자신이 선호하는 분야부터 시작하자. 음악, 영화, 드라마, 연극, 경제, 정치, 특정 회사, 아나운서 등 어떤 분야도 좋다. 먼저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즐길 수 있는 것이 참 많다.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외국어 공부가 더 신나고 높은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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