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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28. 2016

04.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싱글태스킹>

어떤 신경학자든 모두 똑같이 증명해낼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확장해서 이야기하자. 뇌는 집중해야 하는 일과 정보의 흐름을 분리하는 과정을 동시에 해낼 수 없다. 우리가 일상적인 대화에서 말하는 멀티태스킹이란 엄밀히 따지면 태스크 스위칭(Task-switching)이다. 이는 여러 가지 일들 사이를 재빨리 돌아다니는 것으로, 하는 일만 바뀌는 아무런 소득도 없는 행위를 지칭한다. 

   
스탠퍼드대학교 신경학자인 에얄 오빌(Eyal Ophir)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은 멀티태스킹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태스크 스위칭을 할 뿐이죠. 물론 일의 전환은 굉장히 빠르게 일어납니다.” 태스크 스위칭을 하면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지는 몰라도 뇌가 한 번에 두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집중하다 보면 고통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MIT대학교의 얼 밀러(Earl Miller) 박사의 말을 들어보자. “어떤 일을 하면서 다른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그 두 가지 일 사이에 ‘개입’이라고 부르는 개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멀티태스킹을 잘해낼 수 없어요. 만약 자기가 멀티태스킹을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실 스스로 착각에 빠지고 있는 겁니다. 우리 뇌는 자신을 속이는데 굉장히 능하거든요.”
   
지금까지의 내용을 보면 실제 멀티태스킹은 불가능하며, 일반적으로 멀티태스킹이라고 믿고 있던 행동은 사실 태스크 스위칭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일 초에 수십 번씩 태스크 스위칭을 한다. 의식적으로 한 가지 일이 미뤄지는 것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멀티태스킹을 대체하는 단어로 태스크 스위칭을 사용할 것이다. 혹은 ‘멀티태스킹을 하려는 시도’나 ‘흔히 멀티태스킹이라 부르는 것’으로 이해하자. 간혹 멀티태스킹이라고 할 경우도 있겠지만, 어차피 우리는 그 단어가 그저 약칭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된다. 멀티태스킹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그 단어의 실제 의미가 무엇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싱글태스킹이 이겼다고 생각하지는 않겠다. 어차피 멀티태스커들은 지금 내가 무슨 얘기를 한다 해도 절반만 듣고 있을 테니까. 
     
멀티태스킹은 전기를 흘려 전달물질을 보내는 전기 시냅스(Synapse)가 합선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한 고객이 내게 말하기를 “아침에 회사에서 상사를 만났어요. 제가 문을 열려고 막 비밀번호를 누르려던 참에 그가 말을 건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저는 멀티태스킹을 잘 못 해서요.’ 비밀번호를 누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없다는 얘기였죠. 그랬더니 상사가 전기공학에서도 멀티태스킹은 역효과를 일으킨다고 하더라고요. 회로를 디자인할 때 한 가지 이상의 일을 처리하도록 만들면 효율성이 줄어든다고 말했지요.”
   
그 상사는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었다. 사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은 컴퓨터 프로세싱에서 파생된 단어로, 최초의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 함께 생긴 단어다.
     
■ 멀티태스킹(Multitasking, 명사)

  1. 한 사람의 사용자가 한 대의 컴퓨터로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2. 한 사람이 한 번에 한 가지 일 이상을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여 끝내고 재빨리 다른 일에 집중하는 식으로 전환하면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그런 방식으로 우리는 쉽게 일을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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