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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28. 2016

04. 아쉽겠지만, 실패에도 메시지가 있다.

<이별을 위한 엔딩노트>


저는 ‘반성은 해도 후회는 하지 말자.’라는 말을 늘 마음에 새기고 다닙니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공과 사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반성을 해왔고, 지금도 여러 가지 일을 거듭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반성은 해도, 후회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실패든지 모두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 대신에 영적으로 소중한 메시지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큰 실패를 했더라도 후회할 일은 없습니다.
    

 
2009년에 저는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서 오른쪽 어깨와 가슴에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잠깐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다가 갑작스럽게 당한 사고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환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환자의 심정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응급실과 집중치료실에서 근무하는 의사로서 환자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당사자가 아닌 이상 환자의 처지를 완벽히 이해하기는 불가능했고, 부득이 제삼자의 관점에서 환자를 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자전거 사고를 계기로 지금까지 환자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부족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골절상은 굉장히 아팠고 반성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사고를 통해 ‘환자의 입장이 되어보라’는 ‘영적인 메시지’를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자신이 골절상을 입음으로써 골절상의 고통을 직접 느끼게 되었고, 다음부터 자전거를 탈 때 조심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습니다.
     
살다 보면 날마다 여러 가지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렇게 벌어진 여러 가지 사건이 실마리가 되어 무심코 후회의 감정을 쌓아갑니다. 그때 부모님 말씀을 들을걸, 회사를 그만두지 말걸, 결혼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이를 낳았으면 어땠을까, 그때 싸우지 말걸, 그때 만난 여자한테 고백이라도 해볼걸, 돈을 마음껏 써볼걸, 좀 더 건강에 신경 쓸 걸 하며 후회는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후회는 늘 우리의 불안감에 파고들어 한없이 사람을 번민에 빠지게 합니다. 예를 들자면 끝도 없습니다. 자신이 과거에 그런 결단을 내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 사실은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이 최선이다’ 하는 발상을 지녀야 합니다. 쓸데없는 상상이나 후회는 전혀 필요 없습니다. 과거에 그 선택을 한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현재 이렇게 훌륭한 여러분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히려 그 선택에 감사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늘 자신의 내부에 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는 일,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미래를 부러워하거나 아쉬워하는 일은 부질없는 행동입니다. 애초에 무언가와 비교하며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나는 열심히 살아왔다.’고 굳게 믿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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