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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16. 2018

02. 미분양 단지 사도 될까?

<그래서 어디를 살까요>



2016년은 분양 시장이 뜨거웠습니다. 모든 투자자가 분양 시장에 몰려 있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였지요. 그러던 분위기가 급변한 건 11·3 대책 이후였습니다. 11·3 대책 이후 투자자가 시장에서 대거 빠졌고, 자연스럽게 미분양 단지가 늘어났습니다.

분위기가 좋아지자 건설사가 밀어내기 분양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단기간에 분양이 몰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분양시기를 조정하는 건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오히려 시장이 좋아지자 분양가를 올리기 위해 저울질을 하다 분양 시기를 놓친 곳도 있다고 합니다.



같은 지역 내 다른 움직임

현재 미분양 단지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 화성시입니다. 이곳은 땅이 넓다 보니 택지개발지구도 많고, 나홀로 단지도 많습니다. 서울과 멀지 않으면서도 땅값이 비싸지 않기 때문에 택지개발을 하는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었지요. 그러니 공급이 많아졌고, 미분양도 많았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 미분양 물량이 확 줄어드나 싶었는데, 최근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늘어난 공급에 비해 계획되어 있던 호재는 진행이 안 되거나 더딘 게 많습니다. 물론 SRT와 GTX 동탄역 역세권 아파트를 비롯하여 확실한 호재가 있는 단지들은 매매가가 굉장히 많이 올랐습니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조심해야 할 미분양 단지와
미래가 밝은 미분양 단지

어쨌건 미분양 단지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분양이 난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째, 입지가 안 좋아서, 둘째, 가격이 비싸서, 셋째, 물량이 갑자기 쏟아져서.

2017년 미분양 현황

물량이 몰려서 미분양이 난 거라면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지가 좋지 않아서였다면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사실 최근에는 분양가상한제라는 게 있어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은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결국 문제는 입지인 경우가 태반이죠. 그래서 수요가 많지 않은 어떤 지역에서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싸도 미분양이 납니다.

또 하나 구분해야 할 것은 일반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입니다. 사실 전자는 그리 걱정할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골드파크 3차는 분양가가 주변 다른 아파트 단지보다 매우 비싸 분양 당시에는 미분양이 되었지만, 금세 미분양 물량을 소화했고, 어느 순간 프리미엄이 1억 넘게 붙었습니다.

진짜 조심해야 할 것은 준공 후 미분양 단지인 거죠. 특히 미분양이 잘 생기지 않는 시장 상황에서도 미분양이 나온다면 그 지역이나 단지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해결이 안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하지만 입지가 좋은데도 가격 때문에, 혹은 입주 물량이 많아서 미분양이 난 거라면 적극적으로 매수를 검토하는 게 좋습니다. 가격이 비싼 게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거주를 할 때도 입지 분석은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교통, 상권, 환경, 교육 등 주요 요소를 고려해 실거주할 가치가 있다면 미분양이 나더라도 매수해도 괜찮습니다. 단기간에 팔 것이 아니라 직접 들어가서 살 목적이기 때문에 당장의 미분양에 마음 졸일 필요 없습니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렸던 김포를 볼까요? 2015년 이후부터 빠르게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었습니다. 단순히 미분양 물량만 해소된 게 아니라 매매가도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굳이 하나만 꼽자면 2018년 11월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의 덕이 컸습니다.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게 분명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미분양이 많이 생기며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단지가 오래지 않아 화려한 백조로 변신하며 랜드마크가 된 사례는 매우 많습니다. 심지어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미분양 단지였습니다. 비싼 가격과 낯선 스타일 때문에 미분양이 됐고 삼성 그룹 간부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분양받았다고 하는데, 결국 그들은 많은 이득을 보게 됐습니다. 평촌더샵센트럴시티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당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미분양이 난 경우여서, 시장 상황이 회복되자 모든 문제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오래된 아파트가 많은 평촌이었으니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더 컸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았을 때 분양을 했던 고양시 삼송지구도 당시에는 미분양 단지가 즐비했는데, 지금은 매매가가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미분양 단지라고 하면 꺼려지는 게 사실이지만 그런 심리를 극복해야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입지 공부만 착실히 해둔다면 더욱 쉽게 심리적 거부감을 극복하고 미래를 위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백조가 될 만한 미분양 단지를 미리 알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죠. 특히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는 입지가 굉장히 좋아도 미분양이 나는 단지가 있을 수 있으니 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더욱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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