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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18. 2018

10. 두려움은 가장 지혜로운 조언자다.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상처를 입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두려움을 피하려고 무리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울머(Kristen Ulmer)


크리스틴 울머(Kristen Ulmer)는 ‘두려움’에 대해 가장 지혜로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두려움에 관한 모든 기준과 정의를 반박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모굴 스키 선수였으며 나중에는 최고의 여성 익스트림 스키어가 되어 12년 동안 1인자의 자리를 지켰다. 위험천만한 절벽 점프 실력으로 명성을 얻었고 레드 불, 랄프 로렌, 니콘의 후원을 받았다. 두려움을 주제로 한 그녀의 활약은 NPR,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 타임스〉등에 실렸다. 그녀가 쓴 《두려움의 기술(The Art of Fear)》은 오랫동안 아마존 베스트셀러 목록을 차지했다.


두려움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크리스틴은 그저 친구들과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서 모굴 스키 대회에 참가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에 출전하는 순간이 오자, 너무나 무서웠다.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그녀의 활강을 지켜보고 수백 대의 카메라가 작은 움직임까지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담았다. 이는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이었다. 그때까지 그녀가 아는 것이라곤 두려움을 없애려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심호흡을 하라, 내려놓아야 한다 등의 조언뿐이었다. 하지만 모굴 스키를 타면서 그녀는 점점 깨달았다. ‘두려움은 정복될 수 없다’는 것을.

그녀는 말한다.
“나는 두려움을 내가 ‘지하실’이라고 부르는 곳, 즉 내 몸으로 밀어 넣어 일시적으로 차단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것을 계속 억누르고 있느라 너무 많은 긴장감을 견뎌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몸이 경직되면서 부상을 당했다. 억눌린 감정에 눌린 몸이 ‘나는 쓰레기통이 아니야!’ 외치며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부상을 당했다고 해서 두려움이 빠져나가는 일은 없다. 해결되지 않은 두려움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지속적인 불안, 불면증, 분노, 우울증, 성과 저하, 피로, 원망, 방어적인 태도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것들을 자꾸 더 깊숙이 밀어 넣으려 할수록 두려움은 마침내 당신의 세상을 모두 차지해버린다. 두려움에 대처하려면 두려움이란 안전지대를 벗어날 때마다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불편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크리스틴에 따르면, 두려움은 나를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살아있음을 일깨워주고 집중력을 올려주고 더욱 선명한 흥분과 의식으로 현재에 머무르게 해주려는 것이다. 밀어내려고 할수록 두려움은 점점 광기 어리고 비이성적이고 일그러진 모습밖에 보여주지 않는다. 기꺼이 느끼려 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두려움에 담긴 에너지와 지혜가 드러난다.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

크리스틴은 14년 전 9일간의 피정에 참여하면서 두려움을 다루는 지혜에 눈을 떴다. 피정에서 돌아온 후 마음챙김을 주제로 한 스키 캠프를 시작했고, 이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인드 훈련 캠프로 성장했다.

그녀는 설명한다.
“두려움은 늘 위기와 함께 찾아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삶은 언제나 이미 위기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우주가 보내오는 신호다. 가장 이상적인 행동은 위기가 눈앞에 보일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보이지 않는 곳까지 몇 걸음 더 나가는 것이다. 결혼 생활에 문제가 없을 때 부부 상담을 받는 것이다. 몸 상태가 좋을 때 피트니스 코치를 고용하는 것이다. 마케팅 부서가 잘 나가고 있을 때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다. 그러면 한 단계높은 수준의 마법이 일어날 것이다.”


오래된 관계를 떠나라.

두려움과 불안이 지속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인간관계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렇다. 크리스틴은 오랜 우정에서 비롯된 상처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말한다.

“나도 그랬다. 20대에 만난 친구들과 몇십 년 동안 관계를 유지하면서 크고 작은 괴로움을 당했다. 나는 끝내는 쪽을 선택했다. 가장 친한 친구 5명과 많은 지인들과의 관계를 끊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나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좀 더 가꿔나가고 싶은 내 모습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물론 외롭기도 했다. 8년 동안 새로운 베스트 프렌드를 찾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 하지만 점점 깨달았다. 베스트 프렌드는 사실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좋은 관계, 두려움이 없는 관계는 늘 일정한 ‘거리’를 담보로 한다는 것을. 그저 흥미롭고 활력 넘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인간관계는 충분하다는 것을. 일정한 거리를 두어도 얼마든지 완벽한 친구 관계로 지낼 수 있다는 것을.”

관계는 개인의 성장을 막는 것이 아니라 도와줘야 한다. 친구보다는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자신을 더 가꾸고 싶은 사람을 만나라. 그것이 좋은 관계를 만드는 지혜다.


5분 동안 아무것도 아닌 것을 하라.

크리스틴은 집중력이 흩어질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을 하라고 권유한다. 특히 마감기한이 촉박할 때는 5분 동안 아무것도 아닌 일을 최선을 다해 한다. 집중되지 않는 압도적인 현재 상태에 완전히 머무른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서 물이 목을 타고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당황스러운 상태에 대해 마음껏 불평한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진다. 고양이의 부드러운 배를 만지면서 내가 그 순간 멍하고 바보 같은 상태라는 사실을 가만히 음미하기도 한다.

이렇게 순간적인 현실에 굴복하면 안도감이 느껴질 뿐 아니라 놀라운 일이 생긴다! 아무런 강요와 강제 없이 또 다른 현실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5분 후에는 유기적인 에너지가 생겨 또다시 힘을 낼 준비가 갖춰진다.

그녀는 말한다.
“당신의 기분을 존중해야 한다. 새로운 현실을 강요하지 말고 지금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슬플 때 슬퍼하고, 두려울 때 두려워하고, 당혹스러울 때 당혹스러워하면 된다. 두려움이나 산만함 등은 호스 속의 물처럼 삶에 들어가고 또 흘러나온다. 그대로 흐르게 놓아두면 다른 것이 들어올 공간이 저절로 생긴다.”


매일 두려움을 연습하라.

두려움과의 관계 맺기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난 후 크리스틴은 날마다 적어도 2분씩 ‘두려움 연습’이라고 부르는 것을 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보디 스캔(body scan)’을 통해 기분을 평가한다. 특히 두려움이 어느 정도의 강도로 느껴지는지(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두려움은 언제나 존재한다), 몸의 어느 위치에 두려움이 자리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두려움은 우리 몸의 불편한 감각이다. 두려움이나 스트레스, 불안(사실은 모두가 똑같다)처럼 명백하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분노나 슬픔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두려움이 억눌려 있을 때). 두려움이 마음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정서적이 아니라 ‘지적’인 차원에서 두려움을 다루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두려움이 몸 안에 위치하는 장소는 턱이나 어깨일 수도 있고 이마일 때도 있다. 그것을 찾은 후에는 1~2분 동안 다음 3단계를 실행에 옮긴다.

1단계
15~30초 동안 불편함이 당연한 느낌이라는 사실을 긍정한다. 중요한 강연이나 마감기한을 앞두고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니까. 두려움을 긍정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바뀔 수 있다.

2단계
15~30초 동안 불편함과 자신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인다. 상황에 비해 너무 큰 불안이거나 비합리적인 것일 때는 그동안 내가 외면했기 때문에 두려움이 큰 소리를 내고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때는 깊은 관심을 기울여 두려움이 내가 모르는 무슨 이야기를 해주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연설문이 별로야, 다시 써.’ ‘엄마한테 전화드려.’). 오렌지 즙을 짜듯 두려움이 가진 지식을 짜낸다. 두려움은 좋은 조언자가 되어줄 수 있다.

3단계
그 다음에는 최대한 여유를 가지고 두려움을 느껴본다. 이 단계가 매우 중요하다. 절대로 두려움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두려움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다. 두려움과 오롯이 함께 자리하면서 느껴보는 것이다. 반려견이나 친구, 연인과의 시간처럼. 보통은 30~60초 동안 한다. 이렇게 존재를 알아주고 난 후에는 대부분 두려움이 사라진다.

하루 동안 불안이나 초조함이 느껴질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한다. 크리스틴이 제시한 이 두려움 연습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렇게 1주일 정도 시간이 흐르면 두려움과 불안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불면과 우울감, 분노 등의 문제들도 해결된다. 그러고도 계속하면 에너지가 넘치고 의식이 맑아진다.

크리스틴은 말한다.
“두려움을 조언자로 상담자로 받아들이면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유쾌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편하다는 이유로 부정적 감정들을 피하면 결국 상처가 곪을 뿐이다. 고개를 돌려 정면으로 바라보도록 하라. 그러면 통찰과 지혜는 물론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자유까지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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