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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29. 2016

05. 나도 우울증일까?

<일이 나를 아프게 할 때>

우울하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 괴로워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20명에 1명이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만 100만 명이다. 중증 우울증인 주요 우울장애만 봐도 평생 한 번은 이 병에 걸리는 사람의 비율이 15%에 달한다. 여성은 4명 중 1명이 우울증을 경험한다고도 한다. 원래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하는 갱년기 여성이나 고령자뿐만 아니라 장년기나 젊은 세대, 아동까지도 우울증이 늘고 있다.

가벼운 우울증 대부분은 스트레스나 환경적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한 적응장애다. 앞장에서 말한 것처럼 스트레스나 충격적인 사건이 어떤 한계를 넘거나, 참을 수 있는 스트레스라도 장기간 지속하면서 몸과 마음에 이상이 생긴다. 적응장애 단계라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환경을 바꾸는 것으로 완전히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회복하는 예도 많다. 보통 6개월을 기준으로 잡고 그때까지 회복한 경우는 적응장애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 한계를 초월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환경을 조절해도 바로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이른바 ‘우울증’이라 부르는 단계는 여기까지 진행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환경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이고, 병 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해진다. 비유하면 적응장애와 우울증의 차이는 근육통과 골절의 차이다. 골절 단계까지 와버리면 쉬는 것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고, 좀 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해진다.
     
적응장애는 스트레스 요인이나 환경 변화 등 반드시 원인이 있는데, 우울증은 원인이 꼭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은 스트레스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별다른 계기도 없이 중증 우울증을 앓거나, 가을부터 겨울까지 우울해지는 사람도 있다. 뭐든 끙끙대며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만성적으로 가벼운 우울 상태가 이어지는 때도 있다. 
     
한편 최근 늘고 있는 것은 우울 상태뿐 아니라 감정의 기복을 보이는 사례다. 보통은 침울해지는 모습에 관심을 두는데, 경과를 잘 살펴보면 기분이 지나치게 고양되는 시기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그 반동으로 우울 상태가 오는 일도 있다.

이렇게 우울과 동시에 조증이나 경조증(輕躁症)을 반복하는 유형을 양극성장애(조울증)라고 한다. 최근에는 이른바 ‘우울증’의 절반가량이 양극성장애라고 밝혀졌다. 특히 젊은 사람이나 산후에 발병하는 우울증에는 양극성장애가 많다. 우울증이라는 생각에 치료했더니 극심한 조증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조전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이처럼 우울증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으니 원인과 상태를 잘 판단해서 대처해야 한다. 
     
우선 본인이 우울증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해보자. 

이 진단표는 미국정신과의사 정(W.W.K. Zung)의 우울증 자가평가척도(Self-Rating Depression Scale, SDS)로 오랫동안 우울증 자가진단에 사용되어왔다. 정신 의료 현장에서도 흔히 쓰인다.
     
자, 당신은 몇 점이 나왔는가? 만에 하나 50점을 넘긴 경우에는 우울증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니 빨리 전문의와 상담하기 바란다. 가벼운 우울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휴식시간을 늘리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재검토하는 등 지금 당장 손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전문의와 한번 상담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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