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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29. 2018

05. 우연을 기회로 만드는 방법?

<창의력을 씹어라>



두께 0.1mm의 신문지를 몇 번 접어야 달나라에 도달할 수 있을까?
백만 번? 아니 백억 번? 틀렸다.
겨우 42번이다. 작은 일이라고 해도 거듭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Continuous
우연을 기회로 만드는 방법!

울퉁불퉁 근육, 그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끊임없이 운동을 거듭하면 터미네이터 같은 우람한 가슴과 초콜릿 복근을 가질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속성은 우리 두뇌를 창의력이라는 탄탄한 근육으로 거듭나게 만든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존 크럼볼츠(John Krumboltz) 교수는 ‘계획된 우연의 이론(Planned Happenstance Theory)’을 제창했다. 그는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환경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졌을 때 그것을 기회(chance)로 받아들일지, 예기치 못한 재난(unexpected disaster)으로 받아들일지에 따라 삶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맞닥뜨린 우연을 재난이 아닌 기회로 바꾸는 것이 당신의 본분이요, 소명이다. 크럼볼츠는 이를 위해선 아래 다섯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호기심(Curiosity)
·지속성(Persistence)
·유연성(Flexibility)
·낙관주의(Optimism)
·모험심(Risk-taking)

이 중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지속성’이다. 집착력이라 해도 좋겠다. 제대로 된 결실을 추구하기 위해선 초지일관 지속적으로 일을 추진해야 하고, 그래야만 우연을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찾아오는 우연은 없듯, 창의력도 결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지속성은 창의력과 어떤 관계일까?

창의력 전문가인 로버트 와이스버그(Robert W. Weisberg)는 “진정으로 창의력을 구현하기 위해선 관련 전문 분야에서 10년 동안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10년 법칙’을 제기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창의력과 지속성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한 몸인 셈이다.

•무슨 일이든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한 발 한 발 꾸준히 나아갈 것!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 갈 것!

이는 언뜻 들으면 특별하거나 색다른 비법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행위다. 하지만 이런 지속성 여부가 개인과 조직의 영고성쇠를 좌지우지해왔다. 한없이 자유로워 보이는 주인공의 탁월한 창의력도 단조로운 일상을 견디며 쌓은 내공을 통해 발현되는 것일 뿐. 창의력은 까만 밤하늘에서 불현듯 섬광처럼 다가오는 게 아니다.

급변하는 경쟁 환경에서 ‘앞만 보고 쉼 없는 전진하라!’는 무딘 주장은 난센스일 수도 있다. 그래선지 종종 지속성을 진부한 정신론쯤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다. 세련미 넘치고 합리적인 것만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기는 이들에게 지속성은 매력이 결여된 무미건조한 요소일 수 있다. 또한 무모하고 고집스러운 시골뜨기의 관념 정도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개인이든 조직이든 창의력의 성패를 가른 분기점은 끊임없는 도전, 즉 지속성이 기본이란 사실만큼은 잊지 말자.

‘인디언들이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게다. 그들이 지내는 기우제에는 어떤 특별한 효험이 있어서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어떤 효험 덕분이 아니라 비가 내릴 때까지 열흘이고 한 달이고 쉬지 않고 계속해서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삶에 대해 적극적인 인디언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남태평양에 사는 원주민들은 나무 주변을 둘러싸고 “쓰러져라! 쓰러져라!” 하고 목청껏 외친다고 한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소리를 지르면 나무가 실제로 쓰러진다는 것이다. 이는 정병태의 《감사의 말 한마디》에나오는 이야기다. 어떤 말일지라도 만 번 이상 되풀이하면 반드시 미래에는 그 일이 이루어진다는 인디언들의 격언과도 맞닿는다.

당신이 무언가에 도전했다 실패로 끝났다면 이유는 하나다. 도중에 도전을 멈춘 탓이다. 성공하는 그날까지 계속했다면 반드시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처럼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비법도 사실은 지극히 단순하다.

그런데 말이다. 로버트 와이스버그의 ‘10년 법칙’보다 훨씬 더 강도 높게 지속성의 중요성을 주장한 이가 400년 전에 존재했다면 믿겠는가?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蔵)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쌍검을 사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이천일류(二天一流) 병법의 원조다. 13세부터 29세까지 벌인 60여 회의 싸움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명실공히 당대 최고의 검객이었다. 그는 각지를 떠돌며 수행에 몰두하다 50세 때부터는 병법을 연구해 《오륜서(五輪書)》를 남겼다. 이른바 일본판 《손자병법》이다. 그 안엔 이런 심오한 구절이 등장한다.

“천일(千日)에 걸친 연습은 단(鍛)이며, 만일(萬日)에 걸친 연습은 연(鍊)이라 한다. 그 점을 가슴속 깊이 새겨들어라.”

이 말인즉, 끊임없는 반복(양적 반복)을 통해서만 비로소 질적 변화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세상을 향해 “단련(鍛鍊) 좀 했다”고 말하고 싶다면 단(鍛)의 3년과 연(錬)의 30년을 합친 33년 정도는 연습을 해야 무사시의 말에 합치된다. 무사시가 전하고자 하는 요지는 실로 단순하지만 그 심오함은 일반인들의 생각을 몇 곱절이나 뛰어넘는다.

영어로 ‘성공하다’란 의미인 ‘Succeed’엔 ‘계속하다’라는 의미도 함께 들어 있다. 분명 ‘성공’하기 위해선 그것이 어떤 일이든 손에서 놓지 말고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제대로 된 아이디어를 도출하려면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수년 혹은 수십 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지속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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