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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07. 2018

08. 대기업의 면모를 갖추고 세계로 나아가다.

<징둥닷컴 이야기>



2010년 말에 징둥 직원 수는 8,000명 가까이 되었다. 이때 중국 네티즌 규모는 이미 4억 5,700만 명이었으며,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모바일 네티즌 규모는 3억 300만 명에 달했다.
  
또한 같은 해 징둥은 사무실을 인펑빌딩에서 베이징 쓰환(四環)에 있는 베이전스지센터로 옮겼다. 이는 징둥의 발전사에서 보면 이목을 끌 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감회가 사뭇 달랐다. 징둥이 명실상부한 대기업의 반열에 들어섰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류창둥은 인펑빌딩의 1202호 사무실을 매입하고 나서, 쑨자밍을 비롯한 몇몇 직원에게 “여기 수돗물은 그냥 마셔도 된다”라고 자랑스레 말하며 흐뭇해했다고 한다. 징둥은 인펑빌딩에서 꼬박 8년을 보냈는데, 나중에 입사한 직원들은 이곳을 가리켜 절대 있을 곳이 못된다며 악평을 했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 나서 여직원들이 갇히곤 했다. 그때마다 남직원들이 동원되어 문을 강제로 열었다. 게다가 화장실에 갈 때마다 항상 줄을 길게 서야 했고 온갖 오수가 바닥에 흥건해서 뒤꿈치를 들고 다녔다. 컴퓨터 뒤쪽에는 바퀴벌레 잡는 테이프가 더덕더덕 붙어 있었고 아침에 출근해서는 컵을 최소 3번 정도 씻어야 사용할 맘이 생길 정도였다.
  
인펑빌딩은 징둥멀티미디어에서 징둥상청으로 변화되는 역사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베이전스지센터의 빌딩관리회사는 징둥이 월세나 제대로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2014년에 징둥은 이 빌딩의 6개 층을 통째로 사용했는데 층별 평수는 6,742㎡(약 2,040평)이다. 빌딩 내의 스타벅스와 서브웨이에서는 징둥 사원증을 걸고 열심히 무언가를 토론하거나 컴퓨터를 두드리는 직원을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스물 남짓한 젊은 친구들이 30~40대 공급업체 담당자와 노련하게 협상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는데, 30분 만에 미팅한 건을 마치면 다음 미팅이 연이어지곤 한다.
  
2013년 3월 30일에 징둥은 새로운 로고를 발표했다. 은색 금속광택으로 반짝거리는 몸체에 미소를 띤 ‘조이(Joy)’라 불리는 강아지가 징둥의 마스코트다. 인터넷 주소도www.360buy.com에서 www.jd.com으로 바꿨고 회사명도 징둥상청의 ‘상청’두 글자를 없애 ‘징둥’으로 변경했다. ‘상청’은 소매업체 느낌이 드는 단어이기 때문에 이 단어를 없앰으로써 그 위상이 단순 소매업을 벗어났음을 대외적으로 선포한 것이다. 동시에 향후 금융, 물류,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로 확장해나가겠다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새로운 로고를 발표했을 때 징둥이 공개한 회사규모는 이렇다. ‘창고면적 100만㎡, 연간 교역액 600억 위안, 직원 수 3만 명, 상품 종류 수천만 개, 액티브 회원 수천만 명.’


징둥은 경이로운 속도로 성공가도를 걸으며 경쟁상대도 계속 갈아 치웠다. 그러다 보니 징둥을 흠집 내려는 갖가지 소문도 끊이질 않았다. 그중에 자금줄이 끊겼다는 소문이 특히 계속 들려왔다. 2012년 8월 대형가전 가격할인전쟁을 치른 이후 그 소문은 더욱 무성해졌다. 일부 공급업체는 회사를 찾아와 대금선불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위험한 투자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2013년 1월 15일 징둥그룹 홍보부 부총재인 리시(李曦)가 징둥에 입사했다. 그녀가 인터넷에서 ‘징둥 자금줄 막힘’을 검색하니 관련뉴스가 614건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펀딩관련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다. 2011년부터 2014년 5월 나스닥 상장 전까지 투자 유치 누계총액은 20억 2,6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주주명단에는 캐피탈투데이, 불캐피탈, 타이거펀드, 힐하우스캐피탈, DST, 세쿼이아캐피탈(Sequoia Capital), KPCB China, 캐나다온타리오교원연금계획(Ontario Teachers’Pension Plan), 텅쉰 등이 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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