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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15. 2018

02. 부자는 두렵지 않지만 노력하는 부자는 두렵다.

<당신의 재능이 꿈을 받쳐주지 못할 때>



고등학교 동창인 라오가오(老高)는 일본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구매대행 일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낸다. 식당 사장이지만, 낮에는 설거지도 하고, 한창 바쁠 때는 서빙부터 계산까지 혼자서 완벽하게 해낸다. 시간이 좀 나면 마트를 돌며 구매대행을 요청한 고객을 위해 물건을 산다. 퇴근하면 재고 조사를 하고, 그 일이 끝나면 한밤중에 우체국을 찾아 국내 고객에게 물건을 배송한다.
  
라오가오는 숨이 막힐 정도로 지칠 때면 내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때마다 나는 내 주위에 끊임없이 노력하는 부자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고는 돈 많이 벌어서 우리 아들 기저귀 좀 보내달라고 농담하며 격려한다. 열여덟 번째 부자 이야기를 하고 나서 우리는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부자가 두려운 게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는 부자가 두려운 거라고 말이다.
  
사실 우리가 말하는 부자는 재벌 2세가 아니다. 그런 부자들은 우리와 시작부터가 다르다. 우리가 말하는 부자는 좋은 집안 출신으로 그다지 노력을 안 해도 풍족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살거나, 많은 사람이 “신은 불공평하다”라고 질투하게 만드는 대상이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부자 1:
집안이 부유하지만 자수성가하려는 유형
  
내 동창 중 부자 1호가 있다. 부모가 돈이 많은 유형이다. 그녀는 피아노 특기생이다. 1990년대 초, 그녀의 부모는 외국계 기업에 다녔다. 전 국민 월급이 200위안 정도였을 당시, 그들의 월급은 몇천 위안에 달했다.
  
피아노 레슨은 비싼 취미였다. 아이 자신도 흥미를 느껴야 하지만, 무엇보다 재력이 뒷받침되어야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아니면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부자 1호는 10년 넘게 피아노를 배웠다. 그리고 학부를 졸업하기도 전에 캐나다로 건너가 명문 음대를 다녔다. 피아니스트가 된 그녀는 전 세계를 돌며 공연을 했고, 현재 미국의 유명 음대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그녀의 부모는 일찌감치 해외에 있는 그녀를 위해 별장을 사두었고, 가족도 전부 이민을 갔다.
  
이렇게 보면 이 부자 1호는 완벽한 가정에서 태어난 완벽한 자녀이다. 모든 것이 그녀를 위해서 준비된 것처럼 보인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졸업만 기다리면 될 것 같다. 그런데 그녀는 나에게 자신이 매일 어떻게 생활하는지 말해주었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야 해. 6시에 학교 연습실에 가서 연습하고. 중간에 수업이 있으면 가서 듣고, 과외지도하면서 돈도 벌어. 수업이 없으면 밤 12시까지 피아노 연습을 하다가 1시간 동안 운전해서 집으로 오는 거야. 난 매일 이렇게 살아.”
  
  
부자 2:
배우자가 부자이지만 자기 일을 하는 유형
  
나이가 들면 돈 많은 배우자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부자 2호는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을 갔다. 남편은 돈만 많은 게 아니라 그녀를 정말 사랑해서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주었다. 해외무역을 크게 해서 재산이 몇억 위안에 달했다.
  
부자 2호는 동시통역사다. 오랫동안 일해 온 덕분에 인맥도 넓고 실력도 출중하다. 매일 중요한 회의를 다니며 바쁘게 일한다.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데리고 회의장에 갈 때도 있다. 그녀는 몇 년 후 유럽으로 이민을 가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 번은 그녀에게 이렇게 물었다.
  
“곧 이민도 가고 집에 돈도 많은데 무슨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해? 집에서 한 2년 정도 놀다 가면 되잖아.”
  
“남편 돈도 물론 내 돈이지.” 부자 2호가 말했다. “근데 나만의 취미와 가치는 있어야 해. 이민을 가서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생각 안 해봤지만, 중국에 머무는 동안은 바쁘게 지내야지. 그래야 아이한테도 본이 되지 않겠어? 난 우리 애가 나중에 엄마는 왜 일도 안 하냐고 묻지 않았으면 좋겠어.”
  
  
부자 3:
부유하지 않아도 노력하면 된다는 사고를 지닌 유형
  
부자 3호는 나보다 두 살 어린 동생이다. 대학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알게 된 친구다. 당시 그는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였다. 우리는 같은 조에 배정되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
  
부자 3호는 어려서부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 농촌에서도 몹시 가난한 지역에서 살았다. 큰 산을 넘는 데만 사흘이 걸렸다고 한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집에서는 공부해야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그를 공부시켰다.
  
부자 3호는 고등학교 때 현도(縣都, 현 정부 소재지)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다.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며 애쓴 결과 그는 대학교 첫해에 학비를 혼자서 다 부담했다. 우리는 그 뒤로도 가끔 연락하며 지냈다. 그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늘 자신을 단련시켰고,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창업했다.
  
졸업 후 2년째 되던 해에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밤늦게까지 고객들을 접대하다 대리운전을 부르기 일쑤였다. 다시 그를 만났을 때 그는 MBA 과정을 밟고 있었고, 이미 부모님을 베이징으로 모셔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예전 일을 얘기하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대학 졸업 당시 전 지하실에서 살았어요. 몇백 위안을 가지고 중고 노트북을 샀죠. 지금처럼 제가 MBA를 다닐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많은 사람은 모든 걸 다 가진 상태에서 태어나지만 저는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제힘으로 충분히 돈을 벌 수 있었어요.”
  
부자 세 명의 이야기를 듣고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부자였거나 아니면 좋은 남편, 좋은 기회를 찾은 거잖아요. 저는 그럴 수 없어요.”
  
어쩌면 질투 어린 말투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뭐 돈이 많다고 해서 꼭 행복한가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그들은 여전히 부자이고, 당신은 여전히 부자가 아니다. 부자들의 재산이 어디에서 왔든지 간에, 자기 자신 또는 가족을 위해서 죽을 만큼 노력하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위 세 사람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돈이 있고 없고의 문제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부자들도 이렇게 노력하는 데 당신이 노력을 안 하고 살 방도가 있겠느냐는 말이 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 우리 주위에도 이런 부자가 한 명쯤은 있을 것이다. 물론 재벌에는 못 미치지만, 우리보다는 훨씬 여유가 있다. 우리보다 더 많은 걸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리처럼, 심지어 우리보다 더 많이 노력한다. 다만 많은 사람이 이런 현실을 직시하려고 하지 않고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그 사람은 집에 돈이 많아서 기회를 얻은 거야.”
“남편이 부자라서 자기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거지. 나는 집세까지 내야 하니 바쁠 수밖에.”
“일이 그렇게 힘든데, 아르바이트할 시간이 어디 있어?”
  
부자는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에 더 부자가 되는 것이다! 부자인 여성이 돈 많은 남자를 만나더라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모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같이 노력해서 결과적으로 더 부유해지는 것이다! 부자가 두려운 게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는 부자가 두려운 것이다.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돈을 싫어한다고 말하지도, 자신에게는 물질에 대한 욕망이 없다고 말하지도 마라. 이것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기본적인 욕구다. 부끄러워할 게 전혀 없다.
  
당신이 지금 부자가 아니라고 해도 부자들의 용기를 어느 정도 가져야 한다. 늘 자신이 가난하다고 말하지 마라. 심리적인 암시가 늘수록 당신은 더 가난해질 것이다! 인생에 실패하고 여자친구가 변심한 이유를 가난 탓으로 돌리지 마라.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평생 부자가 될 수 없다.
  
라오가오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예전에 내가 먹은 밥그릇도 메스꺼워서 못 만졌는데, 지금은 남이 먹은 밥그릇을 씻는다니까.”
  
사실 구매대행을 하는 그녀 역시 부자다. 고등학교에서 우리가 교복이나 싸구려 보세 옷을 입을 때, 라오가오는 매일 아디다스나 나이키 같은 브랜드를 입었다. 집안 형편이 좋았던 라오가오가 그렇게 많이 고생하고,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그렇게 애썼다는 것을 같은 방에서 같은 침대를 쓰던 나조차도 전혀 알지 못했다.
  
라오가오는 의상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며, 지금은 일본인 의상 디자이너와 협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래의 라오가오는 인터넷 스타인 소림수녀(少林修女)가 말한 것처럼 따뜻하고 예의 바르며 점잖게, 돈 있는 사람의 향기를 발산할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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