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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19. 2018

06. 영화 인턴에서 앤 헤서웨이의 연기가 빛났던 이유

<몸짓 읽어 주는 여자>



<프린세스 다이어리> <레미제라블>로 친숙한 여배우 앤 해서웨이와 수식어가 필요없는 로버트 드 니로가 함께 나오는 <인턴>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 앤 해서웨이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30대의 성공한 여성 CEO로, 로버트 드 니로는 은퇴 후 앤의 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하는 역할로 나온다. 

이미지출처 - 영화 ‘인턴’


영화에서 직원들이 동료를 축하해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들은 축하의 소리를 지르며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 그 현장을 지나가던 앤 해서웨이를 보고 축하의 자리에 있던 친한 여직원이 앤을 향해 이쪽으로 와서 함께 축하하자고 손짓한다. 그러나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던 앤은 손가락으로 가던 방향을 가리키며 빨리 가야 한다는 입 모양을 만들어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는 아쉽다는 얼굴 표정을 지으며 ‘나도 정말 함께 축하해 주고 싶은데 아쉬워’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런데 이때 앤은 단지 아쉬운 표정만을 짓는 것이 아니라 몸짓을 더해 그 아쉬움이 진심임을 강조한다. 바로 한 손을 가슴에 올리는 몸짓이다. 


이미지출처 - 영화 ‘인턴’


관객의 대부분은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쳤을 이 몸짓을 연기자는 의식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영화 속의 모든 상황이 만들어 낸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영화를 보며 스토리에 빠져들고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을 함께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관객들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연기자들은 손의 위치뿐만 아닌 고개, 몸, 다리, 팔, 발 등 온몸의 신체부위를 이용해 연기를 한다. 또 각 신체부위의 움직임, 각도, 빠르기, 크기, 위치들을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보통사람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얼굴과 몸의 근육까지도 세세히 사용할 줄 안다. 그렇게 그들은 대본 위의 글자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가슴에 손을 올리면 
진심이 더욱 잘 전달된다.

우리가 보통 상대방과 진심・거짓을 논할 때 사용하는 표현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해라.”
“가슴에 손을 얹고 이야기해라.”
“양심에 손을 올리고 이야기해라.”

이 표현들을 잘 살펴보면 우리의 몸짓(비언어적 표현)을 제대로 묘사하고 있다. 입술에 침을 바르는 행동은 긴장・불안 상태를 나타내는 몸짓으로, 거짓말을 할 때 관찰되는 몸짓이다. 또 가슴에 손을 올리는 행동은 우리가 누군가에게 진심을 전하고 있을 때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진심’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몸짓이다. 

가슴에 손을 올리고 말하면 그 이야기에 진실성이 더해진다. 왜냐하면 그 말이 심장에서, 양심에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시각적 표현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심장이 있는 부분에 손을 올려 ‘지금 내가 하는 말은 이 심장에서 나오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우리가 애국가를 부르거나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할 때 오른손을 심장에 올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나 역시 강의에서 첫인사와 끝인사를 할 때 항상 가슴에 한 손을 올리고 인사를 전한다. 강의를 시작할 때는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을 전하며 마음에 손을 얹어 진심을 전한다. 강의를 마칠 때는 강의시간 내내 경청해 주신 분들과 그분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인사를 전하며 마음에 손을 얹어 진심을 전한다. 

진심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마음에서 나온다.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당신이 ‘마음이 아프다’ ‘가슴이 찢어진다’라고 말하며 손을 올리던 그곳이다. 그곳에 마음이 있고 진심이 나온다는 것을 우리는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정치인과 연예인은 
이 몸짓 하나로 많은 말을 대신한다.

가슴에 손을 올리는 이 몸짓만 잘 활용해도 한층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몸짓은 ‘나의 진심과 진실’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뜻도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 몸짓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와 공감을 모두 아우르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비언어적 표현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토크쇼에서 게스트가 슬픈 이야기를 하거나 힘들었던 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에 알맞은 표정을 지으며 가슴 중앙에 한 손을 올린다. 너무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가슴 중앙에 양손을 포개어 올리기도 한다. 이 간단한 제스처를 통해 상대는 그녀가 아주 깊게 공감하고 있음을 느낀다. 

가슴에 손을 올리는 이 몸짓은 감탄사와 같은 언어와 함께 쓰이면 더 강력한 공감을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사랑하는 친구의 슬픔, 가까운 직장 동료의 상실, 가족의 아픔 등에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굳이 애써 할 말을 찾을 필요가 없다. 그저 상대의 말에 공감하고 그에 맞는 표정과 그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이 몸짓 하나만으로도 당신의 정성과 진심을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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