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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25. 2018

06. 퇴직 전에 완벽히 창업 준비를 해라.

<대한민국 장사 천재들>



많은 사람들이 창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가운데 50~60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개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다니다가 퇴직하면서 어쩔 수 없이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직접 접한 사람들만 해도 대기업 임원, 고위 공무원, 금융회사 간부 등 면면이 화려하다. 상당수는 비즈니스 경력이 풍부하고 꽤 많은 자금이 있어서 창업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창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실제로 이들의 창업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베이비부머가 끝없이 창업을 하지만 절반은 부도가 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면 대체 왜 이들이 창업에 실패하는 걸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시류에 편승한 아이템 선정, 영업 능력 부족, 고객 서비스 마인드 부족, 체면과 위신에 대한 집착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 있다. 바로 창업 준비 부족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퇴직 전에 철저히 창업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창업 준비는 퇴직하고 나서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실패의 큰 원인이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회사를 다니면서 충분히 준비하여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직업의 종말》의 저자 테일러 피어슨은 말했다. “분명한 건 지금 우리가 일자리의 정점에 서 있으며, 직업의 종말에 다가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단호하게 머지않아 직업의 시대가 끝날 것이라고 말한다. 전 세계적인 교육 수준의 향상과 첨단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안정적인 직장이 점차 사라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60년에서 2000년까지 연평균 25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지만, 21세 첫 10년 동안 일자리는 무려 10만 개가 사라졌다고 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직장에 안주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창업하는 게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위험부담을 최소화한 창업의 길 두 가지를 제시한다. 단계별 접근(Stair Step)과 수습생활(Apprenticeship)이다. 

전자는 직장에 다니면서 부업을 하면서 성공에 대한 자신감과 비즈니스 노하우가 생길 때 창업하는 것이고, 후자는 자신이 원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그 분야의 사업 노하우를 습득한 후 창업하는 것을 말한다. 둘의 공통점은 퇴직 후에 준비하는 게 아니라 직장에서 다니면서 창업을 준비한다는 점이다. 

전 세계인이 이용하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는 직장에 다니는 한 청년에 의해 만들어졌다.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그는 애인에게 줄 캔디 상자를 구하기 위해 광고를 올렸다가 수십 명으로부터 팔겠다는 연락이 온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렇지만 당장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다. 회사를 다니면서 부업으로 이베이를 하다가 어느 순간 회사의 급여보다 몇 배 많은 수입이 들어오자 비로소 퇴직을 결심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창업의 순탄대로를 걸어갔고 억만장자가 되었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도 HP를 다니면서 창업했으며, ‘신발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O2O 서비스 기업 ‘왓슈(Whatshoe)’의 창업자도 직장을 다니면서 창업했다. 

우리나라에도 직장을 다니면서 창업 준비를 완벽히 마쳐서 성공 궤도를 걷는 케이스가 많다. 두 케이스를 소개한다. 

먼저, 미국에서 숙취 음료를 파는 ‘82 LABS’. 이 회사의 이시선(28세) 대표는 직장에 다니면서 창업 준비를 마쳤다. 테슬라에 다니던 이 대표는 미국에 숙취 음료가 없다는 점을 간파, 한국의 숙취음료를 제조해 팔기로 했다. 회사에서 제품 개발을 해온 경력을 살려 숙취 아이템의 시장성을 충분히 조사했고 자신감이 들어 창업했다. 그 결과는 성공이 적었다. 3개월 만에 40만 병이 팔리면서 매출 30억을 돌파했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 창업 준비를 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요즘은 창업이 어렵지 않다. 이전에는 내가 어떤 제품을 만들려면 그 제품을 생산할 설비와 공장이 있어야 하고 자본금도 많아야 한다. 지금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공장이 없어도 좋은 설비와 인력을 갖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가 많아서 내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준다. 자본금 조달도 ‘엔젤리스트’처럼 투자자와 연결해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면 된다. 꼭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간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소액으로 샘플을 만들고 주변 사람 반응을 살폈다. 숙취해소음료는 유독 반응이 뜨거웠다.”

이렇게 해서 창업을 결심하자, 오히려 회사 팀장이 적극 투자해주었다. 

온라인 쇼핑몰 ‘세 여자’의 최광종(33세) 대표 역시 패션 회사 이랜드에 다니면서 창업 준비를 꼼꼼하게 마쳤다. 그는 회사에서 사내 브랜드를 컨설팅하는 경력을 쌓으면서 온라인 패션 쇼핑몰 창업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자신의 손에 의해 대박이 터지는 걸 경험한 그는 마침내 창업을 결심했다. 최 대표는 자신의 창업 과정을 이렇게 말한다. 

“원래 패션 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창업에 대한 비전도 있었고요. 원래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는데 경영학과 의상학 수업도 많이 수강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의류 쇼핑몰 사업을 시작하려 했지만 이랜드 입사가 확정된 것을 계기로 직장에서 경력을 쌓은 뒤 업계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창업 준비는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 해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퇴직 후에 창업을 준비하는 것보다 직장에 다니면서 준비하는 게 더 높은 성공 확률을 보장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는 베이비부머를 포함해 전 연령의 창업 희망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부업을 하든, 비즈니스 노하우를 완벽하게 익히든, 어느 쪽이든 퇴직 전에 만반의 창업 준비를 해야 한다.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의 저자 패트릭 맥기니스는 월가에서 잘 나가는 투자사 직원이었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언제 직장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게 되면서, 이를 계기로 직장에 다니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서 시간과 자원의 10%를 사업에 투자한다는 ‘10퍼센트 사업가’(10% entrepreneur)가 되었다. 현재 전 세계에 12개가 넘는 기업의 오너가 된 그는 이렇게 말한다.

“10퍼센트 사업가는 가용 시간의 10퍼센트, 가능하면 자산의 10퍼센트를 새로운 사업과 기회에 투자하는 사람을 말한다. 10퍼센트 사업가는 기존의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서 자신의 장점과 관심사, 커리어와 맞아떨어지는 사업 기회를 고른다. 그래서 자신이 만들어내는 모든 성과의 주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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