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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22. 2018

03. 돈이 없어도 여가에는 돈을 쓴다.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호텔 산업의 미래에 영향을 줄 
인구현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먼저 가구의 변화를 들 수 있다. 
4인 가구에서 1~2인 가구로, 가구원 수는 줄어드는 반면 가구 수 자체는 늘고 있다. 이 변화가 호텔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걸까? 과거 4인 가구가 많았던 시절에 사람들이 주로 찾는 숙박업소는 콘도였다.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더라도 호텔보다는 펜션을 선호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음식을 조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2인 가구가 대세인 지금, 집에서도 안 하는 밥을 밖에서 할까? 더욱이 1~2인 가구가 많다는 것은 비혼으로 혼자 살거나, 부부가 아이 없이 사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양육비, 교육비 부담이 없는 만큼 경제적 여유도 있다. 그러니 당연히 더 고급스러운 잠자리와 식사를 찾을 것이다.


둘째, 소비 인구의 크기가 달라지고 있다. 
호텔의 주요 이용객이었던 베이비부머 1세대가 은퇴를 시작했다. 그들은 예전만큼 호텔에서 돈을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할 베이비부머 2세대가 있다. 1968~74년에 태어난 이들은 심지어 1세대보다 규모가 더 크다. 물론 이들의 소비성향이 베이비부머 1세대와 똑같을 수는 없다. 단적으로 이들은 무조건 고급만 지향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사회적 성취를 거둔 집단이므로 고급 행사나 모임이 있을 때에는 호텔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베이비부머 1세대가 빠져나간다고 해서 당장 호텔 시장의 소비규모가 축소되지 않는 이유다. 단, 장기적으로 볼 때는 40대 인구가 점점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계급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과거 연공서열식으로 직급에 따라 소득이 올라가던 공식은 깨질 것이므로 호텔을 이용할 만큼의 경제적 여유가 있는 40~50대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더욱이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은퇴자들이 많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50~69세 은퇴자 및 은퇴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사가 실시한 설문에서 은퇴자 54.3%, 은퇴예정자 52.4%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더 저축하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한다고 응답했다. 안 그래도 교육비 부담이 커서 노후 준비를 미뤄둔 이들이 많은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직장에서 밀려난 명예퇴직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후대책이 부실한 은퇴자들은 결국 노동 시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들 때문에 노동 시장은 갈수록 유연해질 것이며, 같은 중년층 안에서도 능력에 따른 소득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러나 명심할 것이 있다. 전체적으로 소득이 햐향평준화된다고 해서 모든 이들의 소득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양극화가 호텔 비즈니스에 직격탄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호텔 예식의 경우, 혼인 인구 감소로 예식 사업 규모는 축소되겠지만 최상위층을 위한 고급 호텔 예식 시장은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다. 다만 대규모 하객을 수용할 특급 홀의 크기를 조금 줄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어찌됐든 대다수 서민에게는 문턱이 더욱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넷째, 80세를 맞이하는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만 60세를 기념하던 ‘환갑 잔치’를 기억하실 거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환갑 잔치는 집안 모임이자 동시에 마을잔치였다. 당시 주요 버스정류장의 단골 이름이었던 ‘○○컨벤션’이 환갑 잔치의 주무대였다. 그러다 사람들이 오래 살기 시작하면서 환갑 잔치는 없어진 지 오래고(동시에 ○○컨벤션도 사라진 곳이 많고) 요즘에는 칠순조차 거창하게 기념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가족들이 고령 부모님의 생신을 특별히 기념하는 행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팔순 잔치가 과거의 환갑 잔치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 남성들의 평균수명은 79세, 여성은 84세다. 남성에게는 평균수명을 넘어선 나이라는 점에서, 여성에게도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증거라는 점에서 여든은 기념할 만하다. 그런데 이런 개념적 중요성보다 더욱 중요한 인구학적 사실이 있다. 바로 팔순 부모들의 자녀 연령이다. 최근 팔순을 맞은 고령자들의 자녀는 대개 40대 후반~50대 중반이다. 경제활동을 가장 활발히 하고 소득도 높을 시기다. 거기에 이들이 태어났던 1960년대는 출산율이 4.0 수준이었다. 가장 소득이 높은 연령대 형제자매가 3~4명인 경우, 부모의 팔순을 각별히 기념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따라서 팔순 잔치는 아무래도 좀 ‘고급진’ 곳에서 해드리려 한다. 바로 호텔이 그곳이다. 2018년 팔순을 맞은 분들이 약 24만 명이고, 2022년이 되면 약 32만 명이 팔순 잔치, 아니 가족 모임의 대상이 된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인구현상은 비혼 증가다. 
특히 30~40대에서 미혼 및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과거에 비해 거주지 크기가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가 없으니 굳이 큰 집이 필요 없고, 대신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부양 부담이 없으니 소득은 줄어도 경제적 여유가 있다. 과거에 비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해외가 아니더라도 주말에 온전한 휴식을 위해 또는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호텔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호텔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인구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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