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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ug 01. 2016

00.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 연재 예고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

                                                                                                                                 

2016년 대한민국은 지난해에 있었던 파라벤 치약 파동에 이어 가습기 살균제로 무척이나 가슴 아픈 일들을 겪고 있다. 그저 일상생활에서 조금 편리하고 위생적으로 살고자 했을 뿐인데, 오히려 그로 인해 가족을 잃은 분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그 마음은 감히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아토피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우리 주변의 생활용품 속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를 쓴 지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올해 이 책을 다시 쓰며 지나온 인생을 돌이켜보니 정말 많은 일이 스쳐 간다. 사람의 인생은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데, 그렇다고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럽다고 생각했던 그 시간, 둘째 아이를 낳고 그 아픈 아이를 키우며 힘들어했던 시간이 결코 고난의 시간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축복의 시간이었다. 그 시간으로 인해 평범한 화학연구원으로 살던 내가 생활 속 화학물질의 위험을 깨닫는 전환점을 맞게 되었고,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평범한 주부였던 내가 고통의 순간들을 버티고 버텨 ‘친환경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 걸 보면, 인생은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과 같다. 단 한 번도 환경운동을 하는 지금의 내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 그저 과학이 좋고 재미있어서 과학자를 꿈꿨고, 여느 학생과 마찬가지로 관련 학과를 선택했으며, 쭉 그 길을 걸어갈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깨끗하고 편리하기 위해 사용했던 화학제품들이 내게 독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그것은 사랑하는 가족과 나를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그걸 깨달은 순간부터 모든 화학물질에서 벗어나고자 일상생활의 모든 패턴을 바꿔버렸다.
     
들어가는 재료조차 제대로 나와 있지 않은 시중의 제품을 믿지 못했다. 그래서 화학물질이 잔뜩 들어 있는 시중 제품이 아닌, 내 손으로 직접 자연에서 나온 물질들로 제품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아이를 비롯한 모든 가족이 건강해지는 것을 본 후 나는 사명감이 생겼다. ‘우리 아이처럼 화학물질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이 정말 많을 텐데 나의 경험을 나누면 좋지 않을까?’
   
내가 아는 지식과 정보를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책을 쓰게 되었고, 이후 ‘그린스타트 운동’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정부와 기업체에서 생활 속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일들을 해오고 있다. 강의와 강연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말을 듣곤 한다.
     
“나는 화학제품을 30년 이상 썼는데도 아무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공포심을 조장합니까”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씀드린다. “저희 시아버님은 올해 여든이 되셨는데, 담배를 60년째 피우고 계십니다. 아직 아무렇지도 않으시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담배가 안전한가요”
   
과거에는 괜찮다고 했던 성분들도 시간이 지나서 유해하다고 판정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공공연하게 TV와 광고에 담배 피우는 장면이 나왔지만, 지금은 금지된 것처럼 말이다.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을 비롯한 각종 발암성 물질들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화학제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갈수록 다양한 화학제품들이 출시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위생과 생활의 편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더 자주 사용하고 있다. 
     
우리 몸은 하천의 물이 자정작용을 하는 것처럼 오염물질을 해독하고 배출하는 자정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능력을 훨씬 넘어서는 오염물질이 장기간 들어오면 자기 정화 능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그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의 아이들, 임산부, 그리고 여성들은 그것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단지 편리하다는 이유로, 위생적이라는 이유로 별 고민 없이 화학제품을 사용하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편리를 위한 그 제품들에 의해 공격당하고 있다. 처음에는 내 아이의 병을 낫게 하려는 일념 하나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화학물질의 남용에 의한 피해를 막는 것이 사명이 되었다. 
     
유해화학물질은 곳곳에 널려 있으며 이제 환경문제는 그 어떤 경제적 이득보다도 공동체 사회의 가치로서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화학물질의 진실, 이제는 알아야 한다. 이 책이 아픈 아이를 둔 엄마뿐만 아니라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자 하는 모든 엄마에게 무의식적으로 사용해온 수많은 합성세제와 생활용품들에 관해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지은이 ㅣ 김나나

화학자, 친환경 전문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 단국대학교 화학과 졸업 후 건축자재와 도료 등을 생산하는 화학제품 생산업체의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연구원 생활을 하던 중 두통, 현기증, 피부 질환 등의 증상을 경험하면서 각종 화학성분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결혼 후 둘째 아이가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받고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화학물질과 환경호르몬 등의 유해물질이 아이를 이상체질로 만든 주요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매일 사용하는 샴푸와 린스, 보디워시 등 아이 피부에 직접 닿는 각종 합성세제의 유해성에 주목했다. 이후 합성․화학 원료를 사용한 시판 세정 용품이나 청소 세제 등을 배제한 ‘김나나식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년 만에 아이의 아토피피부염은 깨끗이 완치되었고, 가족 건강을 위해 화학제품을 줄이고 세제와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썼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친환경 육아법과 살림 비법을 알리는 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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