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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28. 2018

01. 20층 빌딩을 1층부터 해체?

<미친 발상법>





앞의 사진을 보라.
왼쪽부터 차례로 3월 말, 5월 초, 6월 중, 7월 말의 모습이다.
맨 위층의 ‘KAJIMA’라는 회사명에서 알 수 있듯,
빌딩 해체가 맨 위층이 아니라 맨 아래층부터 이뤄지고 있다.

발상 전환의 극치를 보여주는
해체 공법이다.


집은 지붕부터 올린다?

5층짜리 건물이 있다. 지은 지 40년이 훌쩍 지나 비도 새고 외관도 허름하다. 건물주는 기존 건물을 허물고 10층짜리 건물로 재탄생시키고 싶어 한다. 이때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할 작업은 뭘까? 응당 건물부터 해체해야 한다.

자, 여기서 질문! 건물의 해체 순서를 말해보라. 1층부터인가? 5층부터인가? 이에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꾸한다.

“참 답답한 사람! 무슨 질문이 그래?
당연히 맨 위층부터 차례로 허물어서
마지막에 1층을 뜯어내는 게 순리 아니겠어?”

하지만 그런 발상에 반기를 든 건설사가 있다. 그 건설사는 “우리는 1층부터 부수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믿기 어렵다고?

주인공은 바로 건설회사 ‘가지마(鹿島)’다. 이 회사가 개발한 컷앤다운(cut and down) 공법은 이른바 ‘달마오토시(망치로 단 빼기)’식 해체 방식이다. 이 공법은 고층 빌딩을 맨 아래층인 1층부터 2층, 3층으로 거꾸로 해체해나가 마지막에 맨 상층을 해체한다. 그런 공법 특성 때문에 모든 해체 작업은 지상에서 이뤄진다. 구체적인 공법이 궁금한 독자는 가지마 건설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www.kajima.co.jp)



달마오토시식 해체 방식을 기존 해체 방식(위에서부터 아래로 진행되는 방식)과 비교했을 때 장점은 이렇다.


•폐자재 재생률이 높다. (약 50% → 93%)
•분진 발생이 30% 정도 줄어든다.
•지상에서 모든 해체 작업이 이뤄져 폐자재와 작업자가 낙상할 위험이 없다.
•동일한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작업 시간이 10~20% 정도 단축된다.


실제로 맨 위층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해체하는 기존 방식은 주변 사람들에게 다량의 소음과 분진을 발생시키는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가지마 건설은 달마오토시식 해체 방식으로 그런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이것은 발상 전환의 극치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여기서 큰 영감을 얻은 당신, 집 지을 때 지붕부터 올리는 발상을 꿈꿔라!


강수량과 돈의 관계?

1954년, 영국 정부는 각 지역의 텔레비전 방송권을 경매에 부쳤다.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회사들로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경영진들은 전국에 걸쳐 인구 통계를 분석하는 등 가장 부유하면서 고액의 광고료 수입이 예상되는 지역을 찾으려 애썼다.

그 결과, 많은 경영진이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에 주목했다. 당시 소규모 영화 단체 그라나다 시네마를 경영하고 있던 시드니 번스타인(Sidney Bernstein)도 방송권 획득에 관심을 가졌다. 이때 번스타인은 부하 직원에게 이런 지시를 내렸다.

“돈이 많은 지역이 아니라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을 찾아야 한다.
영국에서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장소를 찾아라!”

조사 결과,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지역은 잉글랜드 북서부였다. 이를 근거로 번스타인은 그 지역 방송권 입찰에 참여했다. 예상대로 관심을 갖는 경쟁자가 없어 방송권을 쉽게 수중에 넣을 수 있었다. 이후 번스타인은 드라마와 뉴스 등 수많은 히트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번스타인은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상대적으로 외출 횟수가 적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시청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남다른 발상 전환을 통해 문제의 본질에 접근함으로써 성공을 일궈낸 멋진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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