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
‘그렇게까지 화낼 일은 아니었는데, 왜 그랬지?’
‘이런 실수를 하다니, 내가 너무 바보 같아.’
‘저 사람은 이유 없이 싫더라.’
불 같이 화를 내곤 후회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감정을 폭발시킨 것은 나 자신이지만, 나였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혼란스러웠던 적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몇 번은 그 당시 당신의 감정이 당신의 것이 아니었을 수 있다. 과거의 나쁜 기억이 불쑥불쑥 나타나 우리를 괴롭히는 것처럼 그 나쁜 기억에 얽힌 감정도 함께 나타나 우리를 휩쓸기 때문이다. 아래의 예처럼 과거 나쁜 기억의 감정은 다른 얼굴을 하고 오늘 나타난다.
감정의 전이
한 성인 남성이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자 어린 아이로 변하여 울고, 그때 보험회사에서 도움을 준다는 내용의 광고가 있다. 이 광고는 실제로 우리의 무의식을 잘 표현했다. 사람들은 당황하고 놀란 순간 아이처럼 반응하는데, 실제로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평소와 다른 반응을 보이곤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 당시 느꼈던 감정을 다시 느끼는 경우가 있다. 어떤 대상에게 느꼈던 감정이 다른 대상으로 옮아가는 이 현상을 감정의 전이(轉移)라고 한다. 만약 특정한 상황에서 이유가 없이 불안함이나 분노 등을 느끼고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이러한 방어기제가 발동한 경우이다.
감정의 투사
“쟤는 도대체 누굴 닮아서 저렇게 소심한 거야!” 형민 씨는 첫째 아들을 보면 화가 난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싫어하고 쭈뼛거리는 아들을 보면 짜증이 나고 화를 참을 수 없다. 형민 씨는 상담을 통해 내향적이고 겁이 많은 자신을 늘 엄하게 대했던 아버지를 자신이 무서워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들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형민 씨의 마음은 투사(投射)로 인한 것이다. 이는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 욕구 등을 타인이나 다른 사물의 탓으로 돌림으로써 자신의 정서적 부담을 덜어내는 방어기제 중 하나이다.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누군가가 가지고 있을 때, 연민의 감정이 아닌 싫어하는 마음을 느끼는 것이다.
감정의 투입
민정 씨의 어머니는 민정 씨가 늘 모든 면에서 1등이길 바랐다. 성적도, 운동도, 생활태도도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었다. 민정 씨는 어른이 되어서도 늘 자신을 부족한 사람으로 여겼다. 작은 실수 하나 그냥 넘기지 못하고 스스로를 비난하고 책망했다. 어머니가 더 이상 민정 씨를 비난하지 않아도 민정 씨 스스로 어머니의 역할을 수행했다.
소리를 지르거나, 차갑게 대하는 등 어렸을 적 싫어했던 부모님의 모습을 성인이 되어 그대로 따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처럼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에게 받은 비난, 태도 등을 자기 것으로 여겨 그와 같이 행동하는 것을 투입(投入) 혹은 내적 투사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