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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05. 2018

08. 집중력을 유지하고 추진하기

<천재들의 생각 수업>



어떤 분야에서든지 신선한 생각과 순진하고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나타나게 마련이다. 대부분 이런 생각들은 자연스레 금방 사라진다. 다시 말해서 이런 생각들은 유치하고 명확하지도 않으며 유동적이고 불안정하다. 처음 우리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기대감으로 숨이 멎을 것 같은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때, 우리는 불확실하지만 그 가능성으로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생각들을 실제로 실행하려는 노력을 펼칠 때면 맹비난을 받게 되는데 이럴 경우 우리는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공격이 없다 하더라도 새로운 생각은 쉽게 부서질 수 있다. 그 생각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형태를 갖추고, 한계를 정하고, 입증을 해 보려 노력하는 그 냉정하고 힘든 일을 하다 보면, 한때 활기를 띠고 공중에 붕 떠 있는 것 같았던 그 생각들이 음침한 곳에 있는 돌처럼 무겁고 완강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창의적 과정의 바로 이 지점에서 추진력과 집중력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인 하워드 가드너 박사를 보자. 그는 오랫동안 정신의 역학관계에 관심을 가져온 온화한 성격의 사람이다. 1987년 봄에 그는 중국의 창의성과 예술 교육을 살펴보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었다. 1980년 이후 네 번째 방문이자 가장 긴 여행이었다. 중국에서 돌아와 겨우 6일 동안 그는 타자기 앞에 앉아 창의성과 예술교육이라는 주제로 400페이지 분량의 책을 빼곡히 써 내려갔다. 연구소 운영에 대한 책임감으로 정신없이 보내느라 한동안 글을 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곱 번째 날에는 가드너 박사도 쉬었다. 꿈이 있는 모든 창조자가 그렇듯이 말이다. 
  
또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존 세일즈(John Sayles)를 보자. 자신의 영화를 찍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프리랜서로 시나리오를 썼다. 한번은 그가 영화 대본을 다 쓰기 위해 LA에 있는 호텔 방에 틀어박혀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 그는 집중을 하기 위해 수영장을 들락거리고, 30분 간격으로 알람을 맞춰놓으면서 집중력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결국 그는 해냈고, 3일 만에 120페이지에 달하는 영감어린 대본을 만들어 냈다. 
  
또한 셜리 브라이스 히스(Shirley Brice Heath)라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홀쭉하고 큰 키에 반짝이는 경쾌한 웃음과 매우 우아한 자태를 가진 여인이었다. 처음 따뜻한 악수를 나눌 때부터 그녀가 좋은 가문 출신의 사람이라는 게 명백해 보였다. 잠시라도 그녀의 매너, 분명한 어투, 지적인 자신감을 느껴 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그녀가 미국 최남부의 뒷산이 있는 시골에서 자랐다거나, 친구라고는 가축들뿐이며, 수마일 안에 읽을 거라고는 성경책 하나 밖에 없는 그런 환경에서 자랐을 거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린 시절 그녀의 아버지는 외판원으로 여기저기 떠돌아다녔고, 어머니는 싸구려 가게의 점원이었다. 셜리 교수는 열여섯 살 때까지 양배추와 양상추(칼로 자르는 게 아니라 손으로 찢을 수 있는 채소)의 차이를 몰랐다. 그런 그녀가 스탠포드대학의 인문 사회과학 전임교수가 되었다는 것은 한마디로 기적이었다.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어떤 환상적인 걸음마 과정이 있었던 것일까? 어떤 기적이 있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여기에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지속적인 집중력과 추진력이다. 이것은 우리 중 누구라도 간단히 적용할 수 있는 상당히 흔한 개념으로 목적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인터뷰 과정에서 셜리 박사는 내게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운이라는 것은 정신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그런 예를 본 적이 거의 없어요. 만일 당신이 정말 충분히 열심히 일한다면, 충분히 상황 판단이 빠르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뭔가를 배운다면, 상황을 확대해 볼 수 있다면, 당신은 그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을 거예요.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쉬운 길이라는 것, 비결이라는 것은 없어요. 우리 모두는 비결을 찾고 싶어 하죠. 하지만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아요.”

물론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자신의 일에 전념하고, 초점을 유지하고, 계속 집중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놓쳐서는 안 될 아주 미묘한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추진력을 이해할 때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변경없이 완고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라고 너무 자주 오해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공격적이고, 급하게 행동하고, 공세를 받아들이고 우리 스스로를 앞으로 밀고 나간다. 여기에서 드러나는 오해는 이것이다. 충분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또는 스스로가 너무 지쳐서, 혹은 실수로, 혹은 자신이 가진 모든 도구를 사용하지 않아서, 혹은 운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는 종종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하는 결과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것만으로는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이상의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셜리 교수는 강하게 추진해 나가지만 그런 추진력에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그런 유연성으로 그녀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생겨나는 문제를 해결할 때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을 폭넓게 생각해 본다. 만일 일이 잘 되지 않을 때에는 다른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떠올려 보거나, 우선순위를 바꿔 보거나, 도서관에 가서 다른 선택 사항이 있는지를 찾아본다. 이것이 바로 완고하지 않으면서도 추진력 있게 자신의 일을 밀고 나가는 행동이다. 만일 누군가가 하나의 목표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모든 방향으로 열려 있는 하나 이상의 샛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유연한 추진력이고 이런 유연성을 갖고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한다. 바로 여기에서 혁신적인 진보를 가져오는 결과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 사이에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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