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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09. 2018

08. 바보와 싸우지 말고 도망쳐라.

<화가나도 바보와는 싸우지마라>




싸워야 할 상대는 업사이드가 있는 사람, 즉 상대함으로써 이쪽도 얻는 것이 있는 인간으로 한정하자. 분노를 부딪칠 상대도 골라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다운사이드(손해를 보는 것)밖에 없는 사람, 자신에게 아무런 의의가 없는 상대는 아무리 얽혀오더라도 상대를 해서는 안 된다. 끈질기게 얽혀온다면 힘껏 도망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다.


상대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인터넷에서 익명(때로는 실명이지만)으로 예의 없이 비상식적일 정도로 공격적으로 얽혀오는 사람들을 들 수 있다. 의원 시절에는 특히 그랬지만, 지금도 SNS에서 집요하게 얽혀오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정말 안타깝다. 그런 시간과 에너지를 생산적인 데 쓰면 좋을 텐데 하고 내가 오지랖을 부리고 싶어지곤 한다.

단순히 감정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정한 의도를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시비를 걸고 나의 반응을 유도하여 SNS에서 유명해지려는 목적을 갖고 있거나, 혹은 내 행동이나 발언에 트집을 잡아서 이겨보려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과거에는 지나치게 불합리하고 끈질기게 무례한 언사나 용납할 수 없는 표현을 해오는 통에 나도 발끈하여 그런 사람들에게 맞섰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커다란 실수였고 그로 인해 많은 것을 배운 나는 이제 그런 녀석들은 철저히 ‘상대하지 않는다’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혹은 불쾌할 정도로 얽혀오는 사람으로부터는 도망치고 있다.
  
그런 사람을 상대하더라도 내가 얻는 것은 거의 없다. 내가 되받아치면 그 모습이 인터넷상에 드러나, 그것이 아무리 논리적인 반론이더라도 유치하고 한가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만다. 감정적인 표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릇이 작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기고 만다.

상대는 나를 밖으로 끌어냈다는 사실에 의기양양해할 것이며 트집을 잡고 싶다면 얼마든지 감정적으로, 게다가 억지로 일관하기 때문에 유치한 사태가 오래 이어질 뿐이다. 귀중한 시간을 사용하여 시비에 얽힌다 해도,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시간과 평판을 잃을 뿐이다.
  
과거에 한 유명 블로거가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나의 반론을 다루었을 때, 친구가 “그렇게 반응하지 마” 하고 걱정해주었던 적이 있다. 너무나도 있는 일 없는 일을 무례하게 헐뜯어온 무리들이었기 때문에 변호사에게 상담했더니 “이런 일로 반론하거나 일을 크게 만들면 상대방이 바라던 바를 이뤄주는 꼴입니다. 무시해도 남는 것이라곤 석연치 않은 다무라 씨의 기분 정도죠. 반대로 홀가분해지고 싶다고 해서 행동에 나섰다간 전략적으로는 커다란 손해만이 돌아올 뿐이에요”라는 말을 들었다.

또 “너무 끈질기게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은 본인은 깨닫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다무라 씨를 좋아하는 경우도 있어요. 호의를 품고 있지만 표현이 서툰 탓에 공격을 해오는 경우도 있죠. 그런 사람에게 반격을 했다가는 감정적으로 꼬여서 더 끈질기고 거센 공격을 받을 우려가 있어요”라고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도 “빨리 잊고 포기하게 하려면 상대하지 말아야 합니다”라는 것이었다.
  
나는 경험한 적이 없지만, 뉴스를 보면 지하철 안이나 밤길에서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경기는 다소 좋아졌는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의 일본에서는 폐쇄감이 감돌고 있기 때문에 정신 상태가 조금 이상해지거나 화를 주체하지 못하거나 화를 내기 쉬워진 사람이 있는지도 모른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자포자기에 빠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 정의감이나 사명감에서 이런 인간을 처벌하려는 생각이나 설교하려는 생각은 위험하다.
  
그들과 얽혀서 얻을 것이 없다.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뿐 아니라 손해만 볼 뿐이라면 이런 사람에게서는 줄행랑을 쳐야 한다. 절대 얽히지 말고 관심조차 갖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 반론도 반격도 절대 금지다. 무조건 피하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도망치라. 제멋대로 지껄이도록 내버려두면 그만이다.
  
시비에 얽혀들기 전에 냉정을 되찾고, 싸울 상대는 업사이드가 있을 듯한 사람으로 한정하자.
화를 낼 가치도 없는 사람은 능숙하게 피하고, 자존심도 정의감도 오지랖도 버리고 쏜살같이 도망치라. 그리고 되도록 상대가 나를 빨리 잊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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