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아버지를 만 달러에 팔려는 사람

<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

지인이 미국의 신문 기사를 하나 보내 줬다. 기사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기 아버지가 수년 전부터 중풍과 치매로 병석에 누워 계시어 그동안 밥도 먹여 드리고 대소변도 받아 냈는데 ‘긴 병에 효자 없다’고, ‘더 이상 감당할 수가 없다’는 생각 끝에 아버지를 판다는 광고를 냈다.

“아버지를 팝니다. 만 달러에 아버지를 사 갈 사람은 전화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광고가 나가자 어떤 젊은 남자로부터 사겠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광고를 낸 사람은 그 젊은이에게 말했다.

“환자를 돌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주일간 더 생각해 보고 꼭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든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일주일이 되는 날 그 젊은이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그간 깊이 생각해 봤는데, 지난번처럼 당신의 아버지를 사서 모시기로 저희 부부가 합의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나 다른 조건이 있나요?”
“저희 내외는 어릴 때 고아원에서 부모님의 얼굴도 모르고 자랐습니다. 지금은 결혼해서 아들과 딸을 낳고 나름 행복한 가정을 이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요?”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모시고 살 수 있는 분이 계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시면 좋겠다고 해서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당신의 아버지를 사서 친아버지처럼 모시면서 효도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광고를 낸 사람은 그 말을 들은 후 “정말로 우리 아버지를 살 결심이 되어 있으면 만 달러를 가지고 와서 모시고 가라”며 주소를 알려 줬다. 젊은 내외는 아버지가 생긴다는 생각에 부푼 마음으로 그가 알려 준 주소로 찾아갔다. 아뿔싸. 미국에서도 부자들만 모여 사는 타운에 있는 아주 큰 집이었다. 잘못 찾았나 싶어 문패를 다시 보고 주소와 이름을 거듭 확인해 보니, 광고 낸 사람이 알려 준 주소와 똑같았다.

용기를 내어 벨을 누르자 하인이 나와 문을 열어 줬다. 대문 안을 들어서니 마당에는 수영장이 있고, 최고급 차가 서 있으며, 집 안으로 들어가니 실내는 호텔과 같이 꾸며져 있었고, 집안에 노신사가 앉아 있었다. 젊은이 내외는 살기가 어려워 아버지를 파는 것인 줄 알고 왔는데, 생각과는 너무 다른 분위기라서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고 어리둥절해 했다. 만일 이 집이 맞는다면 왜 자기 아버지를 판다고 광고를 낸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멍하니 서 있는 젊은 부부를 보고 노신사가 앉으라고 하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광고를 낸 사람입니다. 정말로 만 달러에 아버지를 사서 친부모같이 모시고 싶다면 저를 사 가세요.”

깜짝 놀라는 젊은 부부에게 노신사가 웃으면서 하는 말이 감동적이다.

“내가 나이는 많고 자식이 없기에 자식이 될 만한 착한 사람을 구하려고 거짓 광고를 냈습니다.”
“네? 뭐라고요?”
“이제 너는 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되었으니 이 집을 비롯한 나의 모든 재산을 네게 주겠다.”

희생, 봉사,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나는 모든 사람마다 진심으로 섬기면서 살아갈 때 이런 천사와 같은 노신사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