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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되’와 ‘돼’에 대하여

<국어에 답 있다>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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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와 ‘돼’의 표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둘을 발음으로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대신 간단한 검증법이 있다. 즉 그 말을 ‘되어’로 바꾸어 보는 것이다. ‘돼’는 ‘되어’의 준말이니, 만일 바꾼 결과가 자연스러우면 ‘돼’라고 쓰고, 부자연스러우면 ‘되’라고 쓰면 된다.
이 검증법에 따라 다음은 잘못 쓴 예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 그러면 안 되요. (×)
• ㉡ 그러면 안 돼지. (×)

㉠은 ‘되어요’로 바꿀 수 있는 말이니 ‘돼요’라고 적어야 한다. 반대로 ㉡은 ‘되어지’로 쓸 수 없는 말이니 ‘되지’라고 적어야 한다. 즉 ㉠은 ‘그러면 안 돼요’, ㉡은 ‘그러면 안 되지’가 올바른 표기이다.
다음 예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 ㉢ 1등이 돼라. (ㅇ)
• ㉣ 지금 교육은 모든 학생들더러 1등이 돼라는 것이다. (×)

위 ㉢의 ‘돼라’는 ‘되어라’의 준말이므로 올바른 표기이다. 그런데 ㉣은 그렇지 않다. 이 경우는 ‘1등이 되어라는 것이다’로 바꾸어 보면 매우 어색하다. 따라서 이는 ‘1등이 되라는 것이다’라고 해야 바른 문장이 된다. 좀 이해하기 어렵다면 ‘빨리 뛰어라는 것이다’라고 하지 않고 ‘빨리 뛰라는 것이다’라고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진단법도 좀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하다’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제안해 본다. 즉 ‘하’로 표현될 자리는 ‘되’로 적고, ‘해’로 표현될 자리는 ‘돼’로 적으면 된다. ‘하, 되’는 모두 어간이요, ‘해, 돼’는 ‘하여, 되어’의 준말이니 같은 자리에서 쓰이는 것이다.

즉 ‘안 하고’라고 하니까 ‘안 되고’로 적고, ‘안 해요’라고 하니까 ‘안 돼요’로 적는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1등을 하라는 것이다’라고 하니까 ‘1등이 되라는 것이다’로 적는다. ‘했, 됐’도 마찬가지로서, ‘했으면, 했네’라고 하니까 ‘됐으면, 됐네’라고 적으면 된다. 참고로 ‘되다’의 과거형은 ‘되었다, 되었어, 되었네’이므로 그 준말은 ‘됐다, 됐어, 됐네’가 된다. 어떤 경우에도 ‘됬’이라는 표기는 없다.

이런 진단법은 ‘(명절을) 쇠다, (볕을) 쬐다, (물이) 괴다’ 등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잘 하고’라고 하니까 ‘잘 쇠고’로, ‘잘 해서’라고 하니까 ‘잘 쇄서’로 적는다. 마찬가지로 ‘잘 했니’라고 하니까 ‘잘 쇘니’로 적는다. 이런 ‘요령’을 동원해야 할 만큼 ‘되, 돼’의 표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도 ‘돼, 됐’은 ‘되어, 되었’의 준말이라는 문법적인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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