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자연을 만나라.

<내 아이를 위한 인문학 교육법>

by 더굿북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은 일부러 찾아 나서지 않는 한 자연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사람은 자연 일부이다. 자연과 함께할 때 정서적으로 안정되면서 삶의 에너지를 얻게 된다. 아이와 함께 자연을 만나는 시간을 자주 가져보자. 자연을 만난다고 하여 어디 멀리 떠나라는 것이 아니라 집 근처 동산이나 숲에 가서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해보라는 것이다. ‘작은 여행’이라 부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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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교육 풍토상 자연을 만난다 하면 현장체험학습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숲에 가 나무 이름을 외우고 새와 곤충을 관찰하는 것만 떠올리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자연을 만난다는 것은 내가 관찰자가 아니라 나 역시 자연의 일부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어렵지 않다. 숲에 들어가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의 느낌, 숲 냄새,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 움직이는 벌레들, 새들의 지저귐 등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이다. 나뭇잎에서 나온 공기를 내가 마시고, 내 몸에서 나온 공기를 다시 나무가 마신다. 이 순간 나와 자연은 하나가 된다. 서로 존재를 있는 그대로 느끼는 인문학적인 순간이다.

『독일 교육 이야기』에 따르면 독일의 초등학교에서는 자연과 만나는 활동이 정규 수업시간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국방색 판초 우의를 입고 숲에 들어가 각자 적당한 장소를 잡은 다음 조용히 앉아 눈만 내놓고 자연을 관찰하는 것이다. 숲 속 생물들은 사람이 다가가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도망가기 때문에 그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관찰하기 위해서다. 아이들은 평소에 보고 느끼지 못했던 생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바로 아이들 가까이 날아와 지저귀는 새들, 다람쥐가 지나가고 개미들이 떼를 지어가는 모습 등 사람의 자취가 없을 때 움직이는 자연을 느끼는 것이다. 이 활동을 마치면 아이들의 마음에는 자연에 대한 사랑이 남는다.

‘숲은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구나. 동식물이 숲의 주인이구나. 숲을 파괴하면 안 되는구나.’

이런 자연을 향한 이해와 사랑은 자연스럽게 환경보호로 이어진다. 현재 환경오염과 자연파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의 피해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 자연이 망가지면 인간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 아이들은 자연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인간을 위한 길임을 학교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다. 우리의 시각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특별한 교육인 것 같지만, 독일에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교육인 것이다.

지금 당장 우리나라 학교에서 이런 교육을 시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 부모가 나서서 자연과 만나는 기회를 많이 얻게 해주면 된다. 독일 교육 사례처럼 자연을 방해하지 않고 자연을 느끼는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다. 또한, 앞에서 이야기한 책들을 읽고 자연과 인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다. 그러다 보면 아이는 자연을 더욱 가깝게 느끼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된다.

요즘 학교에서 환경 관련 교육을 많이 하고 있지만, 자연과 교감해보지 못한 아이는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자주 자연을 접한 아이들은 나무로 만든 종이를 아껴 쓰고,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집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는 등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을 함께 해나가면 내 아이가 자연을 사랑하는 인문학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숲뿐 아니라 유적지에 가서도 유적지를 충분히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시대에 지어졌고, 누가 지었고, 건축 양식은 어떻고 하는 지식적인 면보다는 ‘이 유적을 만든 사람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사람들은 이 유적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등 당시 사람의 마음이 되어 느껴보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유적답사는 현장체험학습과 마찬가지로 요식행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유적지 한번 쓱 둘러보며 대충 설명을 듣고 근처 식당이나 나무 그늘에 모여앉아 밥 먹는 것이 전부이다. 집에 와서 체험학습 보고서를 쓰긴 하지만 유적을 본 감상보다는 인터넷에서 검색해 베껴 쓰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이가 직접 쓰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이에게는 공부하라고 하고 엄마가 대신 써주는 경우도 많다 하니 아이들에게 대충 사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삶이 힘들 때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하면 힘을 얻을 수 있다. 이제는 자연을 찾아 떠나는 작은 여행을 통해 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고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어야 할 때다. 부모가 먼저 자연과 만나는 기쁨을 느끼고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어떨까?

“엄마가 자주 가는 숲이 있는데 그 숲에서 엄마는 영혼의 목소리를 듣는단다. 함께 가보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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