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차려진 상을 원하는 금수저, 상을 차리는 흙수저

<조조처럼 대담하라>

by 더굿북

원소가 조조와 함께 군사를 일으킬 때 조조에게 물었다.
“만일 일이 성공하지 못하면 어느 곳을 근거지로 삼을 수 있겠소”
조조가 오히려 반문했다.
“그대의 의향은 어떻소”
원소가 대답했다.
“남쪽으로는 황하에 의지하고 북쪽으로는 연(燕)과 대(代) 땅에 의지해 융적(戎狄)과 합세하고, 남쪽으로 진군해 천하의 패권을 다투면 거의 성공하지 않겠소”
조조가 말했다.
“나는 천하의 지혜롭고 용감한 인재에게 맡긴 뒤 도(道)로 제어하면 불가한 곳이 없을 듯하다고 봅니다.”
_ 『삼국지』 「위서, 무제기」


금수저와 흙수저의 차별이 없는 나라

‘금수저’, ‘흙수저’라는 표현이 있다. 삼국시대 인물로 분류하자면 대대로 삼공 집안이었던 원소는 단연코 금수저 출신이다. 그와 달리 환관의 자손이었던 조조는 결코 금수저 집안이라고 할 수 없다.

‘금수저’ 출신의 원소는 당연히 기존의 체계와 가치관에 힘입어 천하를 제패하고자 했다. 이에 반해 금수저와 거리가 멀었던 조조는 지혜롭고 용감한 새로운 인재들을 모아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똑같이 천하를 제패하겠다는 꿈을 꾸었지만, 그 내용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따라서 금수저 출신 원소와 그렇지 않은 조조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사람을 대하는 방식, 세상을 내 것으로 만드는 전략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나는 것이다.


차려진 상을 원하는 금수저, 스스로 상을 차리는 흙수저

한무제 때 재상인 급암(汲黯)과 정당시(鄭當時)가 있다. 그들은 평생 청렴하게 살았지만, 그런데도 권력을 좇아 불나방처럼 몰려드는 사람들로 집 앞은 늘 문전성시로 붐볐다. 사마천은 두 사람의 전기를 하나로 묶은 『사기』 「급정열전」에서 이같이 개탄한 바 있다.

“평생을 청렴하게 산 급암과 정당시조차 그러했는데 다른 경우는 더 말할 게 있겠는가!” 그러나 권력 앞에 약한 인간의 생리를 탓할 수만은 없다.

“사람은 으레 굶주리면 찰싹 달라붙고, 배부르면 훌쩍 떠나간다. 또한, 사람 주변이 따뜻하면 마구 몰려들고, 썰렁해지면 매몰차게 차버린다. 인정의 한결같은 병폐가 이와 같다.” 『채근담』에 나오는 이 말은 보통 사람에게 당연한 심리이다.

제왕은 흔히 용으로 비유한다. 용은 원래 성인을 의미한다. 공자도 용을 매우 신성한 것으로 비유했다. 공자는 ‘용은 맑은 물(淸水)에서 먹고 맑은 물에서 놀며, 이무기는 맑은 물에서 먹고 탁한 물(濁水)에서 놀며, 물고기는 탁한 물에서 먹고 탁한 물에서 논다.’고 말했다.

공자는 당대는 물론 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에서 거의 유일한 성인으로 불린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이무기 정도에 불과하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왜 자신을 용이 아니라 이무기라고 했을까? 용이 다스리는 대상은 모두 탁수에서 태어나 탁수에서 노니는 물고기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고자 한 것이다. 자신은 중간 수준에 불과한 까닭에 실제로 나라를 통치하는 제왕이 될 수 없다는 겸손한 태도를 담고 있다. 사실상 ‘용은 청수에서 태어나 청수에서 놀지만, 그가 다스리는 수많은 물고기는 탁수에서 태어나 탁수에서 논다’는 통찰을 강조하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용은 스스로 청수에서 놀지라도 물고기들을 향해 청수에서 놀라고 강요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불가능하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모든 인간을 맑은 물에서 사는 사람으로 만들려는 이상을 추구한 집단이 있었다. 춘추전국시대의 묵가(墨家)가 그들이다. 그들은 제왕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직접 노동에 참여함으로써 남을 내 몸처럼 생각하는 이타 정신이 충만한 이상국을 건설하고자 했다. 사상 최초의 원시 공산주의 사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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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가 집단이 실패한 원인은 간단했다. 모든 인간을 용으로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모두 용으로 만들려고 하는 생각은 궁극적 이상일 수는 있어도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맑은 물에는 고기가 모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용이 물고기들에게 맑은 물에서 노닐 것을 강요할 경우 물고기들은 삶의 근거를 잃게 된다. 물고기들의 삶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결코 진정한 리더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

그렇다고 물고기의 기준에서 살아온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용이 되려고 꿈꾸는 것은 더욱 말이 안 된다. 설령 운 좋게 용의 자리에 올랐다 하더라도 결국 자신을 망치게 되는 것은 물론 나라마저 위태롭게 만들고 만다. 진정한 용은 용이 되겠다는 큰 뜻을 품고 쉼 없이 용의 기상을 갈고 닦아 체화한 자만이 실현할 수 있는 모습이다. 천하의 성인으로 일컬어지는 공자가 자신을 이무기로 표현한 근본배경이 여기에 있다.


기회를 기다리는 시간은 실력을 연마할 또 다른 기회

조조가 젊었을 때 먼 앞날을 내다보고 오랜 기간 은거를 준비했음을 알 수 있다. 낙향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빛 속에서 조용히 칼을 갈며 준비한 것이다(韜光養晦). 상황이 여의치 못할 때는 은밀히 실력을 기르며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오늘날의 젊은 사람들도 ‘아프니까 청춘’이기도 하지만 ‘수동적 힐링’의 방식에 머물지 말고, 현재를 긍정하면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

시들어 가는 젊음의 병리적인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는 미래를 향한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도전에 있다. ‘세상은 무한히 넓고 할 일도 무한히 많다!’ 어려울수록 더욱 뜻을 굳히면서 현재를 긍정하고 미래에 대한 열린 자세로 자신의 그릇을 키워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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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은 난독증에 고교중퇴자이며 정규교육을 받지 않아 재무제표조차 잘 읽지 못하지만, ‘창조경영의 아이콘’이자 세계적 경영자문그룹 엑센추어에서 ‘50대 경영구루’로 선정되었다. 또한, 환경 문제에 관한 관심과 활동으로 <타임>지를 통해 ‘지구를 구할 영웅’으로 불리는 존경받는 기업가이기도 하다. 그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에 서슴없이 도전했으며, 위험을 무릅쓴 모험 앞에서 언제나 자신을 믿었다. 일단 지금 당장 시작해보라, 시작할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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