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아기랑 밤마다 푹 자는 수면습관>
흔히 아기가 밤마다 울며 보채면 어른들은 ‘아이가 크려고 그런다’고 말합니다. 잠들 때마다 심하게 칭얼대고, 잠들었다가도 너무 자주 깨는 아이가 걱정돼 주변에 물어보면 “애 키우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줄 알았더냐? 아이들은 다 그러면서 큰다. 기다려라”고만 합니다. 그런데 미국 수면학회는 아기의 잠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제시했는데, 잠 잘 못 자는 이유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수면학회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아이들 중 25∼30%가 수면문제를 갖고 있고, 수면습관 중 고쳐주고 싶은 것이 있는 경우는 무려 75%에 이른다고 합니다. 수면문제가 있는 아이는 3명 중 1명꼴로, 대부분 아이들이 고쳐야 할 수면문제를 안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아이의 잠 문제는 아이가 크는 과정이나 타고난 기질 때문이라기보다는 잘못된 수면습관 때문인 것이죠.
수면은 교육입니다. 버릇을 가르치는 것이나 식습관을 가르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기가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전등이 발명되면서 밤에 빛이 있는 요즈음은 수면에 대한 호르몬이 변화가 생기므로 아기에게 잠버릇을 맡긴다는 것은 정말로 무모한 것입니다.” _‘아는 만큼 쉬워지는 육아 이야기’, 하정훈(『삐뽀삐뽀 119』 저자)_
아기는 생후 초기에는 밤낮 없이 두세 시간 간격으로 깼다 잤다 합니다. 생후 약 8주가 되면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있고, 생후 6개월이 지나면 밤에 먹지 않아도 될 만큼 성숙해집니다. 밤에 먹지 않아도 되는데 아기들이 밤마다 자주 깨는 건 다른 이유도 있지만, 아직 올바른 수면습관이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잠들고 깨는 것을 수면주기라고 하는데, 어른들은 한 번의 수면주기가 90분인 반면 아이는 약 45~60분이 한 수면주기이기 때문에 수면습관으로 올바르게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엄마들은 아기가 밤에 쭉 안 자고 중간 중간 깨는 게 제일 괴롭지요? 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밤새 푹 자고 싶은 아기라도 수면습관이 잘못 들어 있으면 자다 깨서 괴롭고 울게 되는 거지요. 예컨대, 엄마가 품에 안고 있다가 완전히 잠이 든 뒤 이부자리로 내려놓았다든지 젖을 빨며 잠이 들었던 아이들은 잠에서 잠시 깰 때마다 처음 잠이 들었던 때와 똑같은 방법으로 엄마가 품에 안아주거나 젖을 빨아야만 다시 잠이 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밤새 푹 자지 않는 아이는 수면습관이 잘못 만들어진 것이고, 수면습관을 잘 만들어주려면 일찍부터 수면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수면교육이란 아이가 졸리면 스스로 잠들 수 있도록 훈련하는 과정입니다.
걷기 연습, 배변훈련이 필요한 것처럼 밤에 자다가 깼을 때 아이가 혼자 다시 잠에 빠져들 수 있으려면 수면교육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잘 모르는 사이 아기의 수면습관을 나쁘게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기가 운다고 안아서 재우면 아기는 혼자 스스로는 잠드는 습관을 키우지 못하고, 울 때마다 아기 뜻대로 부모가 행동하면 투정부리고 고집을 피우는 등 좋지 않은 버릇이 생깁니다.
수면교육의 기본은 일찍 잠재우기입니다. 유명한 수면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유아들은 8시까지는 잠자리에 들게 해야 한다고 권합니다. 그런데 직장 때문에 아침에 아이와 헤어졌다가 밤에 다시 만나는 부모일수록 아이에게 죄책감이 커서 밤에 잠을 덜 재우더라도 더 많이 놀아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하게 됩니다. 수면교육에 결국 실패하는 부모가 끝까지 참고 성공하는 부모보다 훨씬 많은 이유는 바로 죄책감 때문입니다. 죄책감 때문에 아이에게 잘못된 습관을 만들어주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저자|범은경
첫아이가 돌을 맞을 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되었고 둘째 돌 무렵에 의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개원 후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의 발달을 좀 더 깊고 넓게 이해할 필요를 느껴 아동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는데 이 때 공부한 아동상담이 아이들과 친한 의사가 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기들 잘 재우는 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엄마랑 아기랑 밤마다 푹 재우는 수면습관 만들기》와 《육아상담소-수면 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이후 다양한 강의를 통해 아기 수면 교육을 알리는 한편, 잘 못자는 아기를 키우느라 큰 고통을 받으면서도 마땅히 도움 받을 곳이 없는 부모들을 위해 온라인 상담도 지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