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쾌적한 환경을 위한 청소는 주부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고된 일과 중 하나다. 매일 해도 티가 나지 않지만, 하루라도 건너뛰면 금방 표시가 난다. 청소를 좀 더 쉽게 하고 싶은 생각에 더 강력한 세제를 찾는다. 하지만 무분별한 세제 남용은 환경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를 둔 가정일수록 세제 사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다면 힘을 덜 들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청소할 방법은 없을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청소도 그렇다. 생활 속의 때가 어디에 어떻게 생기는지, 또 어떤 성질인지 그 원리만 잘 이해하면 굳이 합성세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집 안 곳곳을 효율적으로 청소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때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기름이 산소와 반응하면서 산화된 ‘산성 때’와 세균이 번식하면서 암모니아가 섞인 ‘알칼리성 때’다. 두 가지 때는 모두 반대 성질을 띠는 물질을 이용하면 쉽게 없앨 수 있다. 즉 산성인 기름때에는 알칼리성 물질을, 알칼리성 때에는 산성 물질을 사용하면 때가 중화되어 쉽게 지울 수 있다. 이것이 때를 없애는 기본 원리다.
산성 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주방에 설치한 후드나 환풍기, 가스레인지 주변과 벽면, 조리기구 등에 생긴 기름때는 모두 산성 때다. 내버려두면 어느새 끈적끈적한 묵은 때가 되고 만다. 이럴 땐 굳이 시중에 파는 초강력 세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나 집에서 먹다 남은 술 등을 이용하여 닦아내는 것이 가장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약한 술로 잘 닦이지 않는다면 알코올 농도 80% 이상의 술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벽지나 유리창, 손잡이, 스위치 등에 시커먼 손자국이 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자국은 물걸레로 닦으면 안 된다. 잘 지워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국만 점점 커지고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때는 사람의 손에서 나온 피지가 벽지나 유리창에 묻은 다음 그 위에 먼지 등의 불순물이 달라붙어 생기는 때다. 역시 산성이기 때문에 알칼리성인 알코올만으로도 잘 지워진다. 소주나 청주, 소독용 알코올 등을 이용하여 닦아내면 말끔히 제거할 수 있다.
의류에 묻은 때도 사람의 몸에서 분비되는 피지와 먼지, 땀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기름때의 일종이다. 그러므로 중성인 합성세제보다는 알칼리성인 비누를 이용하면 더 효과적으로 지울 수 있다. 또 세탁할 때 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를 함께 넣으면 세제나 비누를 조금만 넣어도 깨끗하게 옷을 빨 수 있다.
알칼리성 때는 화장실처럼 습한 곳에 많다. 변기에 붙은 누런 때, 수도 파이프 등에 들러붙은 하얀 찌꺼기 등이 알칼리성 때다. 이런 때는 물속에 있는 규산이나 칼슘과 같은 성분이 사람의 피지나 비누 성분과 만나 물에 젖었다 마르기를 반복하면서 점점 쌓여간다. 알칼리성 때이므로 당연히 산성 물질로 없앨 수 있다. 이럴 때는 구연산이나 식초를 사용해보자. 이런 종류의 때는 칼슘, 마그네슘과 같은 금속이온과 반응해서 생긴 때이므로 한 번에 잘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꾸준히 반복하여 닦는 것이 좋다. 싱크대 주변은 때가 끼기 전 미리 식초로 닦아두면 알칼리성 때가 잘 생기지 않는다.
집 안을 잘 둘러보면 수많은 안전한 천연세제들을 찾을 수 있다. 알코올, 식초, 소금, 베이킹소다, 과일, 곡식 가루 등이 모두 천연세제다. 이러한 재료들을 세제로 활용할 수 있는 원리는 앞서 말했듯이 알칼리성과 산성을 이용한 중화 원리에 있다. 산성 때는 알칼리성 물질로 알칼리성 때는 산성 물질로 중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밀가루 등 청소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곡식 가루의 경우, 때가 밀가루의 구멍으로 흡착되는 다공성 원리를 이용하여 때를 제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