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
주택담보대출 선진화 방안이 2016년 2월부터는 수도권, 5월부터는 지방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요점은 이렇습니다. (# 정부는 8월 25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해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를 확대했다.)
“LTV 또는 DTI 60% 초과 대출, 주택담보대출 담보물이 3건 이상인 경우, 신규주택 구매용 대출은 앞으로는 거치식이 아니라 원금과 동시에 갚도록 하겠다.”
그것도 시작 시점부터 말이죠. 후폭풍이 만만하지 않을 듯합니다. 만약 5억 원 아파트를 살 때 2억 원을 빌리면 월 상환액이 이자만 냈을 경우 50만 원인데, 193만 원으로 원리금(원금과 이자)을 동시에 내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식의 원리금 상환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비거치식 금리는 30년이나 35년으로 하는데 실제 부담은 1억 원당 15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즉 5억 원 아파트를 샀을 때 2억 원을 빌리면 50만 원(이자)과 1억당 15만 원×2=30만 원(원리금), 총 80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파트를 살 때 대출을 받고 보증금을 집어넣어 거의 돈을 안 들이고 월세와 이자의 금리 차를 활용한 투자자는 악재가 됩니다. 금리 차를 활용한 투자는 많아 봐야 10만 원 남짓 남기는 투자인데, 원리금으로 30만 원이 나간다면 매월 20만 원이 마이너스입니다. 물론 나중에 부동산을 팔면 이미 갚은 원금은 내 것이 되지만, 이런 식으로 생활비를 마련했다면 주택투자는 이미 마이너스 수익성입니다. 그러니 차라리 안 사고 말지 매월 마이너스가 되는 물건을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2015년 안심전환대출 상품이 출시되자 많은 사람이 저금리로 갈아탔습니다. 당시 2%대의 저금리 그리고 고정금리로 갈아탄 사람 중 50% 정도는 다시 변동금리로 갈아탔습니다. 주로 중산층(처음부터 신용등급이 좋고 재력이 있는 사람 위주로 은행에서도 갈아타게 해주었다.)인데도 원리금 상환에 이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요즘 시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저는 2008년 금융위기 전으로 봅니다. 경매시장을 보면 대부분 2008년도 가격을 회복했고 물건이 거의 없는 상황이 2년 가까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서초구에는 아파트가 한 채도 경매로 안 나오는 경우도 봤습니다. 제가 보고 있는 지역의 상가들은 전에는 3~4페이지에 걸쳐서 200개씩 나오던 것이 이제는 5~6개 정도로 아예 씨가 말랐습니다. 그나마 나오는 것도 수익성과 관련 없는 것들뿐입니다. 한 마디로 시장 상황은 부동산 활황입니다.
그러면 이 사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일단 정부의 대출에 대한 초점은 아파트에 맞춰져 있습니다. 아파트 담보대출이지요. 그래서 신용으로 받던 담보대출을 규제한다고 합니다. 소득 증빙(원천징수영수증)이 있어야 아파트 대출을 해주지, 신용카드 사용액으로는 어림없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아파트 담보대출은 힘들어지고 설령 해주더라도 DTI, LTV 등으로 까다롭게 따지며 소득 증빙까지 깐깐하게 보겠다는 말입니다.
이런 대책은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첫째, 오피스텔이나 빌라 그리고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와 같은 형태로 갈아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차피 이번 대책에는 이들이 빠져있으니 오피스텔이나 상가처럼 규제가 없는 곳으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둘째, 기존대출 때문에 전세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파트를 기존에 많이 보유한 사람들이나 아파트를 사고 싶은 사람의 경우 원리금 상환으로 가면 부동산으로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매월 마이너스(사실 원금을 갚는 것이라 마이너스는 아니지만)가 되니 차라리 전세로 물건을 돌릴 수도 있겠지요.
전세는 최소 매월 마이너스는 나지 않으니 말이죠. 그렇게 되면 서울부터 전세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고, 그러면 서울의 전셋값이 떨어지고 수도권 아파트로 퍼지면서 연쇄적으로 전셋값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대책이 계속 시행될 것인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시행은 되고 있습니다만, 시행 후 부작용이 나올 수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고 경기가 얼어붙는 등과 같은 일 말입니다. 그러면 정부도 조처하고 후속대책을 발표하겠지요. 예를 들어 앞으로 좀 천천히 간다든가 아니면 완화한다든가 말이죠.
넷째, 경매 물건이 쏟아져 나올 수도 있습니다. 시장에서 물건이 소화가 안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가계부채가 왜 늘어났을까요? 아파트는 전세로 많이 나왔는데 가격이 정체되었거나 앞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게다가 금리는 1%대로 가고 있습니다. 집주인들은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로 바꿉니다. 전세를 포기하려면 일단 세입자를 내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집주인은 돈이 없습니다. 물론 돈 많은 집주인도 있지만, 대부분은 세입자를 내보낼 때 은행에서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리고 모자라는 돈은 월세 보증금과 자신의 돈을 집어넣고 월세와 금리 차를 활용해 월세 전환을 합니다. 이렇게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비율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러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이 그렇게 위험한 것이 아닌데도, 앞으로 원리금 상환으로 이러한 수요를 없애버린다면 이렇게 월세 전환하는 아파트가 줄어들 것입니다. 어차피 월세 놓아도 원리금 상환하는 돈이 더 많이 늘어날 테니 그냥 전세나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는 것입니다. 전세를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좋은 서울 지역은 나름 안전할 수 있으나, 수도권은 지금도 전세 구하기가 힘든데 전세물량이 늘어나면 시장 상황이 갑자기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매시장이 활성화될 수도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관해 핵심적으로 지켜봐야 할 사항은 최초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대한 시장 반응입니다.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정부의 의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시장 반응이 크게 일어나 경착륙하는 것입니다. 시장이 담보대출 규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가계대출이 급격히 줄면서 거래가 얼어붙고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며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은행 연체율이 늘어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경우 정부는 다시 냉탕과 온탕을 오갈 수밖에 없습니다. 겨우 살려놓은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니 슬그머니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풀어주며 추가 대책을 발표할 수도 있습니다. 안심전환 대출의 예에서 보듯 이자만이 아니라 이자에 원금상환은 가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시장 반응이 작게 일어나고 연착륙하는 것입니다. 즉 시장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며 대출이 줄어들면서 거래량은 소폭 감소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입니다. 이 경우 정부는 시장 반응과 주택담보대출의 추이를 지켜볼 것입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가계대출 감소 대책을 발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추가 대책은 주택뿐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 그리고 가계대출의 뇌관인 자영업자 대책이 더 추가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번 주택담보대출의 규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주택담보대출은 담보물이 있어서 경매시장을 통한 담보물의 가치를 다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영업자, 신용에 의한 대출은 기본적으로 담보가 취약합니다. 그러니 은행권에서 예대마진(대출이자와 예금 이자 사이의 금리 차를 활용한 이익)으로 쉽게 영업하며 이것을 늘린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용대출은 근본적으로 담보물이 없어서 나중에 신용이 떨어지면 원금을 돌려받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이번에는 좀 더 안정적인 주택담보대출을 건드린 듯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재테크를 할 만한 상품으로는 뭐가 있을까요? 은행에 3억 원을 맡기면 이자는 금리가 2%일 때 25만 원 나옵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3억 원어치 사면 매월 25만 원 정도 나옵니다. 1989년도부터 시작한 국민연금은 현재 169만 원을 꽉꽉 채워 받는 사람이 별로 없으며, 그나마도 IMF 때문에 지금은 국민연금 평균이 32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자영업은 개업보다 폐업이 느는 상황에서 그나마 부동산임대소득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목줄을 잡는 형국이군요.
부동산은 많이 버는 자가 강한 자가 아니라, 잘 버티는 자가 강한 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