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서 온 빨간 코
내가 인터넷을 싫어하는 것은 단순히 나 자신이 멍청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들의 말마따나 ‘www’로 시작되는 인터넷 공간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제껏 인류가 만들어낸 공간 가운데 이토록 작고 외로운 곳이 또 있을까.
물건을 주워 담은 후 시선을 들어 올리자, 거대한 거울 유리에 반사된 내 모습이 보였다. 내 앞에는 우산과 산책용 지팡이 그리고 그 밖의 잡다한 것들이 꽂혀 있었다. 유리에 반사된 저 여자의 모습, 중년층의 여자는 네 집 걸러 한 곳에 있을 것이다. 저 여자, 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