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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11. 2016

00. <운을 지배하다> 연재 예고

<운을 지배하다>

복잡하게 승부하면 패배한다. 


게임이나 도박에서 처음 참가한 사람이 크게 이기거나 거금을 딸 때가 있다. 이른바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것은 단순히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끝낼 이야기가 아니다.

초심자의 행운은 마땅히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런 행운은 마작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마작의 수(手)는 어려운 것에서부터 쉬운 것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하지만 초심자는 무엇이 어려운 수이고 쉬운 수인지 알지 못한다. 어렵고 복잡한 수가 선택지 안에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단순한 수를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단순한 수가 결과적으로 승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승부의 세계에는 복잡하면 패배한다는 보편적인 법칙이 있다. ‘Simple is the best’라는 진리가 여기에도 적용된다. 어째서 심플한 것이 좋을까. 심플한 수는 군더더기가 없고 빨리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초심자의 행운을 부르는 심플함은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것’에서 온다. 승부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심플하게 하려면 쓸데없는 생각은 버리고 느끼는 바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지식이나 정보가 늘어나면 아무래도 생각의 폭이 넓어져서 선택지가 많아진다. 그만큼 망설일 가능성도 높아져 결단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매사를 단순하게 처리하는 사람과 복잡하게 만드는 사람의 차이는 거기에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복잡하기 그지없다. 과학 문명의 진화란 복잡화하는 과정 그 자체이고, 그 최첨단이 현대이다. 그런 이유로 복잡화하거나 추상화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고상한 일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다. 그런 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면 저절로 복잡화하는 사고가 습관이나 버릇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작귀회의 도장생들에게 내가 단순하게 하고 있는 것을 똑같이 시키면 눈 깜짝할 사이에 복잡하게 조작하기도 한다. 머리로 생각한 사소한 테크닉을 덧붙이는 것이다. 하지만 얄팍한 테크닉은 쉽게 간파당하기 때문에 자신을 무너지게 하는 실마리를 상대에게 제공하는 계기밖에 되지 않는다.

심플하게 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하는 것이다. 승부를 단순하게 겨룰 수 있으면 이기는 것이 당연하다. 내가 단순한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단순한 것일수록 사실 어렵지 않은가요?”라고 질문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건 지나친 생각이다. 단순한 것은 단순하다. 말 그대로이다. 굳이 영악하게 비틀고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에 패배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운은 어딘가 비합리적이고 이성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운은 결코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 운이 따르는 것은 운이 따를 만한 필연적인 이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이치는 누구에게나 또렷하게 보이는 게 아닐 뿐이다.

나는 운이란 사람이 불러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운이 그 사람을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마땅히 해야 할 준비와 생각과 행동을 하면 운은 저절로 찾아오는 법이다. 같은 양의 에너지를 쏟아부어도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하면 당연히 운은 찾아오지 않는다. 이와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자세의 사소한 차이에 따라 운은 찾아오거나 찾아오지 않는다.

‘나는 왜 이렇게 운이 없을까?’ 하고 한탄하는 사람은 그전에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면 좋을 것이다. 순조로울 때 오만한 태도로 일을 가볍게 보지는 않았는가? 자신의 손익만 생각해서 주변 사람에게 배려가 부족하진 않았는가? 늘 안전만 생각하며 리스크를 짊어지는 데 망설인 건 아닌가? 대개 이런 사람은 업무나 대인관계에 있어서 뭔가 잘못된 말과 행동을 하고 있다.

현실에서 그런 태도를 가지면서 운이 없다고 한탄하는 사람은 단순히 운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부족함이나 과오를 정면으로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운을 탓하는 것이다. 또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이 업무상 일이 잘 풀리는 것을 보고 ‘운이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사람에게는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이 결과를 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보이지 않을 테고 보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운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자신의 태만이나 잘못을 돌아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운은 결코 비합리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것이 아니다. 매일 하는 행동이나 평소의 사고방식, 업무나 생활에 대한 태도 같은 것이 운이라는 형태를 띠고 나타날 뿐이다. 그리고 지극히 구체적이면서도 단순한 원리로 움직인다. 마치 기적처럼 보일지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 점을 확실하게 인지하면 운에 묘한 환상을 가져서 현혹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저자 | 사쿠라이 쇼이치(桜井章一

1943년 도쿄 출생. 대학 시절에 마작을 시작해서 1960년대부터 대리 마작사로 활약했다. 독특한 마작 스타일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이른바 ‘뒷세계 마작’의 강자로 군림했다. 이후 은퇴할 때까지 20년간 무패 신화를 달성하여 ‘작귀’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1991년부터 ‘패의 소리’라는 작귀류 마작 도장을 열어 마작을 통해 인간으로서 나아가야 할 길을 후배에게 지도하고 있다. 저술활동에도 힘을 쏟아 그동안 출간한 저서로는 『운의 정체』, 『사람을 꿰뚫어 보는 기술』, 『지지 않는 기술』 등 다수가 있다.

저자 | 후지타 스스무(藤田 晋1973년 후쿠이 현 출생.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를 졸업한 후, 인재 파견 회사인 인텔리전스에 입사. 1998년에 주식회사 사이버에이전트를 설립하여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2000년에 당시 사상 최연소인 26세에 도쿄증권거래소 마더스(MOTHERS)에 상장한 후, 2014년에 도쿄증권거래소에 일부 상장했다. 대학 시절 사쿠라이 쇼이치 문하에서 마작을 배웠고, ‘마작최강전 2014 파이널’에서 우승하면서 마작최강위 타이틀을 소유한 최초의 CEO이자 노련한 승부사이다. 자수성가한 경영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살려 여려 권의 책을 썼다. 주요 저서로는 『기업가(起業家)』, 『시부야에서 일하는 사장의 고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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