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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18. 2016

07. 파브르가 말하는 '관찰력과 집중력'

<현대인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관찰은 일단 수업이나 강의를 들을 때의 기본자세다. ‘공신(공부의 신)’으로 통하는 어떤 학생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어떤 부분을 설명할 때 헛기침을 했다는 사실까지 다 기억해낸다고 했다. 마치 본인이 그 선생이 된 것처럼 혼연일체가 되어 집중하다 보니 스스로 기침을 한 것처럼 착각할 정도가 된 것이다. 

     
이런 집중은 선생님의 말씀이 자신의 머릿속에서 일정한 줄거리를 갖게 될 때 가능하다. 이 줄거리는 단지 굳은 결심이나 의지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심과 궁금증이 생겨야 만들어진다. 그러니 부디 무작정 공부하려 들지는 말자. 
     
수업 중에 머릿속으로 줄거리를 만드는 능력은 지능에서 ‘이해’ 영역과 관련이 있다. 지금 바로 일어나는 일의 전후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이 바로 이해다. 이해력의 기초는 독서에서 시작되지만, 관찰과 토론을 통해서 배가될 수 있다. 
     
자신의 영역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도 ‘관찰에서 출발한 공부법’이다. 파브르의 연구 방법도 관찰에서 시작해 관찰로 끝났지만, 그 외에도 남다른 관찰력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간 위인들은 너무나 많다.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도 마찬가지다. 그는 집 자체를 본 것이 아니라 나무․하늘․바람․구름 심지어 식물이나 곤충 등 자연의 요소들을 모두 관찰했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에 관해 연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당시의 기하학적인 형태의 건축물 스타일에서 벗어난 유려한 곡선이 많이 사용되었다. 오랜 시간 관찰한 색과 빛을 새롭게 해석해 건축물 일부로 받아들임으로써 놀라운 작품들이 탄생한 것이다. 천재 화가 피카소는 하숙집을 옮기면 한 달 정도는 주변 환경을 스케치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새로운 환경을 자세히 관찰하는 그만의 시간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관찰력은 위인들의 업적을 논할 때만 중요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현대인들의 공부나 업무에서도 관찰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업무를 예로 들어보자. 나에게 주어진 프로젝트가 있다면, 착수하기 전에 먼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올바른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프로젝트와 그것이 이루어지는 주변 환경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중요한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계획을 세워, 우선순위가 뒤바뀐 잘못된 계획이 수립되고, 그것이 실행에 옮겨지면 실패할 확률도 높아진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수업을 들을 때 그 내용으로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절대로 끝까지 집중할 수가 없다. 인간의 집중력은 그렇게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그래서 관찰과 함께 ‘기록’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 관찰을 통해 스토리가 제대로 만들어지면 기록은 쉽게 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이 몸에 배도록 습관화해야 한다. 물론 어휘력이 풍부해서 적절한 단어를 선택해 실감 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장력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교과서나 참고서를 볼 때 팔짱을 끼고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연습장을 옆에 놓고 내용을 베껴 쓴다고 공부가 잘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눈으로 보면서도 내 머릿속에서 그 내용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반드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적어도 관찰력을 충분히 키우기 전까지는 자신이 관찰한 것을(공부한 것의 ‘스토리’를) 기록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것은 파브르처럼 유려한 문장을 쓸 수 있게 도와줄 수도 있고, 가우디처럼 한 장의 스케치로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도록 해줄 수도 있다. 
     
기록의 방법은 내가 어떤 공부 또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혹은 내가 청각적 두뇌를 소유하고 있는지 시각적 두뇌를 소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림을 그리면 더 잘 이해되는 사람은 그림으로 기록해도 된다. 그렇지 않다면 글로 쓰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학습클리닉을 방문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안고 오는 문제는 바로 ‘집중력’이다. 부모가 자녀의 학습 부진 이유를 집중력에서 찾기 때문이다. 막상 상담을 해보면 다른 원인이나 문제가 드러나지만, 그만큼 공부에서 집중력과 주의력은 중요한 요소이고 관심의 대상인 것이다.
     
집중력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힘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집중력은 이것에 가장 가까운 개념이다. 둘째는 충동을 조절하는 힘이다.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고 침착하게 심사숙고하려면 이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가 인내력이다. 사람의 뇌는 같은 자극이 일정 시간 지속하면 그에 관한 관심이 적어지고 새로 발생하는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자연적 성향에 대항해 자신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시간 동안 주의를 지속시키는 힘을 말한다. 주의력은 우리의 뇌가 활동하는 데 기본적인 역할을 한다. 주의력이 적절히 갖추어지지 않으면 뇌가 아무리 우수한 자질이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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