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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24. 2016

09. 공부하는 사람은 무엇으로 공부하는가?

<현대인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나에게 잘 맞는 공부법을 습관화하려면 ‘공부하는 사람은 무엇으로 공부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부터 찾아야 한다.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패러디한 것인데, 두 질문의 답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이 소설 속 미하일은 하느님에게 벌을 받아 세상에 온 천사다. 그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만 다시 하늘로 돌아갈 수 있다. 

   

레프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첫 번째 질문은 ‘사람의 마음속엔 무엇이 있는가?’이다. 소설 속에서의 답은 ‘사랑’이다. 보편적으로 사람의 마음속에는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속엔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다면 그의 마음속에는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 생각이 없이 시작했다면 그것은 공부하기로 한 게 아니라 흉내만 내는 '자기기만'이다.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동기는 학점, 취업이나 승진 등 다양할 수 있다. 그 동기가 분명한 만큼 마음속에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분명히 있다.
     
공부하면서 잘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학습클리닉을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공부를 안 해서’ 날 찾아왔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도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다만 그 마음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선택에 따라 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도 하고 반대로 포기하기도 할 뿐이다.
     
소설 속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구두 수선 일을 하면서 얻게 된다. 자신을 구해준 시몬의 구둣가게에서 일하던 어느 날, 한 귀족이 1년 동안 신을 가죽 장화를 주문한다. 튼튼하게 만들지 않으면 잡아가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데, 미하일은 장화 대신 슬리퍼를 만든다. 시몬은 미하일에게 어쩌자고 이렇게 멍청한 짓을 했느냐고 다그치지만, 미하일은 동요하지 않는다. 곧 귀족의 하인이 찾아와 주인어른이 돌아가던 중 마차에서 죽었으니 수의로 신게 할 슬리퍼를 만들어달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미하일은 두 번째 질문인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다. 즉,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하는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이다. 학생 때는 공부 잘하는 친구나 선배의 공부법을 따라 하기도 하고, 소위 ‘공신’들의 공부법도 따라 해보지만 정작 자신의 두뇌에 맞는 방법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이 된 후에도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공부는 늘 어렵고 지루하고 머리 좋은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세 번째 질문은 ‘사람은 결국 무엇으로 사는가?’이고, 그 답은 첫 번째 질문과 연관 있는 ‘사랑으로 산다’이다. 그렇다면 ‘공부하는 사람은 무엇으로 공부하는가?’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바로 ‘나는 공부를 잘한다.’는 생각으로 계속 공부하게 된다. 이것을 자신감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고, ‘자기 효능감’이라고 할 수도 있다.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 즉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실현된다고 생각할수록 공부는 더 하고 싶어진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실은 적이 있다. 미국의 직장인들에게 ‘언제 가장 업무 동기가 높아지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엄청난 보너스’도 ‘동료들과의 유대’도 아니었다. 바로 ‘일이 잘될 때’였다. 공부도 일처럼 잘될 때 가장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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