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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15. 2016

06. 미국은 잘사는데 왜 멕시코는 못살까?

<글로벌 금융 탐방기>

예전에 한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단체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모습이 상반되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직이 발전할 때는 아무리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말단 구성원이라도 그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주며 자신감과 소속감을 부여했습니다. 누구든 의견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분위기였죠.

     
반대로 소수의 구성원이 일방적으로 자기 생각만을 관철하기 시작하자 조직이 점차 침체하였습니다. 그렇게 의욕과 자신감이 넘치던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무시된 채 일방적인 지시와 강요를 받자, 시간이 갈수록 마지못해 참여하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멕시코에 대해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가 국경을 맞댄 나라인데 왜 미국은 잘살고 멕시코는 못살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자원도 많고 땅도 넓은데 말이죠. 이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명이 있겠지만 크게는 위의 예와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미국은 개척한 땅을 개척민에게 나눠주고 스스로가 변화를 결정하고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는 시스템이었던 반면, 멕시코는 스페인 정복자가 들어와서 원주민을 수탈하고 특권층으로 군림한 문화와 제도가 지금까지 이어졌던 것이죠. 국민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고, 중산층을 두껍게 하고,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는 권리를 갖는 제도가 있느냐에 따라 비슷한 조건의 두 나라를 서로 다르게 만든 것은 아닐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번성해진 미국에서는,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자신의 영역으로 확대하는 것이 신이 미국인에게 부여한 신성한 임무이자 운명이라는 ‘명백한 운명론’에 힘이 실리게 되는데요. 결국, 영토를 놓고 1846년 멕시코와 전면전을 벌입니다.
     
시작은 텍사스를 놓고 벌인 전쟁이었는데요. 멕시코군의 결사항전에도 불구하고 수도 멕시코시티가 함락당해 결국 승리는 미국에 돌아갑니다. 양국의 병력은 비슷했는데 훈련의 정도나 조직 문화가 달랐던 것이죠. 이때 끝까지 항전했던 멕시코의 소년사관생도들은 미군에게 끝내 항복하지 않고 멕시코 국기를 몸에 휘감고 성에서 투신했는데요. 이들의 죽음을 기린 기념상이 멕시코시티 한복판에 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멕시코와 1848년 과달루페 이달고(Guadalupe Hidalgo) 조약을 맺는데요. 이 조약에는 멕시코가 받아들이기 힘든 굴욕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패전국 멕시코가 텍사스는 물론이고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주 전체와 뉴멕시코, 애리조나, 와이오밍, 콜로라도 일부를 미국에 양도한다는 조건이었지요. 
   

  
이 조약으로 인해 멕시코는 그들의 영토 중 절반을 뺏기게 되는 수모를 당하는데요. 과달루페 이달고 조약은 역사상 단 한 번의 전쟁으로 승자가 패자에게 얻은 땅 중 가장 큰 면적입니다. (스페인에서 마이애미를, 영국에서 워싱턴, 오리건, 아이다호를, 프랑스 나폴레옹에게서 루이지애나를 사온 미국은 이후 명백한 운명론에 충실하여 러시아에서 알래스카까지 사들여 현재 미국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한편 이렇게 많은 땅을 얻은 미국 역시 강한 성장통을 앓게 되는데요. 새로 획득한 엄청난 땅의 주를 노예 주로 할 것인지, 자유 주로 할 것인지를 놓고 격론을 벌임으로써 남북전쟁이라는 내전의 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다시 멕시코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후 캘리포니아에서는 금이 쏟아져 나왔고, (샌프란시스코의 프로 풋볼팀 이름은 49ers, Forty-niners인데요. 이는 멕시코와의 전쟁 직후인 1849년부터 일확천금을 꿈꾸는 수많은 사람이 금광을 캐기 위해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몰려들었고 이들을 49ers라고 부른 데서 기원했습니다) 텍사스에서는 석유가 뿜어져 나왔으니 멕시코로서는 정말로 통탄할 지경이죠.
     
이렇게 멕시코는 미국에 많은 것을 뺏기고, 반대로 미국은 엄청난 땅과 더불어 태평양에 진출할 수 있어짐에 따라 새로운 성장 동력이 생겨 이후 비약적으로 강성해졌습니다. 그래서 멕시코는 미국에 지대한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을 경계하고 있지요.

"사랑스럽고도 불쌍한 나의 멕시코여! 신과는 너무나 멀리 그러나 미국과는 너무도 가까이에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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