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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18. 2016

09. 저평가주 투자법

<주식 투자 에센스>


저평가주 투자법은 전설적인 투자자 중 한 명인 벤자민 그레이엄의 투자법입니다. 이론상으로 절대 손해를 볼 수 없는 투자를 하는 것이 특징이죠. 회사가 부도가 나도 손실이 없기 때문에 ‘안전제일주의 투자’라고 불립니다. 어떻게 이런 투자가 가능할까요?

어느 식당이 매매가 10억 원에 나왔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이 식당이 가진 땅의 현재 시가가 30억 원이라면 이 식당을 당장 사들여야겠죠? 10억 원에 사서 30억 원에 팔면 20억 원이 남는 장사니까요. 세상에 어떤 미친 주인이 이런 식당을 팔겠습니까만 주식시장에는 이런 기업들이 널려 있습니다. 장사가 좀 안된다는 이유만 가지고 말이죠. 하지만 장사가 흑자만 유지해 준다면 이런 기업을 구매해 보유하고 있어 보는 게 어떨까요? 다음 세 가지 중 한 가지 상황이 오면 주가는 분명 오를 것입니다.

첫째, 장사가 잘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업황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불황이 끝나고 호황이 오면 장사가 자연스럽게 잘되고, 그동안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진 자산보다 헐값에 팔리던 기업의 주가가 갑작스럽게 오를 수도 있습니다. 가장 좋은 상황이겠지만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둘째, 자산을 매각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땅을 팔아 번 돈으로 장사가 잘되는 기업을 인수해 버린다면 이 기업은 성장주가 됩니다. 주가도 갑작스럽게 오를 수도 있죠. 실제로 이런 사례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셋째, 부도가 나서 회사를 청산하는 것입니다. 차라리 부도가 나서 회사 자산을 다 팔아 주주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기업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인데, 주주들은 돈을 버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회사가 망해도 돈을 버니 저평가주 투자의 최대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회사가 부도가 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까요?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업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자산이 팔리지 않는 경우 이런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세아(2011~2014)


부산방직(2012~2015)


삼보판지(2011~2014)


삼양통상(2012~2015)



아세아는 3년 만에 4배, 부산방직은 3년 만에 8배, 삼보판지는 3년 만에 4배, 삼양통상은 1년 만에 4배가 올랐습니다. 이 기업들 모두 부동산 가치가 숨겨져 있었던 기업으로, 앞서 말한 세 가지 이슈와 만나 주가가 급격히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을 찾는 방법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부동산 가치가 숨어 있기 때문이죠. 장부에는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땅이나 건물의 현재 가치가 아닌 처음 구입했을 때의 매입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40년 전에 100억 원을 주고 산 땅이 지금도 과연 100억 원일까요? 1조 원이나 되는 건물이나 땅이 회계상 1,000억 원으로 잡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느 기업이 굳이 자산이 많다는 것을 공개하여 기업 사냥꾼들의 먹잇감이 되려 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이런 기업들의 땅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모든 종목을 일일이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PBR이 낮은 기업 중에 부채 비율이 낮고, 예부터 대도시 근처에 대규모의 공장 터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이런 기업을 몇 개 고르고 검색 등을 통해 집중분석을 해 보면 기업들의 숨겨진 땅이나 건물을 알 수 있고, 근처 건물이나 땅의 시가를 구해 대략적인 현재 자산 가치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저평가주 투자는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투자하고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면 손실 없이 수익을 안겨 주는 안전한 투자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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