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범한 변호사의 개업생존기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 제이슨 츠바이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1. 거짓말을 듣고 싶은 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
2. 진실을 듣고 싶은 이들에게 진실을 말해주면 먹고살 수 있다.
3. 거짓말을 듣고 싶은 이들에게 진실을 말해주면 깡통을 차게 된다.
'전업 작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보자마자 '와 변호사 이야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고객을 만나는 모든 업종의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굉장히 고상한 직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그렇지 않다. 변호사가 먹고살기 위해서는 마주앉은 고객과 치열한 눈치싸움을 통해서 법률서비스를 '팔아먹어야' 한다. 변호사를 찾아온 잠재적 고객들은 일생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이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곧 성수임계약의 성공으로 이어진다. 그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로 활용할 것이냐 가 변호사의 양심에 달린 문제인 것이다.
내가 만나본 거의 대부분의 상담고객들은 거짓말을 원한다.
"이 사건 이길 확률이 몇%인가요?" "무죄를 받을 수 있나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항상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 누구도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사무실을 개업하고 얼마 되지 않은 초짜변호사일 때 내 대답은 항상, '알 수 없다'라고 딱 잘라서 이야기했다. 그러자 대부분의 상담이 수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깡통을 차게 되는 것이다'.
고민 끝에 나는 조금씩 전략을 수정해 나갔다.
"당신이 이 질문을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대부분의 상담자들이 승률과 승소가능성을 궁금해 합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애시당초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이고, 당신은 거짓말을 듣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그걸 잘 아시고 들어 주세요.
그 이후에 나는 내가 상담 과정에서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기대되는 승소가능성에 대해 대략적으로 짚어드렸다. 한결 편해진 상담자들의 얼굴을 보니 내 마음도 편해졌다. 솔직하게 말해 주어서 고맙다며, 사건을 맡기는 분들도 많아졌다.
인간은 누구나 거짓말을 듣고 싶어한다.
"의사 선생님, 수술하면 살 수 있나요", "서울대 가면 여자친구가 생기나요", "로스쿨에 가면 회사 다니는 것보다 좀 더 잘 살 수 있나요"
진실은 너무나 괴롭다. 진실은 언제나 '알 수 없다'는 미지의 베일 속에 가려져 있고, 현재의 시점에서 미래의 어떤 객관적 상황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인간은 항상 거짓말을 필요로 한다.
정 거짓말을 듣고 싶다면, 당신이 불안감에 휩싸여 거짓말을 듣고 싶어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거짓말쟁이를 만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