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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변 Oct 13. 2020

오랜만에 멋쩍은 글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실제로 바쁘기도 했지만, 너무 오랜만에 브런치를 켰다. 1시간이면 뚝딱 쓰는 이 짧뚱한 글 쓸 시간도 없었냐고 묻는다면 말없이 뒤통수를 긁을 수밖에 없다.하지만 짧든 길든, 글쓰는 일은 꽤나 많은 '여분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아마도 브런치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십분 공감하실 일이다. 


열심히 일을 하거나, 아기를 보거나, 운동을 하다가 1시간 정도 시간이 뜬다고 해서 뚝딱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유튜브도 좀 보고, 창밖도 바라보고,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완전히 잉여로운 상태로 내 몸과 마음, 주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여유가 있는 상태가 아니라, 어딘가 약간 심심하고 결여된 상태. 그 상태가 되어야만 글이 나오기 시작한다. 




한편, 이 농도 짙은 변명은 글이라는 것의 실체를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글이라는 것은 결국 세계에 대한 깊은 고찰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 감히 발을 담그기 위해서는, '플러스 알파 급의 여유' 혹은 '초인적인 정신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누구든지, 막막한 잉여인간의 상태에 빠질 때에는, 글을 써야 한다. 

그 때가 아니면, 영영 기회는 오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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