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변호사는 어떤 변호사일까

<슈츠>를 보고

by 황변



<슈츠>는 명실상부한 변호사물의 최고봉이다. 2015년 겨울, 로스쿨 합격 통지를 받고 들뜬 마음에 시즌 1부터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를 진득하게 보는 체질은 아니라서 시즌 1까지만 보고 말았더랬는데, 요사이에는 뭐 하나라도 진득하게 해 보자는 다짐에 <슈츠>를 시즌 6까지 정주행했다. 시즌 6의 결말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박수를 치면서 보내주기로 했다.






<슈츠>를 보면서, 한국 드라마를 왜 안 보게 되는지 알게 되었다. 한국 드라마는 '설명충'이다. 대사가 너무 많다. 주변 상황, 주인공과 상대방의 표정, 이후 전개로 시청자들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전부 다 대사로 때려박는 느낌이라 몰입감이 떨어지고 불편하기까지 하다. 미국 드라마는 시리즈물이라 호흡을 길게 가져갈 수 있지만 한국 드라마는 단기간에 '쇼부'를 봐야 하기 때문이라는 해명도 있더라. 물론 빠른 전개에 익숙해진 한국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빠른 전개가 꼭 엄청난 대사량을 수반해야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 드라마계의 대오각성을 요구한다(?).







좋은 변호사는 어떤 변호사일까?



<슈츠>는 반복적으로 가치관을 대립시킨다. 편법 vs 정도, 커리어 vs 가족, 회피 vs 정면돌파, 의뢰인을 위해서 위법을 저질러도 되는지 등등.. 마이크는 항상 더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고, 하비는 쉬운 길을 택한다. 둘은 처음에는 갈등하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서로의 뜻을 완전히 무시하지는 않고 조금 (많이) 돌아갈지라도 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난관을 헤쳐나간다. <슈츠>는 정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좋은 작품은 정답을 제시하지 않으니까.




변호사 자격증은 있지만 아직 변호사로 일해보지는 않은 나는 괜시리 고민에 빠진다. 이럴 때 나라면 어떻게 할까. 의뢰인을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하는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일까. 그러나, 고민하는 척 하면서도 나는 답을 알고 있다. 답은 누구나 알고 있다. 현실에서의 여러 가지 선택지 중, 정답은 거의 항상 가장 실행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어쩔 수 없이' 정답이 아닌 쉬운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더 쉬운 선택을 해야만 했다면, 그 선택의 결과에 애정과 책임을 갖고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조금 더 어려운 선택을 하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변호사로서의 나도, 어려운 길을 보고도 못 본체 하지 않고 진지하게 고려하며, 때로는 과감하게 그 길로 들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갖길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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