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에게 개업을 권하라(?)

서울변호사협회 개업멘토링 후기

by 황변

2022. 10. 6. 서울지방변호사협회 개업 변호사 멘토링을 다녀왔다.


서울지방변호사협회에서 소속 변호사들을 위해 이런저런 행사를 열어 주지만 용기를 내 참석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변호사를 꿈꾸던 학부생 때부터, 내 궁극적인 꿈은 개업 변호사였기 때문에 이번 개업 변호사 멘토링 모집 메일을 보고는 바로 신청 링크를 클릭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 약속이 있어서, 분명 멘토링 프로그램의 꽃이었을 뒤풀이를 가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정말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물론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아니었다. - 애초에 이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나는 오래 전부터 개업을 염두에 두고, 현실적인 개업이란 어떤 것일까, 가능하긴 한 것일까를 고민해 왔으니까. 오히려 내가 그려 왔던 청사진이 현실과 부합하고, 올바른 길을 그려가고 있었다는 것을 멘토 선배 변호사님들의 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서 내게는 정말 뜻깊었다.




사실 변호사님들은 개업에 굉장히 소극적이다. '원수에게 개업을 권하라'라는 말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개업 변호사 앞에 펼쳐진 가시밭길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 주변 변호사님들은 더더욱 그렇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 변호사님들 중 대다수는 주로 기업사건들을 많이 다루는 중, 대형 로펌에 계시기 때문이다. 해당 로펌들에서는 주로 기업과 기업이 다투는 수임료만 수천만원 짜리 사건들만 다루기 때문에, 개인 변호사가 다뤄야 하는 개인사건을 접하기 쉽지 않은 구조이다. 또 월급을 몽창 주기 때문에, 개인 사무실을 개업할 유인이 적고, 개업하였을 때 기회비용이 큰 것도 문제다. 이런저런 연유로 주변에 일찌감치 개업한 변호사가 적다 보니, 자연히 개업에 도전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런 대형 로펌을 가기 싫어서, 개인사건을 하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안' 간 것은 절대 아니다. 로스쿨 성적도 그리 좋지 않았고, 법무관 때의 경력도 대형로펌에 전혀 어필할 수 없는 과거사 관련 위원회에서 대부분을 보냈다.


개인 변호사로서 개업할 때도 대형로펌의 '간판'이 도움이 되겠거니 하고 여러 대형로펌에 지원을 하였으나, 대형로펌에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할 것을 다짐할 마음까지는 들지 않았다. 자기소개서를 완성해 놓고 보니 골프 이야기가 절반 이상이었고, 실제로 법무관 동안 가장 열심히 했던 것은 골프였기 때문에 이를 딱히 숨기고 싶지 않았다.


결과는 누구나 예상 가능한 것이었고, 나는 천운이 따라 마음이 잘 맞는 대표님을 거의 모든 분야의(!) 다양한 사건을 처리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다행히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해결해 주어야 하는 개인사건이 내게는 정말 매력적이라는 점을 깨닫고 신나게 일하고 있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브런치답게 또 내 이야기로 샜는데, 개업 변호사 멘토링에서의 변호사님들은 굉장히 현실적으로 개업에 대해 조언해 주셨다. 개업을 하고 싶다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처음 개업의 형태는 어때야 하는지. 그러나 공통적으로 멘토 개업 변호사님들은 자신감에 차보였고, 행복해 보였다. (변호사가 행복해 보이기는 쉽지 않다) 자존감과 행복에 주체성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내 가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무실을 연다고 해서 원소주 오픈런마냥 의뢰인들이 돈싸들고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남의 일'을 '내 일처럼' 하고 싶은 마음이 끓는 변호사라면 언젠가는 도전해 보아야 할 것이 개업이라는 것을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keyword